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의 폐허들 2부

Las Ruinas Circulares 2

손희민_이재석_이환희_정성진展   2024_1017 ▶ 2024_1124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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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4_1017_목요일_05:00pm

아티스트 토크 / 2024_1017_목요일_04:30pm

주최 / 쉐마미술관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시각예술창작산실공간지원

관람료 / 성인 2,000원 / 청소년,어린이 1,000원

관람시간 / 09:30am~05:30pm 입장마감_05:00pm / 월요일 휴관

쉐마미술관 SCHEMA ART MUSEUM 충북 청주시 청원군 내수읍 내수로 241 Tel. +82.(0)43.221.3269 schemaartmuseum.com @schema_artmuseum

『원형의 폐허들』은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의 거대한 시류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로 기획되었다. 미술사와 하위문화, 신화, 철학 등의 자양분을 믹스된 형태로 받아들인 작가들은 각자의 새로운 세계를 구성하는데 그것이 마치 장르 소설가 같기도 하고 신화를 재창조하는 음유시인 같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 세계에 갇혀 자신만의 세계 속에 살아가며 어쩌면 너드한 이미지를 풍긴다. ● 이번 전시는 자신만의 서사적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에 주목하였다. 그것이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그러한 서사성이 지금의 시대에 가져다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사가 배제된 모더니즘의 세계에 반하여 작금의 시대에는 유사 신화적 하위문화가 지지를 받으며 열광 받고 있다. 디즈니의 마블 시리즈나 패션, 심지어 미술작가의 서사까지도 콘텐츠로 이용되는 시대에 서사의 힘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어쩌면 반모더니즘적인 자신의 서사적 세계를 자신감 있게 만들어 가는 작가들을 선정하고 주목하려 한다. ● 전시 제목인 『원형의 폐허들』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픽션들' 작품에 나오는 단편이다. 그곳에는 어느 알 수 없는 남자가 꿈을 꾸고 꿈속에서 자신의 아들을 열망하고 만들게 된다. 원형의 폐허 속에 머물고 있던 남자는 알 수 없는 신의 힘을 받아 아들(꿈)을 실체화하게 되며 후에 그 아들이 자신은 꿈속에서 탄생한 환영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기 위해 망각하게 한다. 그러나 종국에는 자신 역시 그러한 꿈속의 자식(환영)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 단순한 스토리의 나열로서는 그 풍성한 이미지와 꿈의 개념과 컨셉을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꿈이란 열망과 환영, 실제가 뒤섞여 있다. 어쩌면 그(마법사)는 꿈을 꾸는 존재, 꿈을 꾸어 세계를 만들어 내는 존재, 알 수 없는 신, 그 자체가 환영인 존재, 물리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예술가가 아니었을까? ● 예술가들은 종종 자신의 열망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 흙을 빚는다. 어설픈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고 그것에 대한 꿈을 꾸고 그들이 살아갈 터전을 꿈꾸며 만들어 간다. 예술의 원형에는 이러한 꿈과 환영에 대한 물리적 실험이 존재했으리라 생각한다. ● 새롭게 부수어야 할 시대정신이 사라진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에서 이러한 원형에 가까운 창조의 핵심은 어쩌면 꿈과 열망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시대는 과연 어떤 것을 꿈꾸고 물질적으로 실험하고 있을까? 하는 것이 이번 기획의 목표이다. ● 알 수 없는 상징과 물질의 단서들, 혹은 형상들의 단서들로 다시 꿈을 꾸길 반복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예술가들은 과연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으며 각각의 원형의 폐허들(작가들의 세계)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혹은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 대륙으로 남게 되는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쉐마미술관은 이러한 관점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혹은 꿈을 꾸는 실험을 하는 작가들 원형의 폐허들1부에서는 손희민, 이재석, 이환희, 정성진 작가를 통해 그들의 세계를 엿보려 한다.

손희민_변이적 조각 G Mutational Sculpture G_ 우레탄 레진 캐스팅, 실리콘_16×28×17cm_2022
손희민_차니아 GB Charnia GB_ 우레탄 레진 캐스팅, 실리콘_10×4×6cm_2023

손희민 작가는 자신을 유사 해양과학자로 위치시키고 해양생물을 탐구한다. 최근 몇 번의 개인전으로 그 역할을 확실히 보여준 작가는 균류의 세포벽과 갑각류의 껍질에서부터 시작된 호기심에서 미소 동물이라는 존재를 인지하며 다른 세계를 꿈꾸기 시작하였다. 과학적 근거에 따라 자신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작가는 그곳에서 자신만의 캐릭터와 세계를 확립한다. 여러 유사 직업군의 형태로 예술가들은 종종 확장을 시도하였지만 진지하게 그 생물군에 몰입하여 생명체를 만드는 듯한 조각적 행위는 매우 각별해 보인다.

이재석_Linkag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90.9×197cm_2024 ⓒ 이재석, 작가 및 갤러리바톤 자료 제공
이재석_수상한 덩어리_1 Carrier_1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12.1cm_2023 ⓒ 이재석, 작가 및 갤러리바톤 자료 제공

이재석 작가는 자신의 일상과 사건에 일어난 일들 사건들을 소재로 초현실적 구성을 선보인다. 그는 군대 시절 있었던 경험으로부터 천막과 총, 발목 등의 형상을 자유로이 구성한다. 작품의 미술사적 의미보다는 자신의 중요도와 화면의 구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작가는 중세 유럽의 신앙화의 방법을 자신도 모르게 구성한다. 중세 시대의 신앙화는 신을 1순위로 하고 후에 중요한 순으로 크게 그려졌다. 신(창작자)의 위치에 자신을 두고 미술사와는 관계없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그의 이러한 방법론은 현시대의 세대 특징과 모더니즘 미술사에서 벗어나려는 태도보다는 자신의 개인적 취향을 더욱 보여준다.

이환희_Voodoo 3 OC_캔버스에 유채, 연필_96.5×8cm_2024
이환희_쓰로틀 Throttle_캔버스에 유채, 연필_142×240cm_2023

이환희 작가는 이 프로젝트의 유일한 추상회화 작가이다. 작가는 재현과 묘사를 통한 재창조보다는 더욱 직접적인 감에 의지해 조형 언어를 통한 완결에 다다른다. 창작의 주체가 말하는 언어가 조형성이기 때문에 철저히 그것을 고려하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작가는 분명하게 모더니즘적 변증법의 방법론을 벗어난 채 작업한다. 당대의 무수한 물질적 매체들을 가지고 실험과 혁신을 하는 것이 아닌 룰이 아닌 골(작품)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한다. 어쩌면 그가 만드는 조형적 완결 물은 태초에 신이 빚은 물질의 표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정성진_카운터 가제트_PLA, 레진, 에폭시 퍼티, 스티로폼, 철, 자석, 폴리스티렌, 디지털 프린트, 스타코_275×260×140cm_2023
정성진_힘의 계승_PLA, 레진, 에폭시 퍼티, 스티로폼, 철_184×105×62cm_2023

정성진 작가는 위의 작가들과는 다른 조각적 문법 아래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그는 여러 파츠들을 만들어 매번 새롭게 구성하는 서사를 향한 하이브리드작업을 진행한다. 그의 조각은 어떤 기념비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이브리드 신화 속의 물건으로 보이기도 하는 특징을 가졌는데 그렇게 구성된 조각들은 어떤 거대한 세계를 상상하게끔 한다. 작가는 새로이 파츠를 연결하며 새로운 서사를 구성하고 지우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환영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는 영원회귀와 같은 감정을 관객과 나눈다. 그가 만들고 분해하는 그러한 세계의 파편 속에 관객은 알 수 없는 꿈(환영)를 만들어 낸다. 소설 『원형의 폐허』에 나오는 불 혹은 호랑이일지도 모르는 석상을 창조하며 환영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작품을 선보인다. ■ 한영애

Vol.20241017i | 원형의 폐허들 2부 Las Ruinas Circulares 2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