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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일요일,12월 3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gallerydam_seoul
갤러리 담은 도예가 유재웅 작가의 개인전 『비워진 하루』를 11월 23일부터 12월 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사회의 과잉된 선택지 속에서 찾는 고요와 비움의 순간을 도자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업들을 선보인다. ● 유재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 도예가다. 작가는 특유의 '점찍기' 기법을 통해 도자의 새로운 조형 언어를 개척해왔다. 초벌된 흙판 위에 화장토로 점을 찍어 만드는 그의 작업은 단순한 기법적 실험을 넘어 현대인의 심리적 풍경을 담아내는 명상적 행위로 승화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들은 백색의 도판 위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점들과 여백의 대비를 통해 시각적 율동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의 점찍기 방식에 더해 금으로 재해석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비워냄으로써 채워지는 역설적 순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 작가는 "현대인들이 마주하는 무수한 선택의 순간들 속에서,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오히려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규칙적인 패턴의 반복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한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 마루누마 예술의 숲(일본)과 HNH Gallery 등에서 성공적인 개인전을 마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 단계 진화된 작품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현대 사회의 복잡성 속에서 단순함의 미학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갤러리 담
일상은 선택으로 시작한다. 알람이 울리면 좀 더 눈을 감고 있거나 바로 일어나서 여유를 가지거나. 낮에는 어떤 메뉴를 정할지 고민한다. 한식과 양식, 밥과 면, 국물이 주가 되느냐 아니냐. 빌어서 먹고 살아가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사이다. 저녁엔 가끔 영화를 고른다. 수 많은 영상에서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지고 망설인다. 밀쳐져 멍해진다.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가 많아질수록 결과에 대한 압박에 조용히 무게가 실린다. ● 작업은 도판이나 입체에 같은 점을 반복하여 찍어서 채운다. 점을 찍고 그 옆에 다음 점을 찍는 작업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다음 행위가 정해진 상태는 선택에 대한 부담을 지운다. 찍은 점들이 배경이 되어 갈수록, 나는 빈 것이 되어 가벼워진다. 주변은 현상에서 흔적으로 넘어간다. 이내 점으로 면을 모두 채우면 사심과 인위가 조금은 덜어진다. 이전의 점을 찍는 반복이 비워내는 빼기의 작업이라면 이후는 더하기의 작업이다. 되풀이된 자국 위에 자못 고요해진 내면을 얹는다.
여태껏 어떤 것을 먹고 입든지 무엇을 보고 읽든지 선택할 수 있는 종류들이 한 겹 한 겹 더해졌다면, 이제는 한 축이 더해져 한 차원 한 차원 곱해지는 느낌이다. 정보가 곱절로 늘어나니 필요 이상의 관심도 늘어난다. 무엇을 쌓기보다는 있는 것을 털어내야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리처드 세넷은 반복 과정에서 자기비판 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한가지 행동을 되풀이할 때 스스로 깨닫는 단계가 찾아온다고 했다. 선택에 매몰될 것 같은 하루를 등지고 점들을 따라 잔잔해진 자신을 마주하길 바란다. ■ 유재웅
Vol.20241123c | 유재웅展 / YOOJAEWOONG / 兪在雄 / ceram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