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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선 블로그_blog.naver.com/seungsun78
초대일시 / 2014_112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공휴일_11:30am~06:30pm
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도올빌딩 2층 Tel. +83.2.739.1405~6 www.gallerydoll.com
"이성이란 요컨대 한낱 이성일 뿐, 인간의 지적 능력을 만족시키는 데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의욕은 전체 생활의 발현이며, 이성도 비근한 생리적 작용도 모두 포함하는 인간의 전체 생활의 발현인 것이다. 이 발현에 있어서의 우리의 생활은 가끔 부질없는 것이 되기는 하지만" / "2×2는 4가 훌륭한 것이라는 점엔 나도 이의가 없지만 그러나 모든 것에 다 그 권리를 인정하려면 2×2는 5도 역시 훌륭하다고 해야 할게 아닌가". (도스토옙스키, 지하생활자의 수기 중에서 부분발췌) ● 도스토옙스키의 '지하 생활자의 수기'는 체르니셉스키의 사회주의 이론 저서 '무엇을 할 것인가'의 반박으로 완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이념체계의 선택문제로 국한되지 않는 현대적 특성을 지닌다. 긴 독백 형식으로 구성된 이야기들은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현실의 삶 안에서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것들로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 이념과 정체성, 자유와 존엄, 행복, 등을 연상 시킨다. ● 다소 신경질적인 표현과 냉소로 심리성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야기 흐름은 주인공이 왜 스스로를 닫고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며 이렇다 할 결말을 보여 주지 않는다. 실제 도스토옙스키가 경험으로 확인 한 바 있는 이념적 현실 그리고 개인에게 끼치는 영향을 직시 하면서 작가는 인간 본성에 주목 한다.
외부요인이라 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이념체제가 개인의 삶에 개입 되고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이 역사화 되고 궤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세상이다 라고 보여 주려는 듯 소설은 냉혹하다. ● 매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버리는가 라는 질문은 각자의 몫이며 미래를 알 수 없기에 시작된 불안감은 나와 타인을 비교하는 현재의 삶을 인정한다. 그 자체로 욕망이 되는 현실은 내적으로 이방인 일 수 밖에 없다. ● 인물을 바탕으로 대상들을 자유롭게 배치 시키며 나름의 방식으로 풍경을 완성 시켜 온 최승선의 작업은 이런 현실안 삶의 무게를 확인 하려는 듯 작품들은 진지함을 더한다. 전시주제 '사각지대' Blind Spots란 보이는 현실 경험을 기억으로 인식 하면서 오는 상실감을 인물안에 표출 시킨 것으로 공간과 인물이 주는 느낌이란 고독하다. ● 작품「코러스」에서 이미지들은 화면을 부유하고 그 안에 인물은 어디론가 시선을 두지만 그 시선이 어디로 향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공간 하단에 공장들이 밀집해 있고 하늘을 바탕으로 공간을 부유하는 대상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곳이 어디인지 알려주지 않는 것으로 조형적 특성상 몽환적이고 환영에 가까운 성질을 갖는다.
내러티브적 요소와 그렇지 못한 이질적 요소들의 개입은 정확한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는 방식으로 작가의 인식구조라 할 수 있는 기억이 회상화 되고 망각되는 작용이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 기억 안에서 해체 되고 재조합 되면서 나타나는 이미지들은 현재를 기점으로 실재했던 장소로서 공간은 사라지고 기억에서 연관된 이야기와 감정들이 뒤섞여 기호화 되는 것이다. ●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생각이 개인 보다는 우리를 이루며 갖는 보편화 된 이념은 욕망하고 권력화 되며 이를 실천 하기까지 그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고 특히나 국내 에서는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다. 나 보다는 우리를 위한 실천으로 개발은 끊임없이 이루어졌고 난개발 지역에 훼손된 도시 풍경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되었다. 작가가 나고 자란 사북 지역 역시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폐광촌은 사라지고 건물이 들어섰다. 하나의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 도시 개발화는 건축물로서나 거래의 가치 논리로 더욱 빠르고 더 많은 건축물들을 필요로 한다. ● 여기서 어떠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사라져 가는 것들이라 할 수 있는 문화, 역사적 유산을 지키기 위해 복원되는 현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느 것이다 라는 정의 없이 진행되는 현상들은 진행형으로 기억으로부터 빚어진 양상들이다. 다만 최승선의 작품으로 떠올릴 수 있는 문제들, 문화로 형성되는 도시화 편재성으로 사라져 가는 대상, 보편화 되는 이념, 집단화 되는 권력과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다. 작가가 말하는 '사각지대'란 인간을 둘러싼 이러한 것들을 그 자신과 비교 하면서 나타나는 무모한 콤플렉스 심리일 수도 있는 자화상 이라 볼 수도 있겠다. ● 동시에 그 자신을 확인 하면서 기억하고 예술로서 만들어 내는 회화안 풍경은 변화한 환경에서 오는 낯섦음, 정체성을 질문하는 자리로 경험을 삶의 가치로 존중, 계승 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 현실은 과거를 오가며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한다. 인간은 부정할 수 없는 이러한 현실 안에서 적응하며 삶을 살아내야 한다. 변화의 주기가 점차 가속화 되면서 과거는 수면 아래로 떨어지고 그 빈자리에는 장소의 기억과는 무관한 대상들이 자리를 잡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안 생태계로 기억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도시화 된 공간 안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버려야 하는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가 남는다. ● 작가는 기억을 바탕으로 사라진 환영의 공간들을 끄집어내고 회화로서 재구축 한다. 현재를 바탕으로 오늘과 내일을 기록하고 망각된 대상들을 통해 반성 하며 예술가 이전에 파수꾼으로 변화한다. 그가 만들어낸 인물과 하늘, 건물로서 만들어낸 풍경은 회화로서 완성된 증거물 들이다. ■ 신희원
Vol.20141127g | 최승선展 / CHOISEUNGSUN / 崔乘善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