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face-to-face

김윤경展 / KIMYUNKYUNG / 金潤卿 / installation.painting   2024_1023 ▶ 2024_1104

김윤경_Viruscape_The garden_ 아크릴 패널, 수집된 문_198×246×3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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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홈페이지_www.kimyunkyung.com 인스타그램_@image_cell_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갤러리 보나르

관람시간 / 11:00am~07:00pm / 11월 4일_11:00am~05:00pm

갤러리 보나르 Gallery Bonart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한강로158번길 91 (망월동 839-4번지) 1층 Tel. +82.(0)31.793.7347 blog.naver.com/gallerybonart @gallerybonart

'나'라는 존재로부터 시작된 철학적 질문 ● 존재를 담지하는 '신체'는 물질이 본질인가, 아니면 영혼과 정신이 본질인가. ● 모든 철학적 질문은 존재와 세계에 대한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가장 직접적이고 그 자체의 근원적 출발점이 나의 육체일 것이다. '나'라는 존재를 이야기할 때, 어쨌든 물질적 신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나를 담지하는 신체와 외부의 세상과의 첫번째 경계는 바로 피부이다. 그러나 피부도 어찌보면 생명을 가진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니, '경계'라는 내부와 외부의 중간지점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한때 생명성을 가졌던 가죽이나 신체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진 '제2의 피부'라 할 수 있는 옷이 '경계'의 중간자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공간의 내부와 외부의 경계에도 '벽'이라는 중간자가 존재한다.

김윤경_Trace_240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9×27.3cm_2024
김윤경_I'm waiting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9×24.2cm_2024

'경계'에 주목하다 ● '경계'라는 것은 어느 영역을 한정짓는 것으로, '서로 다름'의 접점이다. 그것은 어떤 것에 대한 한계이자 제한이고, '나'인 주체와 타자인 객체를, 내부와 외부를 구별짓는다. 그것은 결정짓는 것이며 고정적이고 유한하다. 나를 보호하는 울타리이자 넘어설 수 없는 벽이기도 하다. ● 그런데, 그 경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경계에서는 넘나듦이, 침투와 탈출이, 삼투압과 융합이, 교환과 전복이, 무너짐이 발생하기도 한다. ● 김윤경 작가는 신체가 갖는 속박과 한계성으로부터 출발하여 바이러스에 대한 현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주를 통해 '경계'에 주목해 왔다. 삶에서 지속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수 많은 경계의 지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것이 우리의 존재와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수많은 삶의 경계의 의미는 무엇인지 집요하게 탐구하고, 해석적 작품으로 제시하며 미학적이자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오고 있다.

김윤경_First step_ed.1/5_브론즈, 나무_15.6×10.5×2.5cm_2023
김윤경_뒤집고 관통하다 Reverse and penetrate_ ed.1/5_브론즈, 나무_15.6×10.5×2.5cm_2023

답이 아닌 질문 ● '경계'라는 것은 '다름'으로 인한 분리이면서도 이질적인 것들이 서로 섞이는 지점으로의 이중성도 함께 지닌다. 김윤경 작가가 끊임없이 탐색하고자 하는 것은 이 경계의 흔들림이다. 나와 다른 것을 배제하고 배척함으로써 나를 안전하게 하는 경계, 혹은 그 이상을 넘어설 수 없는 자유의 속박임과 동시에 안정적 질서의 유지라는 제도적 기능으로써 분리인 경계. 그러나 또한 그 경계에서는 서로 다른 것들이 넘나들고 교환하고 섞이면서 불안정한 새로움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 초기 작업에서는 신체를 담지하는 옷의 크기나 외관의 변형 및 왜곡으로 물리적 신체의 기능성을 박탈함으로써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면, 이후 건축물의 고정적인 벽과 유동적 형태를 지니는 옷을 결합시킴으로써 결정적인 경계에서 넘나듦에 대한 사유를 제시한다. 안과 밖의 전복과 고정적 관념의 뒤집기로 경계 자체의 정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외부로부터 우리의 몸에 침투하여 생명을 위협하고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 바이러스가 미시적 시선으로 볼 때 너무나도 아름다운 색상과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율동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반전과 환기, 그 죽음의 바이러스와 세포를 주고받으며 면역력을 갖게 되는 아이러니, 그런 경계에서 침투와 넘나듦, 내부와 외부의 전복과 이종의 융합이 이루어지는 '문'이라는 중간자...

김윤경_Long time no see_패널에 아크릴채색_36×64.3cm_2024
김윤경_Long time no see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100cm×2_2024

'경계'에 주목하며 김윤경 작가는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와 타자라는 것은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인가. 경계는 자유의 속박인가 아니면 안전한 울타리인가. 공포와 아름다움의 전복이 주체와 타자를 전복시키는 딜레마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 김윤경 작가가 작품을 통해 던지는 질문은 경계지음이라는 서양의 분석철학적 사유방식으로부터 출발하여, 그 경계에서 일어나는, '경계를 허무는' 현상들로 인해 나와 타자가 융합함으로써 하나의 커다란 우주를 이루는 동양의 합일적 사유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보여진다. 작가는 답을 정해 놓지 않은 채 질문만을 던진다. 답은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이다. (2024. 10. 21) ■ 이승신

김윤경_Suture2024_Protection window_ 나무에 채색, 블랙미러_162×115.5×8.5cm_2024

이번 전시 『Non- face- to- face (비대면)』에서는 기존의 바이러스를 모티브로 한 「Viruscape」 시리즈가 실제 팬데믹을 거치면서 느꼈던 일상의 기억들과 겹쳐져서 나타난다. 2019년 말 실제 Covid-19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몇년간 팬데믹을 겪으며 '비대면'은 일상에서 친숙한 용어가 되었다. 2024년 개인전은 코로나 시대의 일상 풍경을 담아본다. 팬데믹 이후에 바뀐 주변의 일상은 공교롭게도 연쇄적으로 환경오염, 기후변화에서 부터 재난, 전쟁 까지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전세계가 얽히고 설키는 혼돈의 상황처럼 보였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비대면이라는 상황을 서로 다른 시공간에 있지만 공유하게 되는 그 지점을 찾아서 경험의 기억들을 소환하고자 한다. Virus, Victim, Victory 세 개의 V가 키워드로 내포되어 있다.

김윤경_Two skies_영상, 나무에 채색, 디지털 프레임_160.5×180×8cm_2024

사람 간에는 비대면이지만 그 경계인 벽이나 문, 창문 등은 함께 공유하게 되는 지점으로 수 많은 접촉이 일어난 곳이다. 그 지점에 신체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혹은 균열된 지점은 치유와 봉합이 과정이 필요하다. 또 한편, 바이러스로 인해 수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던 기간이 지나가니 지구 곳곳에서는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가 속출한다. 같은 하늘이지만 한곳에서는 불꽃 축제가 다른 하늘에서는 미사일 포탄이 떨어지는 장면의 겹침은 양가적인 감정을 일으킨다. 최근 일본에 거주하면서 나가오카의 불꽃 축제를 관람했는데, 매년 8월에 열리는 일본 최대규모의 불꽃놀이다. 동그란 원을 그려가며 연쇄적으로 터지는 거대한 폭죽이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다웠는데, 폭죽이 아래에서 위로 터지는 그 순간 나는 갑자기 바이러스 형태를 연상하였고, 또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빛 줄기는 일명 악마의 비라고 불리는 소이탄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름다움과 공포,두려움이 동시에 일어나는 장면으로 각인된다. 그 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팬데믹을 겪으며 연상되는 이미지로 연결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전쟁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꽃 축제가 희망의 상징이 아닌 죽음의 공포탄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김윤경_A flowing flame_나무에 채색, 라이트 패널_172×56×4.5cm_2024

예술가는 현실과 이상의 사이에서 중재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때로는 꿈과 같은 환상을 때로는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충격요법을 통해서 일상을 환기하는 역할도 한다. '바이러스'의 주제에서 파생된 이번 '비대면' 작업은 각자에게 의미있는 장소의 기억, 시간의 기억들이 공동체가 함께 겪은 기억과 겹쳐져서 발생하는 지점들을 찾는데 초점을 맞췄다. 마주치지 않을 수록 공유, 공감이라는 부분이 더 부각 되는 듯 하다. (2024.10 ) ■ 김윤경

Vol.20241023g | 김윤경展 / KIMYUNKYUNG / 金潤卿 / installation.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