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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홈페이지_www.kimseunghyun.net 인스타그램_@_kimseunghyun_artis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7:00pm
인천문화양조장(스페이스빔) Incheon Culture Brewery(Space beam) 인천 동구 서해대로513번길 15 1층 우각홀 Tel. +82.(0)32.422.8630 www.spacebeam.net @spacebeam_community
도시가 만든 감각, 도시를 닮은 그림 ● 김승현의 그림에서 보여지는 형식면에서의 느낌은 산만하고(통일적이지 않음), 분열적이며(집중적이지 않음), 파편적이다(유기적이지 않음). 이는 그림을 그리는 방법 면에서 무언가를 꼼꼼히 묘사하거나 차분히 색을 입히기보다는, 다소 들떠 있는 상황에서 즉자적이고, 때로는 무의식적인 행위가 강하게 발동하기 때문이며, 그러다 보니 물질성이 강한 날것의 느낌을 드러내기도 한다. 내용적으로는 화면 속 이미지가 익숙한 것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익숙한 이미지이지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정의 이미지가 지배적이지도 않고, 개별적이거나 이질적인 또는 시ㆍ공간을 달리하는 이미지들이 혼재하고 상호 침투하며 가로지르는 4차원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러한 결과 화면은 닫힌 구조가 아닌 열려 있으며 그런 만큼 어떤 의외의 것들이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다. 또한 어떤 의미를 찾지도 담아내지도 않은 만큼 이를 발견할 수도 없고, 그야말로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는 특별하고 남다른 곳이 아닌, 작가의 도시 생활 반경 또는 체류와 이동 동선 안에서 길어 올린 것들이다. 즉 자택과 직장을 오가게 되는 출퇴근길, 주거지 주변의 공원이나 산책길, 이따금의 여행지 등 평범한 도시인 내지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비슷한 일상생활 속에서 작가는 그 어디를 가든, 그 어디에 놓여 있든 간에 외부세계의 온갖 요소들 중 자신이 지닌 감각(오감)에 보다 강하게 다가오는 인상 깊은 것들이나 이를 자극시키는 것들을 선택하게 된다. 여기에서 그 자신이 지닌 감각은 당연히 텅 빈 무균질이 아닌, 개인만의 기질적 특성에다가 작가가 살아오면서 겪은 여러 인식과 체험, 반응이 쌓이고 뒤섞여 쾌ㆍ불쾌의 미적 판단력을 시시각각 작동시키는 살아 있는 유기체인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개인의 감각은 개인적이자 사회적인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후 작가는 그렇게 선택 '되어지는' 비가시적인 순간 및 과정을 순발력 있게 시각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또 다른 감정이나 연상 등 심리적 요소가 추가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단계를 거처 완성된 결과물은 외부세계와 이를 접하는 주체와의 접촉과 교류 및 저 미시적인 차원에서 벌어지는 상호 반응 및 타협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 개인이 관계 맺고 있는 도시와, 그 속에서의 살아가고 있는 개인의 일상, 그리고 그 개인이 도시와 관계 맺고 있는 양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작가는 외부세계에 대한 감각의 가동이 거의 연속적이다. 미리 어떤 것을 정해 놓고 기다리거나 찾아가는 것이 아닌, 늘 열어두고 있는 가운데 무언가 나의 감각을 자극하거나 이에 와 닿는 게 있으면 이를 감각적 차원에서 기억하고 저장하여 시각화한다. 당시의 감각을 온전히 재빠르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그리고 이어지는 또 다른 자극에도 반응하기 위해서는 차분히 기다릴 여유가 없이 서둘러야 한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처리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거칠어지고, 그러다 보니 원초적 느낌이 날 수밖에 없고, 그것들이 이어진 결과는 일기 같은 형식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의 심리는 부유할 수밖에 없는데, 자기 균형을 맞추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적절한 심리적, 조형적 안배를 시도한다. 그 결과 작품은 나름의 내적 연관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 태도와 모습 그리고 그 결과물은 도시와 그 속에서 사는 도시인들과 닮은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사는 도시 공간은 다양하고도 이질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만큼 일관성이 없이 파편적이고 산만하다. 또한 그것들은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다. 이를 대하는 입장은 혼돈스럽다. 불가해(不可解)적이다. 아니 무언가를 따지고 확인할 겨를이 없다. 나아가 잠시도 그대로 머물지 않는다. 변화무쌍하다. 당연히 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그 무엇에 진득하게 집중할 수 없고, 그 무엇과도 정서적 친밀성이나 공감을 이루기 어렵다. 오히려 가쁘다. 이리저리 휩쓸린다. 그 여파는 공허함으로 다가온다. 결핍과 부재의 상태가 이어진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을 무기력하게 방기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존재를 재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나에게 어떤 자극이라도 주는 것이라면 붙잡고자 한다. 그 무엇과도 연상되고, 그 무엇이라도 연결 지을 수 있다면 그리 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긴밀하게 얽힌'은 도시가 실제로 그렇다고 하기 보다는 그렇게라도 상상하고 믿음으로써 나름의 안정을 찾고자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무언가 꿈틀대는 기(氣) 또는 역동성이 느껴진다면 이를 포획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시를 살아가는 자기 존재의 근거와 의미를 되찾고 유지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는 잉여적, 유희적이 아닌 존재론적 차원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작가의 작업은 일반화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시대의 도시가 지닌 일단의 특성을 담아내며 리얼리티(Reality)를 획득하고 있다고 본다. 더불어 우리는 작가의 작품 속에서 특정 시기, 특정 공간에서 살아가는 한 개인이 지닌 감각의 가동 형태와 그 결과를 확인해볼 수 있다. 이는 동시대 도시에 대한 기록적 측면에서 그 가치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도시와, 이를 그 시대만의 또 다른 감각으로 포착하고 담아낸 미술사적 흐름과 사례에 또 하나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작가의 작업 이미지를 통해 우리의 도시가 지닌 일면을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으며, 나아가 작가가 개별 이미지에 의미를 특정하지 않는 만큼 제 각기 또 다른 공감과 추측 또는 상상과 의미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의미의 생성과 변화는 무한히 열려 있다. 이는 작가의 작업이 지닌 또 하나의 미덕이랄 수 있다.
여기에서 작가에게 좀 더 기대해 볼 수 있는 점은 이러한 도시의 분위기에 솔직히 반응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외부세계의 구성 요소들이 지닌 구체적인 성격 및 그것들의 가동 형태를 규명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어떤 면에서 도시를 이루는 온갖 요소들은 어느 것 하나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어떤 의도와 목적에 의해 만들어지며 그렇게 다가서고 활용되어진다. 그런 면에서 사실 모든 게 상징이고 기호일 수 있다. 곳곳에서 다양한 사고와 욕망의 주체들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그것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분주하고 있고, 이는 도시 공간에 알게 모르게 반영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기존의 '상상계'에 더하여 '현실계'와도 접속하여 한 발 더 다가서는 가운데 그 이면에 무엇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감지하고 이를 외화시킴으로써 뭇 사람들로 하여금 해명을 위한 호기심 또는 의구심을 불러낼 수 있지 않을까.
반가운 점은 작가의 작업 과정 속에서 그러한 변화가 이미 미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간의 작업이 개인과 외부세계 간의 충돌과 긴장이 강했다면 그것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는지 이번에는 이를 마주하는 자신의 감정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 감정은 아마도 단순하거나 일시적이지 않고, 복합적이고 중층적일 것이다. 한편으로 초기의 다소 어둡고 우울한 느낌의 작품들과 비교하면 이번의 것들은 한결 밝아져 어떤 불안과 구속, 갈등에서 벗어나 자기 안에서 모종의 화해를 이루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이러한 변화가 좀 더 진척되어 자기 해방을 이룬다면 자기 주도적으로 감각을 가동시키며 우리의 도시 삶을 구성하고 영향을 미치는 여러 단서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포착하고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민운기
본인은 도시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인간이 만들어낸 도시는 인간과 닮은 부분이 존재하고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다고 여기며 그곳에서 발휘되는 에너지에 주목한다. 에너지를 시각화하는 과정은 본인회화의 새로운 확장을 실험하는 다면적인 행위이다.
도시풍경의 단편과 도심을 구성하는 조형적 요소를 가져와 해체와 재조합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다양한 도시 공간을 경험한 기억과 그와 연관되어 부풀려진 상상, 공간의 아우라는 많은 이미지와 붓질의 레이어로 생동감있게 표현된다. 공간을 채우는 다양한 붓질은 심리적 분위기를 묘사하며 본인의 감정이 투사된다. 본인이 체험한 공간과 감정이 만난 순간을 표현하는데 있어 그것은 복잡하게 얽히거나 풍경의 한 부분을 함축한 형태인 구상과 추상이 혼재된 화면으로 구축한다. 겪은 풍경들은 본인 삶의 한 부분을 그대로 보여준다. 삶의 단편의 모든 장면들은 본인의 기억과 감정, 상상들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일상이 의미있는 순간으로 변모될 때 우리는 삶 속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의미있는 순간으로 포착된 일상은 평범한 일상이라 말할 수 있는가? 평범함의 순간이 하나의 시선으로 집중되어질 때 그것은 더 이상 일상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의 회화를 통해 평범한 일상이 의미있는 장면으로 변화하는 시각적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 김승현
Vol.20241012b | 김승현展 / KIMSEUNGHYUN / 金承賢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