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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24_0518_토요일_03:00pm
백인백색 작가지원 프로그램 2
기획 / 김혜원 주최 / 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화요일 휴관
아트갤러리 전주 ART GALLERY JEONJU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7-1(서서학동 51-2번지) 2층 전시장 www.artjj.info
『2024 시각의 마중물』展은 「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에서 기획한 두 번째 '작가지원 프로그램'이다. 젊은 작가의 첫 전시를 지원하거나 신진 작가의 전시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마련한 이 의미 있는 전시에 김무늬, 김소현, 박인서, 박철규 4인 사진가를 초대하였다. ● 김무늬의 「사소한 기억의 편린들」은 일상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사물들을 통해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사진이다. 퇴락과 소멸의 길을 걷는 생명과 사물에 대한 허무의 이미지와 함께 과거 화려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무드셀라(moodcela)' 이미지들을 채집한다. 김소현의 「화려한 노스탤지어」는 자신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주변의 아주 미미한 존재들, 익숙하거나 낯익은 사물들에 사적 기억을 투사한 사진이다. 부재와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파스텔 톤의 사물을 클로즈업하여 소소한 존재들에 대한 연민과 자신의 시각적 감수성을 드러낸다. 박인서의 「주인없는 학교」는 폐교라는 사회적 현상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가족 형태와 인구 감소의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출발한 기록 사진이지만 텅 빈 공간을 채우는 사광(斜光)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포착하여 멜랑콜리의 정서를 유발한다. 박철규의 「Familiar Scene」은 도시 환경을 구성하는 빌딩이나 건물의 낯익은 모습을 산책자의 시선으로 촬영한 풍경 사진이다. 도시 풍경을 건물의 구조나 디자인, 환기통·CCTV·옥외 비상계단·에어컨 실외기 등의 부속물을 중심으로 바라보면서 도시적 삶의 양태를 포착한다. ● 『2024 시각의 마중물』展이 4인 사진가들의 시각적 역량을 '마중물'처럼 한껏 길어 올려 자신의 사진 세계를 더욱 자유롭게 펼치고 한국사진의 미래색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 김혜원
김무늬(Kim, Mu-ni)의 「사소한 기억의 편린들_Fragments of Trivial Memories」 ● 「사소한 기억의 편린들」은 우리 주변의 풍경, 사물의 극히 작은 일부분을 관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들은 방치된 채 낡고 부식된 벽, 말라버린 줄기, 만개한 꽃, 색색의 현수막 등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만한 사소하고 익숙한 풍경들이다. '빛'과 '색감'에 주목하며 반복 패턴, 크롭으로 강조한 소재의 굴곡, 프레임의 재구성 등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고자 했다. ● 사람들에게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사진(photograph)'은 더 이상 한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작품의 예술적 가치는 어디에서 결정되는 것일까.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시작한 나의 호기심은 캔버스 위의 붓처럼 시선을 자유롭게 열어두는 것에 집중한다. 각각의 요소들을 임의로 배치해 그림 같은 한 컷을 만드는가 하면, 익숙한 사물에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내기도 한다. ●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은 '기록적 속성'이다. 한 장의 프레임에 시간을 가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예술 진입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만큼 전문 예술가로서의 사진을 보여주려면 고민은 훨씬 더 깊어져야 한다. 독자적이면서 흥미로운 시선, 단순하면서 아름다운 사진을 담기 위한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 김무늬
김소현(Kim, So-hyun)의 「화려한 노스탤지어_Fancy Nostalgia」 ● 부재한 것과 떨어져 흔적을 갖게 되는 일상의 모든 것이 내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나와 내 주변의 이미지들을 바라보게 하였다. 주변의 아주 작은 어떤 것들, 사소하지만 결국 사건이 되어 버린 어떤 것들이 끊임없이 시선을 던져 보고 느끼고 그것들을 찍어 스스로를 위로하도록 나를 채근하고 있었다. 사진 속 파스텔 톤의 흐릿한 피사체들은 아주 작거나 실제로는 아주 작은 데 크게 보이는 모호한 이미지로 변신해 낯설고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게 한다. 화려하지 않은 사소한 일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일상을 화려한 사건이나 해프닝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진의 역설. 잊어버린 것과 잊힌 것의 의미는 다르지만, 사진 속 이미지들은 모두 그 부재와 흔적을 향수하게 한다. ■ 김소현
박인서(Park, In-seo)의 「주인없는 학교_Ownerless School」 ● 「주인없는 학교」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해서 대학교까지의 폐교들을 기록한 작업이다. 음산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밝고 희망적인 슬로건들, 더러워지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래된 공간들, 여기저기 깨진 유리창, 누군가가 언제 마시고 버렸는지 모르는 음료수 캔, 그리고 언제 마지막으로 쓰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책들과 개인 물건 등 이미 그 지역의 흉물이 되어버린 대부분의 폐교에는 파괴와 보존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모든 장소를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은 더 이상 그곳에서는 물건과 공간의 보존 여부와 관계없이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 나는 생명력이 존재하지 않는, 의미가 사라져 버린 그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그 모습 그대로를 촬영하고자 하였다. 외부에서의 조금의 간섭이 없는 그 상태를 그대로 기록하여 주인이 사라진 공간들의 적막함을 표현하고 그 공간들의 예전 모습과 우리 자신이 직접 사용하였던, 아직 잊히지 않은 공간들의 미래를 상상하게끔 화두를 던져보고 싶다. ■ 박인서
박철규(Park, Cheol-kyu)의 「Familiar Scene」 ● 자기 전에 알람시계를 맞춰놓고 / 카메라를 가방에 넣어두었습니다. // 어떤 하루는 사진 프로젝트 모임에 나가서 기록하고 / 또 어떤 하루는 혼자 길 위를 다니며 기록했습니다. // 괜찮은 일상을 보내고 싶어서 / 괜찮은 사진을 담고 싶어서 / 셔터를 눌렀습니다. // 무엇이 좋은 사진인지 고민합니다. / 무엇이 재미있는 사진인지 고민합니다. // 느리게 걷고 자세히 보며 사진을 담았습니다. // 낯익은 풍경을 마주합니다. / 그러고 보니 낮에 찍은 사진입니다. ■ 박철규
Vol.20240517d | 2024 시각의 마중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