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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홈페이지_guboong1406.creatorlink.net 인스타그램_@artworks_kjw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수원시_수원문화재단 협찬 / (주)디어스아이 주최,기획 / 김정우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예술공간 아름 ART SPACE ARUM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4 2층 Tel. +82.0507.1357.9654 blog.naver.com/artspacearum @artspacearum
비참세계 悲慘世界 ● 평면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평면을 찾아 헤매는 자들이 있다. 미디어학자 플루서의 말을 빌리자면, (허구의-)평면은 우리 도처에 있다.* 평면은 크게 두 가지 속성을 가지고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입체를 통한 추상의 방식으로 평면'처럼' 인식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점들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평면으로 추상 된다. 1) 일부는 과거 새로운 속성의 평면이 등장하였을 무렵, 전통의 것과 새로운 것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여겼으며, 그러한 오해는 현재에 이르러 점차 큰 갈등과 모순으로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 가라앉았다. 기존의 오해와 인식은 '제작방법'을 기준으로 평면의 속성을 구분하였는데, 이러한 방식의 판단은 구조적이고 기능적인 부분에서의 차이를 명확히 매듭짓지 못하고 덮어버린 채 앞으로 나아가는 오류를 범했다.
추상(抽象)이란 무엇인가? 뽑을 추(抽)에 모양 상(象)**으로 결합된 이 글자는 여러 가지 형상에서 교집합 된 부분을 '뽑아' 냄으로써 단순화된 교집합을 통해 여러 대상들의 공통분모이자 본질적인 부분을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출발하자면, 입체를 통한 추상의 방식은 평면으로 인식되었으나, 공통분모와 본질이라는 것에 집중되어 그 교집합 외의 부분에서의 탈락을 가져오며, 동시에 이 탈락된 공백에 감정 혹은 상상력이라는 것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를 언어적으로 시각화해보자면, 입체로 이루어진 표면 위에 상상력이라는 것들이 마치 보수공사용 퍼티처럼 메꿔지는 방식으로 스며들어 입체를 평면으로 바꿔버린다. 그러나 이것은 허구의 평면이다.
점을 조합하는 방식의 평면 역시 가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전자의 것과 다른 방식을 통해 허구의 평면으로 발전한다. 본 문에서 언급하는 점이란 디지털 시대의 매개체 중 하나인 '픽셀'이라고 볼 수 있는데, 디지털 시대의 픽셀은 과학기술과 마주하여 공통분모가 아닌, 대상의 형상을 마치 실재(實在)처럼 재현하는 방식으로 추상된다. 왜냐하면 이 허구의 평면을 이루는 픽셀은 그 존재 하나하나가 디지털 상의 네모난 점(点)이라는 본질과 그 집합의 총량(향)이 크면 클수록 더욱 자세히 대상을 현실에서 뽑아내 가상의 곳으로 투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추상의 과정에 있어 더 이상 전통적인 추상이 보여주는 상상력이나 감정의 개입을 막고, 지극히 디지털 평면으로 화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평면으로 도달하는 순간 웃기게도, 이는 실재와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들며 입체(실제)의 대상으로 인지되어 변해간다.
즉, 이러한 이유들로써 우리의 세계는 진실한 의미에서의 평면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김정우는 이러한 관점에서 잘못된 기준을 가지고, 덮여진 미해결 과제를 떠안은 채 평면이 없는 세계 속 평면을 찾아 나서는 불쌍한 사람(Le Misérable)이다. 이번 개인전에서 김정우는 유동하는 이미지와 고정된 물체의 중첩을 통해, 실체 나아가 평면의 본질을 찾아가려고 한다. 평면의 본질을 찾아나서는 작가의 여정은 2018년의 개인전 『Drawing by』에서부터 2023년의 개인전 『상태변화』까지 일관되게 그의 작품을 통해 드러난다. 작가 본인은 이것을 시대와 벽을 쌓고 내면의 성찰로, 내면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었다고 표현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그가 평면이 존재하지 않는 비참한 세계에 대한 내면의 성찰을 막아둔 채, 자신만의 평면의 유토피아를 찾아 외면의 것(등가교환, 상태변화)에 치중하였다고 여겼다.
이번 개인전 역시, 김정우는 자신의 사고하에 평면과 그 본질을 쫓아간다. 그러나 이번 개인전이 이전 전시와 동시대예술의 맥락에서 가지는 차이점이 있다면, 그의 외면을 향한 항해가 극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마샬 맥루한은 본인의 저서 『지구촌:21세기 인류의 삶과 미디어의 변화』에서 테드레드 모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는 그의 다른 책인 『미디어의 이해』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으로, 한 시대의 기술이 외부로 팽창하는 방식으로 강력하게 돌진하여, 그 끝에 이르면, 그 반대급부로서 내부로의 방향성의 전환을 띄는 것이다. 이런 테드레드 모형과 같은 측면에서 김정우의 외부에 대한 구애(求爱)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 끝을 바라본다. 2)
본 서문의 제목인 비참세계(悲慘世界)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의 중문 표기이다. 동시에 이 서문은 평면이 없는 비참한 세계에서 평면을 찾아 나서는 불쌍한 사람인 예술가 김정우에게 보내는 헌사이다. 영문으로 이루어진 레 미제라블의 마지막 구절에는 이런 표현이 나온다. "The truth that once was spoken, To love another person is to see the face of God 확실한 것은, 누군가를 사랑(爱)한 사람은 신을 마주할 수 있다(구원)는 것이다" ● 이처럼 김정우는 이번 개인전 『The Paradox of Observation』을 통해 예술과 평면을 향한 그의 구애(爱)는 헛되지 않았으며, 비참한 세계 속 끊임없이 평면을 탐구해온 그의 시도가 새로운 장을 맞이했음(구원)을 알린다. ■ 김명종
* 보다 명확한 독해를 위해, 인용된 문장에 추가적인 서술자의 독해를 괄호방식으로 첨부한다. ** 본 문에서는 '코끼리 상'자가 함유하고 있는 '꼴, 모양, 형상'이라는 뜻을 보다 명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모양 상이라고 표기한다.
* 각주 1) 빌렘 플루서, 『피상성 예찬 – 매체 현상학을 위하여』, 김성재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2004, p45 2) 마샬 맥루한, 브루스R.파워스, 『지구촌:21세기 인류의 삶과 미디어의 변화』, 박기순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2005
Vol.20241017l | 김정우展 / KIMJEONGWOO / 金楨佑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