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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23_0910_일요일_03:00pm
후원 / 경남문화예술진흥원_경상남도
관람시간 / 11:00am~06:00pm / 화요일 휴관
이오 갤러리 E.O GALLERY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 47 2층 Tel. +82.(0)55.546.2511 @e.o_jinhae
PRISM ● 3년 전부터 관엽식물들을 기르기 시작했다. 길거리의 화원에서 조그마한 몬스테라 하나를 사다 키운 게 시작이었다. 열대 관엽 식물을 죽이지 않고 키우기 위해서는 조그마한 내 방의 온도와 습도 등의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했다. 나는 겨울을 나기 위해 (식물과 함께) 보일러를 조금 더 켜고 광합성을 시킨다는 전구도 샀다. 스프레이로 물을 분무 해 주었고 온습도계를 매일 확인한다.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 봄부터 가을까지 몬스테라는 새잎을 한 달에 한 장 보여주고 있다. 몬스테라와 겨울을 나고 거실에 필로덴드론, 알로카시아, 칼라데아, 싱고니움 등 이름도 생김새도 독특한 식물들을 들였다. 위로 옆으로 성장하는 식물들은 그 뿌리도 뻗어 나가서 자라는 시기 마다 분갈이를 해 주어야 한다. 독특한 잎들을 들여다보고 물을 주는 일 뿐만 아니라 흙도 들여다 보아야 한다. 과습과 건조를 예방하기 위해 일반 상토와 배수와 보습성이 뛰어나다는, 영양이 풍부하다는 재료를 사 일명 ‘정글 믹스’를 만들어 흙으로 사용한다. 통풍에 좋다는 테라코타 화분에 분갈이를 하다 보면 어느새 그 식물이 지나온 화분의 역사가 탑처럼 쌓인다. 나는 어떤 현상을 키운다. 내가 경험하는 것이며 경험하는 대로 나타나는 것. 가까운 곳에 있는 잎과 줄기 그리고 뿌리, 그것들과 함께 있는 한 줌 흙을 관찰하고 나는 응답한다. 물을 줄 것인지 기다릴 것인지, 더 큰 화분에 옮길 것인지 기다릴 것인지 나는 선택한다.
수려한 곡선의 잎들을 보는 시각적 유희를 지나, 그대로인 듯 느린 이파리들을 보는 것, 또렷하게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란 무엇일까? 있는 그대로(자연과학적 묘사 넘어)를 그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작업은 이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경험한 식물(대상)을 바라보는 주체(나)의 감각적 경험을 묘사하고 분석하여, 현상이 어떻게 주관적 경험과 관련되는지 탐구하고 주체와 대상 사이의 상호작용을 조명하고 의미를 발견하려고 한다. 프리즘은 빛이나 다른 파장을 가진 파동을 여러 가지 색상으로 분리하거나 굴절시키는 광학적 도구이다.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 프리즘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측면이나 의미를 다루고 표현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물을 관찰하고 캔버스에 그려내는, 경험하고 지각하는 신체와 표현하는 손을 프리즘으로 보았다. 식물 표피의 생김새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 너머, 표면적 의미 너머에 있는 내면적 의미, 매일 나의 조그만 정원에서 관찰하고 응답함 속의 의미를 그리고자 한다. ■ 김택기
Vol.20230814e | 김택기展 / KIMTAEKGI / 金鐸奇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