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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충청북도_충북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pm~07:00pm
B77 갤러리 B77 GALLERY 충북 청주시 흥덕구 흥덕로 122 Tel. +82.(0)43.902.1377 www.b77.kr
바람결에 스쳐 떠오르는 기억은 시간을 훌훌 떠나보내고 / 계절을 느끼는 장소는 그대로 박제되어 기억의 환희가 된다. // 잡지 못하는 시간과 서지 못하는 장소에서 / 존재를 상실한 채 두리번거리는 사람은 / 존재를 붙잡으려 애쓰는 사람은 // 서로의 만남을 알지 못 한 채 그냥 그렇게 지나쳐 간다. / 한 계절의 열두 달은 다시 또 그렇게 흘러간다.
정해진 한해의 끝에서 따뜻한 햇볕의 온기를, 살가운 바람의 생기를 살갗에서 비스듬히 느끼며 사계절의 기억을 한 달의 추억을 되짚어 보는 '쉼'을, 오래지 않을 전시 공간에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한 계절의 열두 달은 기획되었다. 여기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계절과 그 시간을 느끼는 공간은 주관적이다. 객관적이지 않은 시간과 공간은 오히려 그 관념들을 애써 무디게 인식하거나, 혹은 초월하게 한다. 우리가 학습한 인식과 경험의 지각으로는 한 계절에 열두 달이 있기란 어려운 일이다. 지구 어느 편에 간다면 모를까, 적어도 이곳에서는 말이다. ● 작가가 느낀 시간과 공간을 풀어내는 정서는 사계절과 열두 달이라는 시간을 구분하는 약속의 단어에서 왔으나, 결국 작가의 조형적인 해석은 전시 제목의 문맥에서 나타나듯이, 아이러니하게, 규칙을 벗어던진다. 조형 언어는 평온한 자연을 떠올리는 이미지들로 연속되며, 이미지에 사용된 소재들에서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배어난다.
전시는 연극(문학)의 구성 형식을 차용하여 프롤로그를 선두로 본편인 한 계절의 열두 달,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었다. 프롤로그 한 계절의 열두 달 겨울, 봄, 여름, 가을을 상징하는 네 개의 영상 작품은 작가가 정서적으로 느낀 사계절을 선의 궤적으로, 말 그대로 (생명의) 활기를 불어넣는 애니메이션(animation)이다. ● 한 계절의 열두 달에는 열한 개의 작품이 나열된다. 작가 스스로 혹은 그 누구라도 한번쯤 그 어떤 장소에서 명상하듯, 아니면 고요히 그 장소의 시간을 즐기듯, 잠시나마 향유 했을 상상의 순간들을 은유로 풀어내었다. 그리고 그 빗댐에는 상징과 나름의 도상이 숨겨져 있다(도상적 상징이 숨겨져 있다).
빛과 그림자 효과를 준 볕의 시작, 녹음방초를 연상하는 팔랑이는 여름의 숲, 풍경을 바라보는 창가, 움직이는 바람의 궤적을 모아 정지시킨 바람의 향기, 대지의 이동, 땀방울 같은 과즙이 담긴 도원은 마치 이곳이 봄에 만개한 복사꽃 무릉도원이 아닐까 추축케 한다. 이어 등장한 작은 오일 파스텔 드로잉 노트/공간이동은 색다른 차원으로 시선을 옮아간다. 행성의 출발, 지구의 별은 순식간에 우주 저 편으로 존재를 날려버린다. 본편 안에서도 연작으로 제작된 보고 보았다(1) 시소(seasaw), 보고 보았다(2) 비라보다, 보고 보았다(3) 봄은 피었다는 차례대로 마치 담 넘어 무언가를 바라보기 위해 시소 혹은 널뛰기의 비뚤어진 균형을 잡으려 하고, 그토록 애써 바라보았지만 존재의 일그러진 형상(illusion)을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는 생화의 극락조를 오브제로 하여 현실의 인식을 비켜나 꿈꾸는(몽상의) 감정을 애써 태연하게 정점에 자리하게 한다.
이어 등장한 에필로그는 부지불식간에 결국 현실의 잣대를 들이댄다. 늘 현실에서 목마르고 갈망하는 인간 존재를 상징하는 목마른 오후, 일상의 거리를 뚜벅이 처럼 걷는 거리를 걷다 그 장소(1,2), 누적된 삶의 모습 시간의 거리. 그러나 다행인 것은 공간이동의 열쇠를 쥐었던 노트/공간이동이 다시 한번 등장해 현실의 규칙성을 벗어나 앞으로의 시간과 공간의 감성적인 여행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는 사실이다. ■ 성정원
Vol.20211224e | 성정원展 / SUNGJUNGWON / 成政原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