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의 폐허들 1부

Las Ruinas Circulares 1

강철규_김윤섭_안재홍_허지혜展   2024_0830 ▶ 2024_1006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4_0830_금요일_05:00pm

아티스트 토크 / 2024_0830_금요일_04:00pm~04:50pm

주최 / 쉐마미술관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시각예술창작산실공간지원

관람료 / 성인 2,000원 / 청소년,어린이 1,000원

관람시간 / 09:30am~05:30pm 입장마감_05:00pm / 월요일 휴관

쉐마미술관 SCHEMA ART MUSEUM 충북 청주시 청원군 내수읍 내수로 241 Tel. +82.(0)43.221.3269 schemaartmuseum.com @schema_artmuseum

『원형의 폐허들』은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의 거대한 시류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로 기획되었다. 미술사와 하위문화, 신화, 철학 등의 자양분을 믹스된 형태로 받아들인 작가들은 각자의 새로운 세계를 구성하는데 그것이 마치 장르 소설가 같기도 하고 신화를 재창조하는 음유시인 같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 세계에 갇혀 자신만의 세계 속에 살아가며 어쩌면 너드한 이미지를 풍긴다. ● 이번 전시는 자신만의 서사적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에 주목하였다. 그것이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그러한 서사성이 지금의 시대에 가져다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사가 배제된 모더니즘의 세계에 반하여 작금의 시대에는 유사 신화적 하위문화가 지지를 받으며 열광 받고 있다. 디즈니의 마블 시리즈나 패션, 심지어 미술작가의 서사까지도 콘텐츠로 이용되는 시대에 서사의 힘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어쩌면 반모더니즘적인 자신의 서사적 세계를 자신감 있게 만들어 가는 작가들을 선정하고 주목하려 한다. ● 전시 제목인 『원형의 폐허들』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픽션들' 작품에 나오는 단편이다. 그곳에는 어느 알 수 없는 남자가 꿈을 꾸고 꿈속에서 자신의 아들을 열망하고 만들게 된다. 원형의 폐허 속에 머물고 있던 남자는 알 수 없는 신의 힘을 받아 아들(꿈)을 실체화하게 되며 후에 그 아들이 자신은 꿈속에서 탄생한 환영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기 위해 망각하게 한다. 그러나 종국에는 자신 역시 그러한 꿈속의 자식(환영)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 단순한 스토리의 나열로서는 그 풍성한 이미지와 꿈의 개념과 컨셉을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꿈이란 열망과 환영, 실제가 뒤섞여 있다. 어쩌면 그(마법사)는 꿈을 꾸는 존재, 꿈을 꾸어 세계를 만들어 내는 존재, 알 수 없는 신, 그 자체가 환영인 존재, 물리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예술가가 아니었을까? ● 예술가들은 종종 자신의 열망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 흙을 빚는다. 어설픈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고 그것에 대한 꿈을 꾸고 그들이 살아갈 터전을 꿈꾸며 만들어 간다. 예술의 원형에는 이러한 꿈과 환영에 대한 물리적 실험이 존재했으리라 생각한다. ● 새롭게 부수어야 할 시대정신이 사라진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에서 이러한 원형에 가까운 창조의 핵심은 어쩌면 꿈과 열망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시대는 과연 어떤 것을 꿈꾸고 물질적으로 실험하고 있을까? 하는 것이 이번 기획의 목표이다. ● 알 수 없는 상징과 물질의 단서들, 혹은 형상들의 단서들로 다시 꿈을 꾸길 반복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예술가들은 과연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으며 각각의 원형의 폐허들(작가들의 세계)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혹은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 대륙으로 남게 되는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쉐마미술관은 이러한 관점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혹은 꿈을 꾸는 실험을 하는 작가들 원형의 폐허들1부에서는 김윤섭, 안재홍, 강철규, 허지혜 작가를 통해 그들의 세계를 엿보려 한다.

김윤섭_The Runner W_캔버스에 유채_117×100cm_2024
김윤섭_Unicorn in Cave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73×61cm_2024

김윤섭 작가는 최근 자신이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는 세계관에서 파생되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말 그대로 꿈의 꿈을 제작하고 있는 작가는 꿈이 만들어지는 물리적 환경과 설정에서 또 다른 꿈을 꾸며 작품을 상상하고 보여준다. 「코르디안거 신화 챕터1_오만차: 표피의 기사」라는 작품에서 작가는 자신이 만든 거대한 신화의 설정아래 그곳에서 만들어진 존재들의 특성을 탐구하고 그것을 표면으로 한 작품을 제작한다. '꿈의 꿈의 표피'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작업은 어쩌면 허무맹랑한 환영일 수 있으나 물감, 질감, 텍스쳐 라는 물질의 특성으로 그것이 고착되고 존재하게 된다. 『원형의 폐허』 속에서 작업하고 있는 그의 세계 표면을 함께 만나보고자 한다.

강철규_아이디어 괴물 Idea creature_ 캔버스에 유채_162.2×130.4cm_2024
강철규_위장 Cover_캔버스에 과슈_25×25cm_2024

강철규 작가는 작가 내면의 심리적 인상과 환경과의 접점을 소설적 사건을 염두에 두듯이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의 초현실적인 회화는 각 회화마다 어떠한 정서를 보여주면서 사건을 파고들게 만든다. 그리고 이 사건은 그 자신의 내면적 네러티브인 경우가 많다. 관객은 그러한 단서들을 가지고 정서적, 내용적 교감을 나누게 된다. 작가의 내면에서 탄생한 여러 의미의 복합적 오브젝트와 정서들은 그가 창조하는 공간이 되어 그것을 회화라는 스크린을 통해 시적으로 보여준다.

안재홍_Reconciliation of the Three Tyrants_ 캔버스에 유채_250×190cm_2023~4
안재홍_Season in Full Swing_캔버스에 유채_53.5×80.5cm_2023

안재홍 작가는 자기 몸과 근방역을 통한 물질적 실험을 계속한다. 초근접의 시점과 원근의 시점을 오가며 몸에 각인된 단서- 열망- 꿈의 형태를 찾는 작가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존재들을 무수히 확장하며 만들어 간다. 그의 회화는 끊임없는 환영의 추구이며 환영이 만들어 낸 환영으로 집적된 하나의 세계로서 완성된다. 그의 환영은 육체와 물질의 경계에서 진동하며 그 꿈속의 깊이를 탐험한다. 한국과 베를린, 컨셉츄얼보다는 파편화된 작업의 연속선상 속에서 발견한 '고립과 대립'이라는 대전제의 심리적, 물리적 특성을 받아들이며 창조되는 형상들을 한 곳에 집적시켜 존재케 하는 그의 회화는 말 그대로 그 자신의 특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계를 구성한다. 고립과 대립을 받아들이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그의 세계가 다른 세계와 만났을 때 어떤 화학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허지혜_1-1_종이, 전분, 스틸 와이어_95×68cm_2024
허지혜_11-11-1_종이, 전분, 스틸 와이어메쉬_164×97cm_2024

허지혜 작가는 자신이 가진 주위의 물질을 유심히 살펴보고 그것에 맞는 글과 리코딩을 통해 작품을 제작한다. '신의 손에 무엇이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드는 허지혜의 작업은 다양한 시리즈를 가지고 있지만 쉐마미술관은 흙으로 사람을 빚은 것에 빗대어 종이 죽으로 위태위태하게 서 있거나 기대어 있는 작가의 작품 시리즈인 Dimensional Veil을 기대하며 초대하려 한다. 본 프로젝트-전시는 작가의 세계관과 설정이 도록에 실리기 때문에 이것에 맞는 서사적 신화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이처럼 마술적 리얼리즘의 원조 격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소설『원형의 폐허』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이번 전시는 모더니즘 문학의 시각에서 "모든 서사, 이야기의 실험이 끝났다"라고 낙담하고 있을 때 나타난 '마술적 리얼리즘-서사와 이야기의 원형의 힘'처럼 많은 실험이 끝난 현대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으면 하는 목표를 가지고 한국의 마법사와 같은 여덟 명의 작가들을 1부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 한영애

Vol.20240830a | 원형의 폐허들 1부 Las Ruinas Circulares 1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