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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너트프라이즈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주말_12:00pm~06:00pm
갤러리 너트 GALLERY KNOT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108(서초동 1656-6번지) 1층 Tel. +82.(0)2.598.5333 www.galleryknot.com @gallery_knot facebook.com/galleryknot119
세상에 던져진 존재는 본능적으로 어디론가 끊임없이 헤엄쳐간다. 어머니의 태궁(胎宮) 속에서부터 우리는 쉼 없는 영(泳)을 계속해 왔다. 어디로 가야 하나. 무엇을 좇아가나. 인생은 늘 의문이 담긴 여행이다.
유영하는 물고기들은 우리의 내면을 여행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들은 물결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흘러가는 인상이지만, 어느 순간 방향을 잡고 의도적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일상 속의 유의미한 감정, 감각의 편린(片鱗)들이 물고기의 형상으로 화하여 가라앉거나 떠오른다. 마치 삶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대변하듯이 각종 물고기들은 흩어짐과 모임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물고기들이 노니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계절감이 담긴 일정한 식물에 대입하여 배경으로 삼는다. 여러 가지 계절의 은유 속에 드러나거나 가려지는 형상들은 깊이감과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그것은 내가 자연 속에서 채집한 특정한 이미지와 순간들이다. 그 순간들은 절대 하나로 귀결될 수 없는 모호한 간극 사이에서 태어나는 빛과 시간의 느낌이다. 일필(一筆)과 순간적 발묵의 연속은 그 찰나를 쫓아간다.
나는 한지와 수묵의 유연한 특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화면 질감을 구사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해왔다. 여기에는 끊임없이 두드려서 질감을 만들어내는 물리적 과정이 수반된다. 이 기법은 빛의 효과와 맞물리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상념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기능을 한다. 여기에 수묵과 한지가 교융(交融)하여 화면 위에 얼룩을 남기는 우연과 필연의 순간적 조형성이 더해진다.
나의 풍경에는 감정과 신체의 한계, 가쁜 호흡에 잠식되지 않고 더 나은 유연한 정신세계를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일상의 어지러움, 일희일비(一喜一悲) 속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한층 구원하고 싶은 자기치유에의 바람이다. 복록(福祿)과 인내의 상징으로서의 물고기는 이렇게 현실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 하지만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그들은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물 밖에서만 물고기는 물을 설명할 수 있다. ■ 유윤빈
Vol.20200908f | 유윤빈展 / YOOYOUNBIN / 劉胤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