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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비트리 갤러리 B-tree gallery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94 홍익대학교 홍문관 1층 Tel. +82.(0)2.6951.0008 www.b-treegallery.com
본인은 이전부터 언어로 명제화할 수 없는 것들, 단어와 단어가 아닌 그사이, 의미와 의미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명명할 수 없는 어떠한 미묘한 존재들에 주목해왔다. ●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바 대로 '말할 수 없는(명명할 수 없는) 존재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동일성의 법칙 아래 언어로 규정되어진 것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지닌다.
본인의 작업은 이러한 '명명할 수 없는 존재들'의 사례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는 목적 없는 수집의 행위에서 비롯된다. 수집되는 오브제들은 의도를 가진 모종의 작업을 위해 특별히 마련되는 것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 취향에 의해 의미 없이 수집된 것들이다. ● 이렇게 수집된 오브제들은 무작위적이고 이질적인 결합을 통해 익숙한 듯 묘한 기시감을 갖는 생명체로 재구성된다. 이 존재들은 구성하는 각 부분이 리좀과 같이 접속이 자유롭고 수평적이며, 통일되지 않은 이질적인 것들이 결합된 다양체로 항상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접속과 함께 변화하며, 새로운 부분이 접속하면 전체의 성질 또한 변화한다.
이들은 경계와 지표를 넘나들며 만들어진 존재라는 점에서 이전보다 초월적이고 확장된 의미를 획득하며 이는 경계 너머의 초과된 의미를 지닌다는 면에서 초과물(hyperobject)이라 부를 수도 있다. ● 본인이 이러한 초과물의 제시를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언어적인 것들의 이질적 결합을 통한 비언어적인 것의 만듦이다. 우리가 말하는 지식이라는 것은 언어를 기반으로 소구되고 만들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한번쯤 이러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과연 세계의 모든 진리가 언어로 환원될 수 있는가?' / '언어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은 진리가 아닌가?'
우리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지식은 항상 부족하고 불충분하다. 우리는 살면서 진리임에 분명하나 언어나 텍스트로 환원될 수 없는 것들과 종종 대면하곤 한다. 이러한 명명할 수 없는 것들은 오히려 언어적 한계를 뛰어 넘는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보다 진리와 보다 가깝게 위치한다. 우리는 이 언어로 명명 불가한 '틈'을 통해 비로소 보다 초월적 세계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 이번 전시는 이 '틈'을 초과물(hyperobject)의 사례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언어 너머의 초과된 의미가 갖는 혼종성에 주목하고 의식과 무의식, 나와 타자, 종과 종,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제기하는데 궁극적 목적이 있다. ■ 이주현
Vol.20211102k | 이주현展 / LEEJUHYUN / 李周鉉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