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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4_1018_금요일_04:00pm
주최,후원 / 블랑크 갤러리
콜라보레이션 / grru 콜렉티브 @grru.xyz 오프닝 퍼포먼스 / Kat Austen @katausten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화요일 휴관
블랑크 갤러리 Blanck gallery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28 4층 Tel. 070.8841.7788 @blanck.gallery
블랑크 갤러리는 이번 가을, 설치미술 작가 황아일의 개인전 『Restoration : 어떤 복구』를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복구를 넘어, 복구와 재건이라는 행위를 재해석하는 시도입니다. 황아일 작가는 블랑크 갤러리의 손상된 창문, 얼룩진 유리, 패인 천장과 같은 공간의 결점들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복구라는 행위가 지닌 다층적 의미를 탐구합니다. 특히, 이번 전시의 공간적 맥락은 한남동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재개발과 연결되며, 복구의 본질을 예술적으로 고찰합니다. ●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Restoration 시리즈와 Reconstruction 시리즈는 갤러리 공간 자체와 깊이 결부된 설치 작업들입니다. 황아일은 라텍스 페인트 프라이머와 유화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전시 공간의 결점을 덮고 복구하려는 동시에, 그 아래에 숨겨진 새로운 층위를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Restoration I은 흰 벽을 벗겨내고 그 뒤에 숨겨진 하늘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공간 복구의 행위가 단순한 수리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것을 벗겨내어 새로운 것을 드러내는 과정임을 시사합니다. 이 작품은 서울에서 미세먼지로 붉게 물든 하늘을 묘사함으로써, 유토피아적인 이미지를 현실적인 차원에서 다시 상상하게 만듭니다.
Reconstruction 시리즈는 한남동 재개발 지역의 풍경을 찍은 사진을 기초로 한 설치 작업으로, 갤러리 공간의 스크래치난 유리창 위에 사진이 인쇄된 시트지를 덧붙이고, 그 위에 자주색과 청록색 시트지를 겹쳐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황아일은 이 과정에서 복구가 단순히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한남동 재개발 지역의 사라져가는 집들과 전봇대 같은 요소들이 레이어처럼 쌓여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복구와 재건의 행위가 필연적으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맥락과 맞물려 있음을 환기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황아일은 공간 내부와 외부를 연결지어 작업의 주제를 확장합니다. 블랑크 갤러리가 위치한 건물은 1969년에 지어졌으며, 그 낡은 흔적들이 전시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갤러리 내부의 손상된 부분들을 복구하면서, 그는 한편으로 한남동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과 대조적인 시각을 제시합니다. 재개발이 기존의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로운 것을 세우는 과정이라면, 황아일의 작업은 기존의 결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덧붙여가는 방식으로 재건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이 전시는 복구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회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 특히 이번 전시에서 황아일은 유화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이용하면서도 그 작품이 일시적인 것임을 강조합니다. 이는 미술 시장에서 고가의 상품으로 여겨지는 유화를 반전시키는 선택으로, 전시가 끝난 후 해체될 수 있는 일시적인 설치 작품을 통해 복구와 재건이 영원한 것이 아님을 암시합니다. 그는 유화로 그린 하늘 이미지를 통해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풍경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갤러리 공간의 결점과 상호작용하는 복구의 과정이 단지 공간적인 것이 아니라 개념적인 복원임을 강조합니다. ● 이번 전시에서 콜라보레이션으로 함께 작업한 𝙜𝙧𝙧𝙪 콜렉티브는 한남 재개발 구역에서 현장 리서치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매거진, 영상, 오브제 작업을 선보이며, 이 세 가지 매체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완결된 작업을 형성합니다. ● 영상 작품 '인공 서식지'는 갤러리 내부와 재개발 지역의 빈 공간을 탐구하며, 고양이, 버려진 소반, 빈 옥상 같은 장면들이 연결되어 복구되지 않은 도시 풍경을 조명합니다. 이 영상은 재개발의 이면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담아내며, 소소한 요소들이 큰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매거진 '그르ㄹ.. #1'은 '드로잉 잇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포함한 실험적 작품이다. '드로잉 잇기'는 𝙜𝙧𝙧𝙪 콜렉티브의 세 구성원이 각자의 작품을 제시하면 다른 구성원이 그 위에 새로운 요소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문인들이 시와 그림을 주고받으며 협력하던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구성원들은 각자의 작업을 자유롭게 변형하고 재창조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발전시킨 것입니다. 이 실험적 작업은 재개발 지역과 가상의 무릉도원이 혼재된 이미지로 매거진을 구성하여, 버려지고 변형된 공간과 사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오브제 작품인 소반은 원래의 형태로 복원되지 않고, 운반 과정에서 분리된 상다리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 작품은 소반이 망가진 이유를 탐구하며, 버려져서 망가졌는지, 망가져서 버려졌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재개발과 복구의 개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𝙜𝙧𝙧𝙪 콜렉티브는 예술, 건축, 교육 분야에서 협력적이고 비판적인 접근 방식을 추구하는 그룹으로, 서울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황아일, 김민경, 판차 티모로 구성된 이 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드로잉 잇기'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도시 재개발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성찰적인 시각을 제안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각자의 작업에 서로 다른 요소를 덧붙여가며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복구와 재건의 개념을 미학적으로 탐구합니다. 특히, 그들의 작업은 물리적 공간의 변화뿐만 아니라, 그 공간에 대한 기억과 경험의 층위를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합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적 경험을 넘어, 복구와 재건이라는 행위의 본질을 깊이 탐구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관람객들은 전시 공간 내의 다양한 설치 작업을 통해 일상과 예술, 그리고 도시 공간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 블랑크 갤러리
Vol.20241019f | 황아일展 / HWANGAIL / 黃雅一 / installation.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