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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15_토요일_05:00pm
● 전시일정 남경민 2006_1214 ▶ 2007_0114 홍성철 2007_0329 ▶ 2007_0422 조병왕 2007_0428 ▶ 2007_0517 이경 2007_0522 ▶ 2007_0610 이진혁 2007_0614 ▶ 2007_0705 나진숙 2007_0710 ▶ 2007_0802 이소영 2007_0807 ▶ 2007_0826 권기범 2007_0901 ▶ 2007_0922 김건주 2007_1201 ▶ 2007_1223 강형구 2007_1227 ▶ 2008_0217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은미술관 제4전시장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 8-1번지 B1 Tel. 031_761_0137 www.youngeunmuseum.org
삶의 기저에 존재하는 자연이라는 이상향 ● 수양버들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며 늘어져 있고 그 아래로 흐르는 강물의 표면은 잔잔하게 일렁인다. 문인화의 풍취가 물씬 풍기는 수묵화에 바람, 소리, 잔잔한 움직임이라는 자연의 생생함만을 더한 듯한 권기범의 동영상은 우리에게 매우 낯익어 보이는 풍경이면서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풍경을 보여준다. 그의 동영상 앞에서 관객들은 잠시 고요한 세계로 빠져 들 것이다. 그 세계는 어린 시절 문득 올려다 본 밤하늘에서 만져질 듯이 가깝게 떠있는 수많은 별들을 발견했을 때처럼, 자연의 한 장면 앞에서 내가 딛고 있는 현실의 세계를 이탈하는 듯한 순간, 그 기운을 순진하고 꾸밈없이 받아들였던 어떤 순간을 떠오르게 한다. 의식했던 의식하지 못했던 그 순간은 아마도 우주와 합일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우주 삼라만상의 조화와 질서 속에 한 존재자로서 인간은 자연이 선사하는 한 장면을 통해 우리 삶의 불변하는 모태이자 근원적인 질서인 자연과의 합일을 경험 해 볼 수 있는 순간과 맞닥뜨리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권기범은 그 자연의 모습에서 이상을 발견한다. 동양회화의 전통 속에서 작가로서 수련을 쌓은 권기범에게 우주적 질서와 조화의 이념적, 심미적 공간으로서의 자연은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며 그 자연과의 합일이 우리 삶의 어떤 근원적인 것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작가의 심미안이 감각적으로 빼어난 영상으로 표현된「Dark in」이라는 작품에서도 어둠 속에서 바람에 흔들리며 반짝이는 검은 나뭇잎들의 미세한 떨림에 눈길을 주고 있는 작가는 美란 자연 안에 존재하며, 자연이 어떤 예술적 관습보다 우수하다라는 말을 새삼 증명해 보이고 있다.
권기범의 작업은 이런 이상, 더함도 덜함도 필요 없는 자연 그 자체에 가해지는 인공적이고 현실적인 부조화, 갈등, 제재, 속박, 변형 등과 같은 것들의 구조를 조형적으로 같은 화면에 구축하려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자연이나 이상에 대비되는 인공이나 현실의 구조를 자를 대고 그리는 직선으로 표현한다. 또 한가지 두드러지는 구성요소는 연속적인 흐름과 불연속적인 깨어짐의 대비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유리꽃」작업은 나중에 중력이라는 자연의 요소를 드러내기 위해 고무줄 등이 사용되었지만 기본적으로 지두화법으로 그린 물 흐르는 듯 유연한 식물, 풀잎의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자르고 재단하는 깨진 유리의 이미지가 결합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미 작가의 언급이나 그 밖의 평론에서 지적되었듯이 권기범의 작업에서 자연과 인공이라는 추상적인 이항의 대비는 위계적 가치판단이 전제되는 이분법적 논리를 넘어서고 있다. 작가가 자연을 하나의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해서 인공적인 현실에 대한 은유가 화면에서 부정적으로만 드러나고 있지는 않는 것이다. 오히려 그의 화면에는 곡선과 직선, 연속성과 불연속성, 선과 면 등의 구성요소가 동전의 앞뒤처럼 동등한 권리와 구조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 말은 결국 자연과 인공이라는 두 항이 각각 서로에게 어떤 조건으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대비되는 두 항의 다양한 접촉점들이 만나 또 다른 차원의 구조를 발생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권기범의 작업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자연과 인공이라는 이항의 대비는 위계적 가치가 유보된 두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와 긴장을 동시에 은유하는 것이다.
자연과의 합일을 최상의 이상으로 보면서도 인공적인 문명을 폄하하지 않고 하나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며 하나의 외양 속에도 다른 성질의 것들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는 작가의 시각은 자연의 소멸성에 대한 의식에서 비롯된 듯하다. 붓도 없이 손톱으로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그린 그의 풀잎들에서는 사실 뿌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휘몰아치며 뻗어나간 풀잎 줄기에서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도 되지만 동시에 자연을 순환시키는 강력한 에너지를 생각하게도 된다. 자연의 모든 것이 결국 소멸한다는 자각은 필멸하는 인간으로서 바로 자아 인식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유리꽃」의 유리는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자기 의식의 출발점, 바로 자기 인식의 거울일지도 모르겠다.
권기범의 작품세계가 던져주는 본질적인 삶의 구조에 대한 탐색과 인식은 후기 자본주의 소비사회의 경박하고 소란스런 모습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다. 도시와 자연이라는 두 이미지를 대비시키는 최근의 영상 작업에서도 도시에서 발산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열기는 서늘함을 갖춘 자연과 상호보완적으로 제시된다. 저마다의 색깔과 리듬으로 채색된 도시 속에서 삶을 꾸려나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의 현실에서도 자연은 인간의 근원적 삶의 모태로서, 하나의 이상적인 모델의 이미지로 우리 삶의 기저에서 고요히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실 속에서 다다를 수 없는 이상향을 단순히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구조 속에 전제되어 있는 인간의 본질, 자연과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그 본질을 관조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그의 작업은 어떤 구조를 찾아 들어가는 환원적 여정이며, 그 결과 조형적으로 구축된 그의 화면은 안정적인 구조와 팽팽한 긴장감을 동시에 유지하면서 격조 있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하는 작가들에게 현대성을 획득하는 해법은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해법이 각자의 조형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나든 간에 중요한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전통적 사상과 매체의 표피적인 차용에 머물지 말고 자신의 본질 안에 존재하는 전통과 현대의 차이들과 미묘한 혼합을 자신만의 감수성으로 길어 올려 현대성에 접목시켜 내는 것일 것이다. 권기범의 작업은 삶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하는 진실성과 세계의 구조에 대한 관념화가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작가의 작업이 전통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선배들 세대의 의식화된 사명감이나 부담감도 훌훌 벗어 던지고 동시대 현대미술의 복잡한 맥락에 좀 더 열린 구조로 다가가면서 진행되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 오승희
■ Youngeun Artist Project 동반행사 1. 2nd Artist Presentation 일시 : 2007. 9. 15 (토) / 13:00 ~ 17:00 장소 : 영은미술관 영은홀(세미나실) Artist : 나진숙_이소영_권기범_김건주_강형구 Critic : 류한승_고충환_오승희_윤진섭_이진숙
2. Open Studio 일시 : 2007. 9. 15 (토) / 10:00~13:00, 17:30 ~ 21:00 강형구_권기범_나진숙_남경민_이경_이진혁 조병왕_홍성철_김건주_이소영_소진숙_방혜자
Vol.20070915a | 권기범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