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그리고 봄 03 The 4 Seasons, and Spring 03

하임성展 / HAIMSUNG / 河林成 / mixed media   2021_1214 ▶ 2021_1219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3-겨울_The 4 Seasons, and Spring03-Winter_캔버스에 유채, 앱_116×91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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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성 홈페이지_imha.wo.to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한중문화관 Inchoen Korean-Chinese Cultural Center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 238(항동1가 1-2번지) Tel. +82.(0)32.760.7860 www.icjgss.or.kr/hanjung

인천화교역사관 Inchoen Overseas Chinese History Museum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 236(항동1가 1-16번지) Tel. +82.(0)32.760.7860 www.icjgss.or.kr/hanjung

인생의 황혼기를 겨울에 빗대어 내 부모님 이목구비와 황량한 겨울 풍경, 흩날리는 눈 속의 할미꽃과 장미 봉오리, 눈 덮힌 산, 낡은 나무뿌리 등을 결합한 「사계, 그리고 봄 03–겨울」에서 보듯, 현재 내가 표현하고 있는 것은 '삶의 연속'이라는 주제이다. 몇 해 전 아버지의 작고 이후 삶에 대한 사유는 깊어졌지만, 이미 나는 초창기부터 '실재(實在)', '이상향', '세상' 등의 키워드를 지속적으로 작품 주제로 삼았기에 이러한 시각은 본인의 가장 주요한 내적필연성 중 하나이다.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3 V02_The 4 Seasons, and Spring03 V02_단채널 영상_00:01:45_2021

이처럼 나는 초기부터 내 사유 속 형이상학적 주제, 자전적인 내용을 표현했을 뿐 적극적인 사회 참여적 경향을 보이지 않았고 일반인들에게 쉽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그래서 구본주나 신학철의 작품, 박건웅의 만화처럼 대중적으로 사회에 잔잔한 메세지를 주거나, 또는 내면에 강한 울림을 주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나에겐 경외의 대상들이다.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4-여름_The 4 Seasons, and Spring04-Summer_C 프린트_116×91cm_2021

가시적 조형에서 평면미술의 경우 이전작들처럼 소소한 장면들과 이들이 모인 거대한 형상을 함께 추구하였다. 미시적인 이미지들은 저명한 미술평론가 박영택님께서 언급하신 '재현의 덫'*에 빠진 것일 수도 있지만,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세계를 총체적인 것보다 하나의 '폐허(ruin)'로 바라보며 각 파편들을 대한 다의적 파악을 강조했듯이, 각각 독립된 의미들을 발현하고 있다. 또한 묘사에 치중한 작은 편린들이 모여 '그림은 외부 세계의 특정한 닮은 꼴을 찾는 재현이 아닌 그 자체로 독립적 위상을 점한다'는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시각처럼 전체적으로는 나만의 독자적인 거대 형상, 하나의 소우주로 승화되고 있다. 따라서 그린다는 것이 대상에 대한 종속과 나의 세계, 객체와 주체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다.

하임성_itshah2_안드로이드 앱

이번에도 「사계, 그리고 봄 06–나비」처럼 캔버스에 실크스크린으로 이미지를 전사한 후, 젤스톤, 헤비젤 등에 아크릴물감을 섞어 입체감 있는 마띠에르를 선보였다. 모더니즘적 특성 중 하나인 재료의 물성적 효과를 부각하여 '평면 내 이미지라는 환영'과 '물성이라는 촉각적 실재'가 함께 화면 내에서 각축을 벌이도록 하였다. 존재하지 않지만 허상을 통해 인지되는 인식과 촉각적으로 느껴지지만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실상을 결합시켜, 양자 간의 묘한 긴장감을 꾀한 것이다. 특히 환영과 작가의 손맛을 제거한 미니멀리즘 미술 이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작가 신체성의 복원'을 전면에 내세운 루시안 프로이드(Lucian Freud)처럼 마띠에르를 통해 그린다는 행위적 유희, 신체 감각의 직접적인 전달이라는 나의 표현주의적 속성을 드러내고 있다.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6_The 4 Seasons, and Spring06_실크스크린_83×60cm_2021

내 감각의 직접적인 분출과 개인적 경험 및 사유의 표현은 감상적 대상 재현에만 머물러 있는 부류, 미디어에 집중하거나 색다른 감수성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주류 동시대 미술이라기보다, 물성적 효과 부각이라는, 그리고 외부 세계와 절연하고 철저히 내면으로 함몰되어 그것에 집중하는 전통적인 모더니즘적 표현방법에 가까울 수 있다. 또한 작가 내면의 표출, 일상과 사유의 표현이 확대되어 사회와 연관된 페미니즘, 동시대 사회를 표상하는 프리다 칼로(Frida Kahlo), 쟝사오강의 작품처럼 확장성을 띠고 있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6-나비 The 4 Seasons, and Spring06-Butterfly_혼합재료_53×45cm_2021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6-모란꽃 The 4 Seasons, and Spring06-Peony flower_혼합재료_53×45cm_2021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6-가을 The 4 Seasons, and Spring06-Fall_실크스크린_60×40cm_2021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6-겨울 The 4 Seasons, and Spring06-Winter_실크스크린_60×40cm_2021

하지만 나는 젊은 날 모더니즘 표현 경향이 대다수이던 한국화단을 경험하고,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선 사회 속에서 생활하며 어느덧 여느 현대인처럼 내용이 불분명한 기표로부터 세계를 인식하는 영상매체에 길들여져 있다. 이것은 내가 학창 시절 수용했던 '내면의 분출과 물성적 표현'이라는 모더니즘적 표현방법과 디지털 매체 결합 실험의 토대가 된 듯 하다. 평면미술을 제작하며 여전히 모더니즘적 표현의 영향에 속박되어 있는 나를 발견하며, 여기에 대한 출구를 찾기 위해 또는 새로움에 대한 갈구로써 '출처 있는 인터넷 사진의 재가공'을 통한 디지털사진 제작,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평면미술과 비디오아트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전의 선행 작가들, 최근의 젊은 작가들과는 결이 다름을 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임성_연속적인 여정 03 Continuous Journey 03_3D 프린팅_30×35×15cm_2021

금번 전시에서도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감상 어플리케이션인 'itshah2'를 통해 「사계, 그리고 봄 03-겨울」을 스캔하면 황량한 음악과 함께 눈보라와 얼음, 겨울새 등이 등장하고 이내 희망이 가득한 음악과 함께 나비, 벌, 무당벌레 등이 노니는 「사계, 그리고 봄 03–봄」 이미지로 변하는 동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은 지난 5년여간 지속해온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평면미술과 동영상 콘텐츠의 결합, 평면작품 감상에 촉각과 관객 신체성의 동원, 평면미술의 현대 신체미술 내 포함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 '숨겨져 있는 색다른 내용 또는 의미 찾기' 라는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적 특성도 일부 띠고 있다. ■ 하임성

* youtu.be/DC8u1fexf_w

Vol.20211214c | 하임성展 / HAIMSUNG / 河林成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