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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길태_강해주_고현일_김승희 이순원_이홍석_임은솔_전영미 정진자_조산정_최화삼
주최 / 최화삼 드로잉 스튜디오 cafe.daum.net/yourart / @hwasamchoi 드로잉그룹 몸으로 展하다 (Tel. +82.(0)10.8913.0243)
관람시간 / 10:30am~06:00pm
갤러리 라메르 GALLERY LAMER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26(인사동 194번지) 홍익빌딩 1층 제1전시실 Tel. +82.(0)2.730.5454 www.gallerylamer.com @gallerylamer
선을 긋는 원초적인 행위이자 모든 미술작품의 시작과 근간인 드로잉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독립된 작품으로 인정받기보다 작품을 위한 소묘공부나 밑그림. 스케치의 영역으로 인식되어왔다. 전통적 관점의 회화에서는 형태와 색채. 명암. 질감. 구성 등 수많은 조형적 요소들이 조화롭게 사용되어야 비로소 완성된 작품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그 조형적 요소들은 온전히 작가의 창의적 판단에 의해 자유롭게 선택되거나 배제되었다. 형태를 변형하거나 고유색에서 벗어나거나. 비논리적이고 비현실적인 그 어떠한 이미지와 구성을 사용한다 해도 그것이 온전히 작품의 위한 선택이고, 작가의 의도만큼 효과를 나타낸다면 자유로운 창작행위로 인정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현대적 드로잉은 조형의 요소 중 선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그 외의 요소들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독자적인 회화의 형식으로 발전하고 완성된다. 지금 현재, 미술이 매체와 형식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개념 또한 그 지평이 무한히 확장됨에 따라 드로잉도 자유로운 매체와 형식으로 완성된 현대적 작품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미술의 역사가 인물화의 전통을 근간으로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현대에서도 여전히 인물은 많은 작가들에게 창작의 동기와 의미를 부여하는 최고의 표현 대상이다. 특히 누드는 인물화의 근원이며 원초적인 존재의 매력을 찾을 수 있는 대상이니 그 어떤 화가라도 억누르기 힘든 표현의 욕구를 불태우기도 한다. 그 누드를 통해 어떠한 장식이나 가림이 없는 순수한 인체의 조형적 매력과 정서적 감흥을 찾아 증폭시키는 누드드로잉 작업은 일반적인 인물화와도 그 결이 다르지 않다. 누드라는 대상과 드로잉이라는 형식이 만나 발현되는 누드드로잉은 단순하지만 자유롭고 대담하며 극적인 표현이 가능한 인물화의 또 다른 분신이기도하다.
다양한 형식의 드로잉작업 중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5분누드드로잉"은 시각적 순발력과 표현의 숙련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압축된 시간의 작업이다. 드로잉작가는 5분 동안 정지 가능한 포즈에서 인체의 조형성과 정서를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해석과 표현으로 화면에 정착시킨다. 그렇게 5분은 인체의 동세와 디테일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긴장과 집중의 시간이다. 사람이 다양하듯 인체의 형상과 정서는 모두 다르다. 작가는 모델로부터 영감을 받거나 혹은 온전히 자신의 내부로부터 발현시킨 작업의 방향에 따라 선을 긋는다. 작가의 손을 빌어 흐르는 선은 강하고 약하게 이어지고 겹쳐지며 몸을 만들고, 그 몸에 깃든 영혼의 서사를 풀어내고자 한다. 가장 단순한 회화형식인 드로잉이지만 담아낼 수 있는 서사는 무한하다. 사람의 형상을, 그것도 포장되지 않은 순수한 몸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서사는 더 진솔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누드드로잉 작업은 현장의 긴장과 시간의 절제가 만들어가는 매력적인 작업이 아닐 수 없다.
학습하고 창작하는 인공지능과 정교해져가는 로봇기술이 미래의 예술을 어떻게 바꾸어갈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예술의 대 변혁기에 접어들었다. 다양한 매체에서 이미 인공지능을 이용한 현란한 이미지들이 등장하며 감탄과 두려움마저 유발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드로잉의 매력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따뜻한 시선으로 모델을 응시하고 표현하는 현장의 작업은 더더욱 인간적이어서 애틋하고 소중하다. 혼자서 하는 작업이 아니니 모델과의 작업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다. 그 인고의 시간들이 이어져 한 해가 지나고 쌓아놓은 그림들 중 고르고 골라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가득 채울 수 있음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수줍게 관객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한 세월 묵묵히 드로잉과 함께 해온 낭만 가득한 예술지상주의자들. 가슴 따뜻한 로맨티스트 드로잉작가들의 몫이 아닌가. ■ 최화삼
Vol.20241016i | 제15회 몸으로 展하다-The 15th DRAW BODY & SOUL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