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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1_0702_금요일_06:00pm_갤러리 토마
1차 / 2021_0608 ▶ 2021_0613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더플럭스 & 더플로우 gallery the FLUX & the FLOW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2층 Tel. +82.(0)2.3663.7537
2차 / 2021_0702 ▶ 2021_0718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토마 Gallery TOMA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446길 18-13 Tel. +82.(0)53.430.1236~8
경계, 대상을 감각하고 판단하는 조건에 대한 사유 ● 김완 작가의 이번 전시에서는 간결하고 심미적인 느낌을 주는 추상적 경향의 작업들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는 촘촘한 스트라이프 형태의 굴곡이 화면의 기본 구조를 이루고 있고 그 위에 극명하게 대비되는 색면이 드러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색면에는 화면 중앙을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는 것 같은 밝은 빛의 느낌이 표현되어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작가는 이 작업들이 프랑스 북부 에트르타 해변을 여행하는 가운데 그 해변의 석양 풍경이 단순히 붉은 것이 아니라 해가 수평선 경계를 넘어가는 마지막 순간 녹색 광선을 보이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경계가 갖는 의미에 대해 명상을 하게 되면서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작가가 먼저 주목하게 되었던 것은 낮과 밤, 하늘과 바다, 붉은색과 녹색처럼 서로 상반된 영역이 마주치는 경계면에서 일어난 미리 예측하지 못했던 신비로운 현상 그 자체였지만 작가는 점차 자신의 관심이 이 경계 지점으로부터 '어떻게 서로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교차될 수 있는가', 혹은 '과연 경계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와 같은 문제로 향하게 되었음을 인식하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는 그의 작가노트에서 이처럼 경계를 나누고 구분하는 것이 이분법적인 관념일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한 바 있다. 여기서 작가는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 같은 본질은 같은데 모양만 다른, 영원회귀하고 반복되는 그런 것이 삶의 경계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한다. 작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자신의 시각방식과 함께 관찰자인 작가 자신의 실존적 위치를 발견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작업노트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러한 존재론적 자각은 작가의 삶의 태도까지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곳에서 작가는 삶의 경계에서 선택을 강요 받는 것에서 벗어나 초연하고자 하며 그 방법을 모든 형상을 구분하고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이었던 빛에서 찾고자 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작가가 찾은 방법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저 빛을 바라보는 것이었고 작가는 이를 자신의 작업에도 적용하여 형상의 경계이자 색채의 경계가 되는 부분에 빛을 조명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그가 표현한 빛은 작업 내에 보이는 경계면 중앙에 집중되어 있고 주변으로 갈수록 빛이 점차 흐려지는 상태인데 여기서 특별히 발견하게 되는 것은 빛이 집중된 화면의 중심으로 갈수록 명도는 높아지고 채도는 낮아지거나 보색의 영역으로 뒤바뀌면서 기존의 화면에서 감지되었던 색에 대한 관념을 뒤집어버리고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빛의 강도가 더 강렬해진다면 남겨 있는 경계마저 없어져버린 것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그의 작업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가는 경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보게 되는 것은 빛이라는 조건이 선행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지점에서 의도적으로 작업을 멈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김완 작가는 에트르타 해변을 여행하면서 그곳 석양의 신비로운 색채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감성적 차원뿐만 아니라 이를 승화시켜 이렇게 철학적이고 명상적인 차원에서 바라보게 되었고 또 사유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작가는 이 사건이 작업 방식과 살아가고 생각하는 방식까지 변화를 이끌게 되었던 것이다. 색을 구분하고 특정한 이름으로 지칭해왔던 관습처럼 인간의 삶에 부여되어 있었던 수 많은 관념적 태도가 본질을 바라보기 보다는 현상에 집착하게 만들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눈에 보이는 색 자체보다는 대상의 본질과 빛이라는 근원적 원인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고 삶을 살아가는 방향과 사유하는 태도도 이와 유사하게 바뀌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은 작가의 과거 전시에서 보여주었던 작업들과 차별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전 전시에서 보여주었던 현상적인 부분들을 대부분 제거해 나가면서 점차 본질적 영역의 실체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과거 색면추상이나 미니멀리즘 작업들과 비교할 때 김완 작가의 작업은 사태의 본질을 추출해간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태도가 있는 것으로 읽혀질 수 있으나 그 구체적 사유의 내용과 형식 면에서는 극명한 차별적 지점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외형적으로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과 사유의 문제에 작가는 시선을 집중하고자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김완 작가가 무엇을 구분하여 판단하거나 정의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렇게 구분하고 판단하는 경계 혹은 조건에 대해 문제시하고 작업에서 그것을 넘어서서 바라보고자 하는 작업 태도와 그러한 시각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모든 판단이라는 것은 관찰하는 위치와 조건이 변화하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대상은 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그 근원인 본질을 알아가게 될 때 파악하게 되겠지만 그 본질에 대한 앎이라는 것 역시 그 내용이 결정되어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대상을 알아가기 위한 조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김완 작가는 작업에서 빛을 개입시킴으로써 바로 이와 같은 조건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역설적으로 이와 같은 조건이자 경계의 지점에 서 있는 것일 수 있기에 그 경계이자 한계를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초월할 수 있을 때 알아가고자 하는 대상의 본질에 근접할 수 있음을 색면과 빛의 관계를 통해 드러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시각적으로 명확히 감지할 수 있는 색면의 경계를 일부 부각시키되 그 경계를 와해시킬 수 있는 빛, 다시 말해 기존의 색면이 그 의미를 상실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빛을 동시에 인식하도록 만들고 있다. 관객들이 극명히 구분되는 색면의 경계 앞에 서도록 하고 다시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빛을 경험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김완 작가의 작업은 이제 관객 스스로 감각하게 되는 것들에 대한 판단을 어느 정도 유보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동시에 감각에 대한 판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작가가 에트르타 해변의 석양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접하게 되었을 때 명상을 하게 되었고 사유하게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 이승훈
Vol.20210617d | 김완展 / KIMWAN / 金完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