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프로젝트 Balcony Project

이민희展 / LEEMINHEE / 李旼姬 / mixed media   2023_0712 ▶ 2023_0723 / 월요일 휴관

이민희_발코니 프로젝트1_4K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16:24_2021 이동 경로: 용인 집 → 기흥호수 (2.7km), 기흥호수 → 궁평항 (49.4km)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210805d | 이민희展으로 갑니다.

이민희 인스타그램[email protected]_work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2023년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더레퍼런스 THE REFERENCE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24길 44 Tel. 070.4150.3105 www.the-ref.kr @the_reference_seoul

발코니 프로젝트: 예술이라는 중간지대의 실천 ● 『발코니 프로젝트』는 이민희 작가가 진행 중인 발코니(balcony) 공간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중간 지대이자 사이 공간의 소통 가능성을 영상, 퍼포먼스, 입체,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험하는 프로젝트이다. ● 작가는 주관적이고 사적인 일상의 감각들을 다각적으로 실험하고 객체화시켜 공적인 영역인 예술 담론으로 치환시킨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주제로 다루고 있는 발코니 연작 역시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다. 결혼 후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작가는 어느 날 빨래를 널고 밖을 바라보다 문득 발코니 공간을 '발견'한다. 건물 외벽에 접한 돌출부로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사이 공간인 발코니는 보는 이의 시점에 따라 밖이 되기도 안이 되기도 하는 안과 밖의 특징을 모두 아우르기도 하는 열린 공간이다. 예술가로, 사회인으로, 여성으로 온전한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웠던 시기에 작가는 발코니라는 텅 빈 작은 공간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사적 점유가 가능한 동시에 외부와의 소통이 가능한 이 중간 지대는 작가의 주요 테마가 된다.

이민희_발코니 프로젝트2_4K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32:45_2021 이동 경로: 서울 상도동 집 → 한강대교 → 이촌한강공원 (5.1km)

전시는 발코니를 주제로 한 동명의 퍼포먼스·영상 작품 「발코니 프로젝트」 1, 2, 3을 병치하여 보여준다. 프로젝트별 이동 경로는 모두 다르지만, 세 편의 영상은 공통적으로 발코니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던 작가의 페르소나가 돌연 발코니 형태의 구조물을 끌고 집을 나서 거리로 나와 도시 공간을 가로질러 어딘가에 도달한다는 간결한 플롯을 가진다. 복잡한 장치나 극적 연출 없이 퍼포머는 발코니를 끌고 소란스러운 도시 공간을 보폭이 허락하는 만큼의 일정한 속도로 걷는다. 건널목에선 신호등을 기다리고, 좁은 길에서는 다른 보행자들에게 차례를 양보하기도 하며 주인공은 무덤덤하게 자신만의 빈 공간을 데리고 하나의 일상에서 또 다른 일상 속으로 나아간다. 초기 영상인 「발코니 프로젝트1」(2021)1)은 작가가 살던 용인 집의 발코니에서 출발해 기흥호수를 거쳐 궁평항에 이르는 경로를, 같은 해에 제작한 「발코니 프로젝트2」(2021)2)는 동작구 상도동 에서 출발해 한강대교를 건너 이촌한강공원에 도달하는 경로를 보여준다. 앞선 두 프로젝트가 집에서 출발해 호수, 바다, 강 등 전망이 확 트인 수변 공간을 향한 이동이었다면 2023년 작품인 「발코니 프로젝트3」 이민희, 「발코니 프로젝트3」3)의 경우 평창동 집에서 출발해 전시가 진행되는 더레퍼런스로 이어지는 변화를 보인다. 발코니는 이렇듯 내부와 외부, 사적인 사유의 공간과 공적 담론의 공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전시에는 영상작품 외에도 생활 속 종이를 재활용한 발코니 입체 연구 「매일의 공간 연습」(2019-2023)과 발코니 공간의 상징적, 추상적 이미지를 탐구하는 「발코니 드로잉」 연작도 함께 선보인다.

이민희_발코니 프로젝트3_4K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36:15_2023 이동 경로: 평창동 집 → 창의문 → 더레퍼런스 전시장 (3.7km)

이민희 작가가 전시장으로 가지고 들어온 발코니는 19C〜20C 회화의 소재로 종종 등장하던 발코니와 인물의 관계를 전복한다. 관습적으로 발코니는 아름다운 건물과 실내 장식을 배경으로 인물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주변인과의 친분을 드러내는 일종의 프레임 역할을 하거나4) 외부의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 고정된 시점을 제공하던 장치로 사용되었다. 반면 이민희의 발코니는 그 자체가 유기적인 창작의 결과물로 비워두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며 시점이 고정되지 않은 공간이다. 여행 가방처럼 가지고 다닐 수 있을 만한 크기의 발코니 구조는 작가의 적극적인 예술 실천과 수행의 동반자가 된다. 삶의 단계를 지나며 부여되고 명명되는 여러 정체성 사이에서 나만의 발코니를 채우지 않고 비워두는 일. 그 발코니를 잊거나 방치하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가는 일. 그것은 나를 나로 있게 만드는 중간 지대를 확보하려 부단히 노력하는 예술가의 의지이고 새로운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실천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천은 고정된 시선으로 타자의 공간을 기웃거리는 막연한 동경이나 불안을 극복하고 현존하는 위칫값과 시간 값을 가진 구체적 실천을 이끌어낸다.

「발코니 프로젝트」 영상의 말미에 작가는 도착지에서 잠시 전경을 바라보다가 미련 없이 발코니를 두고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발코니의 시간이 끝나면 작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예술가가 아닌 또 다른 페르소나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이것 역시 나의 발코니라며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지 모르겠다. 전시를 보는 관객들이 전시장이라는 또 다른 중간 지대에서 선보이는 작품과 자신 사이의 어느 즈음에서 자신만의 발코니 공간을 떠올릴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공간이 삶에 작은 실천을 불러올 수 있기를 바라 본다. ■ 김지영

* 각주 1) 이민희, 「발코니 프로젝트1」, 4K / 단채널 / 컬러 / 사운드 / 2021 / 16'24" 2) 이민희, 「발코니 프로젝트2」, 4K / 단채널 / 컬러 / 사운드 / 2021 / 32'45" 3) 이민희, 「발코니 프로젝트3」, 4K / 단채널 / 컬러 / 사운드 / 2023 / 36'15" 4) 대표적인 유형의 작품으로 에두와르 마네 (Édouard Manet)의 대표작 「발코니 Le balcon」(1869)가 있다.

Vol.20230712a | 이민희展 / LEEMINHEE / 李旼姬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