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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선 홈페이지_bluecamel.creatorlink.net 최승선 인스타그램[email protected]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Tel. +82.(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멸종된 것의 유전자 ● 스산하지만 거대한 흔적을 가진, 마치 공룡 화석과도 같은 폐광지의 끝에서 유년을 보냈다.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검은 진주'라 불리던 거대한 산업이 품고 있던 마을은 그것들과 함께 깊은 곳에 매장되어 버릴 무렵이었다. ● 모두에게 있어 공룡과 같았던 거대한 시대는 멸종했고 부지불식간 그 보다 더 화려한 새로운 사회가 성큼 다가와 아주 가까이 유혹하고 있었고 나는 그림자 속에 숨어서 지켜볼 뿐이었다 . 그 새로운 것과 조우하기에 내 모습은 낯설고 두렵고 또 너무나 초라했다. 피와 뼈, 태생의 흔적들을 들춰 보아도 진화에 실패한 멸종 이전의 유전자를 가지고 희박하게 생존해 있는 나를 보았고 금세 녹아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낡고 오래된 것들이 그렇지 않은 것들로 인해 궁핍하고 무색해 질 때가 있다. 그러나 나의 존재를 물을 때 그림자처럼 붙어있는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폐허로 버려진 산업화의 잔해들, 생명을 다한 것들이지만 나의 몸에 이식되어 있는 세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 그것들은 애초 쉽사리 끊기거나 사라질 수 없는 생명의 숨소리 처럼 여전히 존재해야 하고 그로써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직 여기에 살아 존재하는 시대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작은 흔적들로 하여금 기억과 시신경으로 겨우 연결된 단편적 이미지들을 끊임없이 물고 늘어지며 과거의 그것들을 끄집어내는 일이다. 다시 해체와 분해를 반복하여 현실과 엮어내고 다시 조립한다.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나의 존재 역시 드러난다. ● 산업사회의 흔적뿐만 아니라 점차 희미해지는 개인적인 경험의 기억과 이성, 지각들이 척박한 캔버스로 여러 뿌리줄기 식물처럼 내려앉아 이야기가 되고 그림과 시(時)가 된다. (2021. 8) ■ 최승선
Vol.20211006h | 최승선展 / CHOISEUNGSUN / 崔乘善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