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수산

'송도수산' 시리즈는 고풍스런 수묵 기법과 청춘의 상징인 청바지 라는 소재 그리고 수산이라는 명칭에서 느껴지는 생경함 등이 낯설게 부딪치는 지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 나는 청바지 데님으로 업사이클 가방을 디자인하는 회사와 우연히 콜라보 전시를 하였는데, 업사이클 가방을 만들고 남겨진 엄청난 양의 청바지 천 조각들이 또 다시 버려지는 것을 보면서, 이런 자투리 재료를 이용해 재차 업사이클하는 작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 푸른 빛의 인디고 염료는 적당히 물이 빠져 바다 빛과 같은 오묘하고 다채로운 블루 색감을 간직하고 있다. 갯벌을 매립한 인천의 송도에서 마치 고기잡이 어부 마냥 청바지였던 천 조각에서 물고기를 한 마리씩 건져내고 또 작품으로서 판매하고 있음에 송도산수를 뒤집은 송도수산이라는 제목을 달아 중의적이면서 풍자적인 의미를 담았다.

김현지_송도수산18_한지 콜라주, 청바지_60×80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19_한지 콜라주, 청바지_60×80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0_한지 콜라주, 청바지_60×80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1_한지 콜라주, 청바지_25×45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2_한지 콜라주, 청바지_25×45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3_한지 콜라주, 청바지_25×45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4_한지 콜라주, 청바지_25×45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5_한지 콜라주, 청바지_80×60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6_한지 콜라주, 청바지_80×60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7_한지 콜라주, 청바지_80×60cm_2023

김현지_송도수산28_한지 콜라주, 청바지_69.5×67.5cm_2023

가장 억세고 고된 광부의 작업복에서 시작된 청바지의 재료인 데님은 닥나무가 재료인 한지와 물성 면에서 유사성이 있다. 이 두 재료는 만들어 지는 과정이 쉽지 않다. 한마디로 제조 공정 자체가 인고의 과정을 거친다. 두들겨지고 워싱 되는 과정에서 부드럽지만, 쉽게 찢어지지 않는 질기고 강인한 질감을 얻는다. ● 그 거친 데님을 힘있게 미싱한 실밥들과 촘촘한 데님 올들은 유영하는 물고기의 척추가 되어 속도와 자유로움, 그리고 희망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화면 공간에 자리하는 사각형의 한지 꼴라쥬들은 고층 건물들로 중첩된 송도의 기하학적인 스카이라인이자 새로운 개척지인 '땅'을 의미한다. ● 2022년의 송도수산 작업은 한지 위 수묵의 번짐과 필획으로 물고기의 빠른 움직임과 생동감을 강조해 준 반면, 2023년 송도수산 작업은 은은한 발색의 한지의 구성만으로도 물결의 움직임이 느껴지게 함으로써,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드러내려고 하였다. ■ 김현지

Vol.20231123i | 김현지展 / KIMHYUNJI / 金炫志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