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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5:30pm
전북예술회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 161 (경원동1가 104-5번지) 1층 기스락 2실 Tel. +82.(0)63.284.4445 www.jbct.or.kr
『Abandoned 』展은 방치된 도심의 풍경, 재개발을 앞둔 구도심을 성찰하고자 하는 의미의 관점으로 전주시에서 오래된 도시 풍경을 유지하고 있는 완산동, 팔복동, 서신동, 교동, 태평동 등을 기록하였다. ● 방치된 도시의 이미지는 재개발사업이 진행되어 착공을 기다리고 있거나, 재개발 지정이 조합원의 갈등 및 조건이 미치지 못하여 개발이 무산되었거나, 아예 지정되지 못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도심 속의 섬처럼 방치되어 있는 폐가, 빈 점포, 폐시설 등은 과거 도시 성장기에 개발되었던 시가지의 물리적 노후화와 함께 신도시 개발 등에 따른 도시 계획적 산물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태어난 곳에서 살지 않고 일생에서 종종 이동한다. 도시개발이나 경제활동과 같은 사회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이 현상이 발생한다. 대규모의 이주를 동반하는 현상은 디아스포라(diaspora) 즉, 자발적이든 그렇지 않든 사람과 사상 개념의 대규모 이동을 말하며, 과거에는 질병이나 전쟁 때문에 삶의 터전을 이동하거나 개척을 위해서 유목민의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기존에 낙후된 터전을 없애고 좁은 땅에 다수의 주거 형태인 아파트라는 효율적인 건축물로 일대를 새롭게 재건축을 진행하게 된다. 뉴타운을 지향하는 합리적인 도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신도시 건설정책들이 도입되는 것이 현대 주거문화의 모습이다.
재개발 지역의 풍경 앞에 놓인 건물과 오브제를 들여다보면서 지금은 사라진 모든 것의 상징적 재현에 대한 증인이 되기도 하며, 대조하여 작품의 미학적 효과를 주기도 한다. 작가는 지리적 위치의 건물들 변화가 거주했던 사람들의 사회적 풍경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탐색한다. 쓰레기가 넘치고 볼품없는 공 • 폐가 풍경이지만, 그 공간으로 깊이 들어가 풍경을 미술 재료의 일부처럼 재구성하며 사용하는데 오래된 기타나 가구 조각을 사용하여 돌과 낙엽을 특정 패턴으로 늘어놓음으로써 공공미술 프로젝트처럼 특정 환경에 맞춰 구성하고 배치하는 것을 시도하였다.
우리는 구도심의 오래된 건물과 오브제를 보면서 그 시절 어떻게 작동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흥미를 느낀다. 사진을 통하여 구건물과 신건물의 대조를 통해 빈부격차를 보기도 하고, 재래식 화장실 시설과, 브라운관 TV 등 생활가전제품을 보며, 과거에 살았던 모습의 기억을 되새기기도 하고, 낡은 건물의 벽의 질감을 보며 심리적 공간이 한국 정서의 주거지 모습으로 과거를 소환하는 공감을 받는다.
급속히 진행되는 재개발 현장에는 출입 금지구역으로 지정되며 노랑 비닐 울타리로 자본에 의해 정해진 경계가 형성된다. 녹색의 우거진 나무와 넝쿨 속에 누워있는 창틀과 문틀을 보면 근대에 건축양식들이 생을 마감하여 땅속의 묻힌 기분이 든다. 철거될 폐가 벽에 그려 놓은 아트페인팅, 사람이 떠난 지역에 건물과 물건 이외에 남아있는 건주인을 잃은 유기견이나, 길고양이도 자본주의의 희생양 삶의 터전을 잃게 되었고, 동물들의 방치된 모습은 도시재개발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준다. 작가는 기록성과 사회성을 포함한 은유적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접근하였고, 중형(6x4.5,6x7), 대형(4x5)카메라로 깊은 심도와 정교하게 균형 잡힌 서정적 프레이밍으로 이미지를 만들었다.
『Abandoned 』展는 재개발지역의 기존의 삶 양식들을 되새기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부식된 풍경을 바라보며, 특정 공간에 내재된 시간과 기억의 지층을 탐색해 나가는 현대화 과정에 퇴색해가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환기한다. ■ 소영섭
Vol.20210731a | 소영섭展 / SOYOUNGSEOP / 蘇永燮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