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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니박 인스타그램_@chuni_park 추니박 유튜브_youtube.com/channel/UCRA5tGJeztUiZpdnoP0lVTQ
초대일시 / 2021_1109_화요일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마리 GALLERY MARIE 서울 종로구 경희궁1길 35 1,2,3,5층 Tel. +82.(0)2.737.7600 www.gallerymarie.org www.facebook.com/gallerymarie.org www.instagram.com/gallerymarie_
갤러리 마리는 오는 11월 9일부터 12월 17일까지 추니박Chuni Park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추니박은 30여 년간 꾸준하고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온 한국화 작가이다. 그동안 유행과 타인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굳건한 작가 정신을 지닌 한국화 작가로서 중앙일보 평론가50인이 뽑은 3040작가 10인, 동아일보 올해의 예술가 한국화 부문 1위에 선정되는 등 활발하게 한국화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이다. 2016년 이후 갤러리 마리에서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이번 개인전은 이전 전시보다 큰 대규모 전시로 1F 윈도우 갤러리, 2F 레스토랑 갤러리와 3F, 5F의 메인 갤러리 등 다양한 전시 공간에서 그의 신작 50여 점을 선보인다. 2000년 기억의 풍경을 발표한 이래 본격적으로 검은 풍경, 흐린 풍경, 낯선 풍경 등 다양한 풍경 작업을 실험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풍경의 관찰을 통해 자연의 특징을 살린 선과 패턴을 찾아 현대적인 조형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팬더믹 시대에 무엇보다 갈구되는 일상인 여행이 주는 낯선 즐거움, 자연과의 조우, 치유 등의 메시지를 담은 작가 특유의 색을 한지에 우려내어 먹 선을 해치지 않는 필선의 조형미로 컬러플한 작품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은 여행을 주제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 풍경을 다 담았다. 꽃이 피는 계절과 여름 숲, 가을 길과 겨울 풍경들은 각각에 맞는 준법과 먹의 농도, 색과 먹의 조화 등 각각의 풍경에 맞는 작업으로 작가만의 풍경미학을 보여준다. 추니박 작가는 항상 밖에서 사생을 많이 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듯이 자연의 변화를 목격하며 몸에 체득된 자연에 대한 색을 화면에 옮겨내고 있다. 그의 풍경화에는 꽃과 숲이 있고 절벽과 산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강과 바다가 흘러가며 길이 있고 빨간 버스가 있다. 빨간 버스는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 그림 시리즈의 중요 오브제이자 작가 자신 혹은 관람자자신이 될 수도 있다. 그 시작은 늘 여행길에 있었던 그가 부모님 집으로 향할 때면 보이던 버려진 버스에서 기인한다. 늘 같은 자리에 있던 그 빨간 버스를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는 동안 지나칠 때마다 보다 보니 어느 순간 버스가 달리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빨간 버스는 '나'이자 '당신'과 '자유'로 내면화 되어 여행을 시작했다. 자가용은 고속도로를 달리지만 버스는 굽이굽이 동네를 다 거쳐서 돌아가는 맛이 있다. 그게 여행이고 인생을 닮았다.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긴 마찬가지지만 가는 내내 꽃도 보고 들도 보고 강물에 젖은 풀도 보고 밭 한 가운데 조그만 집이 얼마나 포용력 크게 다가오는지 낱낱이 기억하고 느끼면서 가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다. 빨간 버스와 글라이더, 소파 등의 오브제는 육로를 가로지르고 하늘을 날며 숲 한 가운데서 휴식하며 여행을 돋구어 준다.
이번 《여행, 기억 그리고 풍경》의 작품들은 각각의 풍경에 맞게 이전의 작업들에 비해 정제精製 되고 함축적인 표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통 준법에 얽매이지 않은 각각의 풍경에 어울리는 그만의 준법을 패턴화 시켜 표현한 것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활엽수는 라면준, 침엽수는 압정준, 바위는 철사준으로 추니박이 십 수 년 간 사물과 자연을 곁에서 오래 관찰하고 얻은 결과이다. 자신만의 필법으로 구별되고 특징지어지는 패턴들은 자연의 파편이면서 완전체가 되어 각각의 풍경들을 기운생동하게 한다. 이것은 현대 미술이 추구하는 평면성의 표현을 위한 추니박만의 필법 연구로써 재현에 방점이 있지 않은 평면적 풍경화로 진화 중이다. 추니박 작가는 너도나도 '자연'을 얘기하니 너무 뻔한 것, 시류의 편승으로 느껴질 수 있어서 항상 긴장하는 한편 오랫동안 바라보고 이리저리 만지고 관망하는 자세로 자연을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미술학도 시절과 그 이후 환경, 전쟁, 기아 혹은 소외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표현주의적으로 과감한 작품을 보여주었던 그가 자신의 화폭을 어둡게 만들지 않아야겠다는 결심 아래 떠났던 여행에서 풍경을 화폭에 담기 시작한 이래 작품에 대한 갈등이 생겨날 때면 그는 여행을 떠난다. 그에게 여행은 삶의 연속이며 자신을 정화시키는 중요한 의식 같은 행위이다. 세상과 만나고 내재돼 있는 능력을 일깨워내기도 한다. 여행을 하는 일은 낯선 곳과 낯선 곳을 잇는 연속적인 긴장감을 주기도 하거니와 그러한 긴장 뒤에 휴식과 친구를 만나고 자연에 동화되며,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는 그 연속선상에서 긴장이 관조가 되고 평화가 되는 순간의 접점이 좋아 매번 떠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여행, 기억 그리고 풍경》을 통해 관람객들도 그러한 시선으로 자신의 작품을 볼 수 있기를 작가는 기대한다. 빨간 버스가 지나가는 초록 숲과 노란 유채밭과 분홍 꽃밭 그 길 위에서 쉬어가며 오늘 이 난세의 어지러움과 불안을 던지고 새 희망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 차경림
최근 몇 년 동안 숲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계절이 바뀌는 순간을 여러 번 목격했다. 계절이 바뀔 때 순간적으로 만나는 자연의 색은 마치 영화에서 총에 맞아 쓰러지는 사람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는 것과 같은 경험을 준다. ●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정신을 바짝 차리고 흐르는 시간을 보려 해도 우리는 쉽게 그것을 볼 수 없다. 다만 매일매일 같은 장소에 앉아 자연을 바라보는 자만이 그 놀라운 순간을 만날 수 있다. ● 나는 봄과 가을의 숲에서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는 일을 몇 년째 지속 해오고 있다. 봄의 숲에서 노란빛에 가까운 연두 빛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은 길어야 하루정도 이다. 숲으로 들어오는 빛이 연두색의 나무순을 어루만지면 나는 그림을 그리다 말고 그냥 멍하니 그 속에 빠져있었다. 그 빛과 색은 하루하루 다른 빛을 띠며 초록의 여름으로 흘러간다. ●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의 어느 순간에 초록의 나뭇잎이 연두색과 노란색으로 화려하게 수를 놓고 한 순간 주황빛을 뿜다 이내 갈색으로 죽어간다. 그 순간은 너무도 짧아서 시간의 덧없음에 슬픔마저 느끼게 된다.
자연의 변화는 색의 변화다. 나무와 바위가 자연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면 자연의 변화하는 색은 자연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인간의 운명을 자연의 사계절에 비유하는 것이 아닐까! 그 피의 흐름에 따라 계절이 바뀌고 세상은 삶과 죽음의 끝없는 윤회를 반복하며 생명으로 넘쳐나게 된다. ● 최근 몇 년, 나는 많은 시간 숲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숲을 바라보고 숲을 걷고 숲을 즐기고 숲을 그렸다. 그런 경험을 통해 내게 기억된 것은 물감에 없는 자연의 색이다. 미묘한 색의 변화 예를 들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연두색과 초록색, 노란색과 주황색, 붉은색과 갈색의 차이를 보면서 나는 어느 계절 어느 순간의 색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체득된 자연으로부터 얻은 색을 나의 그림에 담아내고 있다. ● 여행은 나에게 산소와 같은 것이다. 여행을 통해 나는 숨을 쉬고 내 자신을 치유한다. 또한 새로운 낯선 곳의 풍경만큼 익숙한 풍경이 선사하는 포근함, 그래서 나는 나의 정원으로도 여행을 간다. '여행, 기억 그리고 풍경'은 지금 나의 여기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묘사이다. ■ 추니박
Vol.20211112d | 추니박展 / Chuni Park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