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

김하린展 / KIMHARHIN / 金霞璘 / mixed media   2024_0126 ▶ 2024_0214 / 일,공휴일 휴관

김하린_섣달 그믐 2024-1-I:saek_복합매체_가변크기_2024(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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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린 홈페이지_www.harhinkim.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이색 ART SPACE I:SAEK 서울 종로구 율곡로 49-4 1,2층 전관 Tel. +82.(0)2.722.8009 www.artspace-isaek.com @artspace_isaek

섣달 그믐 – 넘침, 잉여, 그리고 결핍의 이야기 ● '섣달 그믐'은 어머니 전지적 시점으로 전개한 전시이다. 어머니의 시점에 중독되어 세상을 마주하는 삶의 이야기를 '넘침, 잉여 그리고 결핍'의 세 키워드를 통하여 풀어낸다. ● 원초적 대상으로서의 어머니. 누군가는 그 대상이 타자의 자리에 있을 터인데, 나의 경우는 강렬한 자아의 자리를 차지한다. 이러한 보편적이지 않은 시점의 작품들이 공명하기를 원하는 것은, 각자 자신이 개인적 차원에서 경험한 원초적 대상의 감각을 다시끔 불어일으키고자 함이다. 나에게 전시 '섣달 그믐'은 몸에서 태어나 몸을 가지고 있으며, 몸으로 다른 몸들을 생성하는 물리적 시공간에 깃든, 다섯번째 이야기이다. 이 전시는 흘러넘치는 우물과 같은 커다란 구멍들과 이들 감싸는 공간으로 구성된 설치 작업(섣달 그믐 2024 - 1 - I:saek), 설치 작업을 위한 이미지 추출 후 남겨진 조각을 모아 중첩하여 생성한 평면 작업(섣달 그믐 2024 - 3, 섣달 그믐 2024 - 4), 남겨진 조각에 시를 바느질한 작품(섣달 그믐 - 2024 - 5)으로 표현되며 이들은 각각 넘침, 잉여, 그리고 결핍의 은유를 담고있다.

김하린_섣달 그믐 2024-1-I:saek_복합매체_가변크기_2024(전시전경)
김하린_섣달 그믐 2024-1-I:saek_복합매체_가변크기_2024(전시전경)
김하린_섣달 그믐 2024-1-I:saek_복합매체_가변크기_2024(전시전경)
김하린_섣달 그믐 2024-1-I:saek_복합매체_가변크기_2024(전시전경)

'섣달 그믐 2024 - 1 - I:saek'은 커다란 두 구멍과 벽면이 붉고도 다채로운 색덩어리들로 이루어진, 무엇인가가 역동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공간이다. 이것은 '몸' 자체 일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를 예술언어 안에서 매우 직접적으로 포용한 경우이다. 도출된 작업은 흡사 우리의 심장이기도, 자궁이기도 하다. 표피와 내부가 항상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야기가 커다란 흐름을 발기하고, 이 안에서 미시적 이야기들을 수 없이 포착한다. '섣달 그믐 2024 - 3, 섣달 그믐 2024 - 4'는 설치 작업(섣달 그믐 2024 - 1 - I:saek)을 위해 제작한 색덩어리들을 오려내고 남은 잉여물들을 중첩하여 제작하였다. 네거티브 공간으로서 처음부터 계획되거나 고정적이지 않았던 물감의 흔적과 그 흔적들이 맞닿은 모든 다층적 요소들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 만들어지는 불확정적인 이야기가 '두텁게 빛나는' 중첩상태로 드러난다. '섣달 그믐 2024 - 5'는 몸이 살고자하기에 채우고 비우며, 감정 덩어리가 살기 위해 행위의 의미를 찾는 무게없는 달무리 같은 존재인 인간에 대한, 여성에 대한, 어머니에 대한, 나에 대한 시를 잉여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연결시키고 그 위에 바느질한 작업이다.

김하린_섣달 그믐 2024-2_복합매체_35x45(cm)_2024
김하린_섣달 그믐 2024-3,4(전시전경)
김하린_섣달 그믐 2024-4_복합매체_172x152(cm)_2024
김하린_섣달 그믐 2024-3_복합매체_173x153(cm)_2024

섣달 그믐 ● 머리 검은 존재가 태어나 / 너를 아름다워한다 / 하지만 아름다움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 모르는 것은 죄를 만든다 / 젖을 먹이고 가슴을 비워내고 젖을 먹이고 가슴을 비워내고 젖을 먹이고 가슴을 비워내다가 / 어느새 달은, / 껍데기처럼 쪼그라들어 심장만 발딱거린다 // 심장이 박혀있는 껍데기 // 죄 속에서 껍데기된 껍데기는 껍데기가 아니라 사는 .몸통.이다 / 나 이외에 모든 것이 살고사는 (뜨거운)넘쳐흐르는 .몸통.이다 / 오로지 나만이 이 .몸통.에서 죽기를 허락받았으며 나를 통과한 모든 것들은 살 수 밖에 없는 .몸통.이다 / 기울어진. 얼굴로. 공전하는 섣달 그믐은 .어둡고도. 빛이 난다. 넘침과 모자람이 업치락뒤치락하다 켜켜이 쌓여 두터운 빛이 난다 // 두터운 빛은 어두움과 입맞춘다 / 섣달 그믐에 / 입맞춘 / .몸통.들은 .서로 서로.를 닮는다. // 어둠과 입맞춘 빛의 울림은 섬세하며, 내 몸통은 소리를 이해한다 / 몸통은 예민하여 울림에 같이 떨다가 / 또한 불현듯 // 나는 몸이 무섭다. 나는 몸통이 제일 무섭다. / 움직이지 않는 몸통이 제일 무섭다. / 내가 아니라 검은 머리들이 / 더 이상 뜨겁지 않은 식은 몸통이 될까봐 / 무서운 꿈을 꾸는 것이 무서워 / 자꾸자꾸 만지고 쓰다듬고 끌어안고 / .기원한다. / 나를 구원해준 검은 머리에게서 구원해주기를. 기원한다

김하린_섣달 그믐 2024-5_복합매체_가변크기_2024
김하린_섣달 그믐 2024-5_복합매체_가변크기_2024_부분
김하린_섣달 그믐 2024-5_복합매체_가변크기_2024_부분
김하린_New Year's Eve 2024-6_복합매체_30x30(cm)_2024

섣달 그믐에는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어 '현재 이 순간'이 농축된다. 섣달 그믐은 주기적인 방점이 찍혀, 의미지워지기를 희망하는 특이점이다. 전시 '섣달 그믐'은 몸과 몸이 이어진 수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지금 이 시간을 가로지르는 농축된 단면을 드러내보인다. ■ 김하린

Vol.20241026d | 김하린展 / KIMHARHIN / 金霞璘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