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 A씨의 초대

경기문화재단×홍이현숙 기획체험展   2021_1204 ▶ 2021_1231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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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현숙 홈페이지_www.honghyunsook.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예술감독 / 홍이현숙

2021 문화다양성 교육사업-감각확장프로젝트

주최,주관 / 경기문화재단 협력 / 부천문화재단_부천아트벙커B39

관람시간/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00pm / 월요일 휴관 ▶ 신청안내 / ▶ 사전관람예약

부천아트벙커B39 Bucheon Art Bunker B39 경기도 부천시 삼작로 53 멀티미디어홀(MMH) Tel. +82.(0)32.321.3901 artbunkerb39.org blog.naver.com/b39-space

지금 우리가 해볼 수 있는 일들 ● 뜬금없이 처음 오소리의 똥 냄새를 맡았을 때가 생각난다. 상상도 못해본 냄새다. 소똥냄새도 아니고 개똥냄새도 아니고 고양이 똥냄새처럼 코끝을 찌르는 것도 아닌데 역한 느낌은 으뜸이다. 뱃속이 니글거려 뒤집어질 것 같았다. 동면을 앞둔 때라 그런지 더 기름에 쩔어 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저녁, 그 배설물의 주인인 오소리 a씨가 나를 초대하였다. 언제였나? '코로나19'보다는 먼저였던 것 같다. 내가 그의 초대에 응하기로 한 것은 순전히 팬데믹 때문이었으니까.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낯선 세상이 되자 새삼스레 그의 굴이 궁금해졌던 것이다. 혹시 지상세계에서 지하세계를 연결하는 구멍이 있지는 않을까? 우리를 빨아들여 상상도 못할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 줄 어떤 블랙홀 같은 것 말이다. ● 어쩌다 초대 받기는 했지만 그뿐, 나는 그의 굴로 가는 길을 알지 못했다. 산비탈마다 찾아 헤맸다. 어디로 가야 그의 굴이 있을까? 온 산을 속속들이 뒤졌는데도 찾을 수가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포기하고 어디쯤에서 누워 버렸던 것 같다. 눈을 감았더니 온갖 소리들이 버석거린다. 사방에 어둠이 내리고 눈앞이 붉어지는 느낌이었는데 어렴풋이 희미하게 어떤 길이 떠오르고 그 끝에 작은 구덩이 같은 것이 보였다. 엉금엉금 살살 땅바닥을 손으로 훑으며 천천히 돌아들어 간다. 주위의 것들이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몸을 낮추어 기어들어 가자 작고 낮은 호흡들의 향과 온기가 코끝을 스친다. 두려운 손끝이 끈적거리고 발바닥은 거칠고 축축하다. 밍밍한 지렁이의 냄새, 두꺼비의 비릿하고 물기어린 냄새, 족제비의 오줌 지린내, 나뭇잎들의 썩어가는 냄새가 다 들어온다. ● 그가 없는 그의 굴을 통과한 자들이 만져볼 수 있었던 어떤 것들. 그 민감해진 감각 속에서 생기는 질문들. 우리가 맹탕으로 건너 뛴 감각들을 하나하나씩 다시 끄집어내어 본다. 비대면하면서 새롭게 대면하는 감각들. 여기서 촉각은 시각을 보충하지 않는다. 나는 시각적 주체가 아니고 촉각적 주체로 존재한다. 그리하여 사물 본래의 질감을 만지기를 원한다. 사물의 깊은 냄새를 맡기를 원한다. 세계가 소외시킨 혹은 스스로 소외된 주체가 촉각이라는 감각으로, 후각이라는 다른 감각으로 다시 세계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것이다. 신체는 이 굴을 통과하면서 긍정의 몸이 되고 내면과 외부세계를 잇는 주체적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2021년 10월) ■ 홍이현숙

Vol.20211204g | 오소리 A씨의 초대-경기문화재단×홍이현숙 기획체험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