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the Window

이정태展 / LEEJEUNGTAE / 李政泰 / sculpture.installation   2020_0704 ▶ 2020_0712 / 월요일 휴관

이정태_Open the Window_202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70910g | 이정태展으로 갑니다.

이정태 홈페이지_www.leejeungtae.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본 전시는 2020년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전시공모 선정전시로 여주세종문화재단의 2020년 문화예술 지원사업으로 추진된 사업입니다.

이정태_Open the Window [Interview] (2020) 유튜브 영상 보러 가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뮤지엄 려 경기도 여주시 명품로 370 Tel. +82.(0)31.887.2626

네모의 꿈Open the Window ● 이정태 작가는 조각을 전공했습니다. 그는 초기 작업에서 그림자나 변형된 인체 형상에 자신을 투영하는 자기 존재의 의미와 마음에 주목했습니다. '나는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자기의 증명이기도 한 그림자와 형상의 이면을 통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를 탐구했습니다. 이후 전개된 작업에서는 '창'이라는 사각형의 틀 안에서 자신을 둘러싼 주변과 일상, 타자의 세계로 생각의 전환을 보여줍니다. 주변의 버려진 나무 조각을 모아 작품의 재료로 삼는가 하면, 시각의 왜곡을 통해 작품 밖 보는 사람의 시점에 따라 작품 내의 형태가 변화하는 조형적 실험을 시도합니다. 이번 전시인 『Open the Window』는 작가의 관심이 타자에 대한 인식에서 나아가 관계 형성에 이르는 공동체의 영역으로 확장됩니다. 직선과 곡선, 정면과 측면, 느슨함과 긴장 등 작품에서 발견되는 이분법적 개념들은 끊임없이 상호 교차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작품 속 '창(window)'을 통해 작품 밖 관객을 만나고자 다가섭니다.

이정태_Open the Window_2020
이정태_Open the Window_2020

다른 존재들 ● 이정태 작가의 작업에서는 보편적 인식에서 서로 다른 편에 위치한 개념들이 공존합니다. 거칠게 뒤틀린 나무판재의 표면위에 단정하고 깔끔하게 칠해진 색 면들이 배치되고, 유연하게 휘어진 곡선들은 단호하게 뻗은 직선들과 함께 수평과 수직을 가로지릅니다. 자유롭고 느슨한 자세로 설치된 조각들은 아주 팽팽하고 긴장된 상태로 그 형태를 유지하며,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감상자의 시선을 맞이합니다. 특히 공간에 사건을 일으키고 그 주변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이 바로 조각의 물질성이라고 한다면, 이정태 작가의 조각들은 시감각과 환영에 기대어 2차원의 평면에 가상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회화의 평면성에 더욱 가깝습니다. 즉, 조각이면서 회화이기도한, 양면적이면서 가변적인 새로운 형태의 조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서로 상반되기도 하는 다른 존재들은 작품 안에서 끊임없이 상호 교차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생산합니다.

이정태_Open the Window_2020
이정태_Open the Window_2020

관계의 형성 ● 상이한 존재들이 이루는 관계 형성의 실마리는 사각형의 발견입니다. 작가가 '창(window)'이라고 명명한 이 사각형은 작품의 정면에 서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각도를 달리하여 작품의 측면으로 서서히 이동하면 어느 시점에서 반듯한 사각형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는 일종의 착시를 일으키도록 치밀하게 계산된 작가의 장치로, 관객에게 물리적이고 실제적인 행동을 유도합니다. 감상자인 나의 존재가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공간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타자인 작품의 완전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이는 관객'은 수동적 관람자에서 작품 창작에 동참하는 적극적 참여자로 그 역할이 변모합니다. 참여자인 관객은 작품을 완성시키는 작품 창작의 주체이자 동시에 스스로 작품의 일부분인 객체가 됩니다. 이는 그동안 그의 작업세계에서 꾸준히 탐구되어온 주체와 객체의 상호교환에 관객을 참여시키며, 작품 안에서의 내적 관계들이 작품 바깥의 관객과 연결되어 또 다른 관계로 확장되는 단초가 됩니다.

이정태_Open the Window_2020
이정태_Open the Window_2020

네모의 꿈: 창문을 열어요. ●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어느 노래가사에서 네모(사각형)는 차가운 현대사회와 도시풍경을 은유합니다. 이정태 작가의 작품 속 사각형의 의미는 나를 넘어 다른 존재의 수용과 관계 형성의 매개체입니다. 작가는 창을 열고 바람과 햇살을 온몸의 감각으로 경험할 때 창밖너머의 세계를 온전히 알 수 있듯이, 나 자신의 견고한 사각형을 넘어 다른 시선과 태도로 상대를 마주할 때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그가 언급한 사각형은 작가 자신이 궁극적으로 예술을 통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을 통해 그가 바라는 것은 사람들의 관계와 사회 속 매개로 작품이 놓이고 기능하는 것입니다.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수없이 다양한 다른 존재들이 예술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 서로가 놓인 공간 속에 들어가 함께 느끼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2020년, 어떤 글에서 3차 세계대전에 비견되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언택트(Untact) 사회의 도래라고 말합니다.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최소한의 접촉으로 서로를 대하며, 타자와의 관계맺음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는 오늘의 상황에서, '창문을 열어요!'라는 작가의 외침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 "우리가 사는 지구는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 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 '네모의 꿈' 마지막 가사- ● 끝으로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조금 이해하게 되는 노래의 마지막 가사에 덧붙여, 작가의 말을 대신 전합니다. 우리 모두가 창을 열고, 네모 바깥의 서로를 발견할 수 있기를. ■ 홍해지

Vol.20200706i | 이정태展 / LEEJEUNGTAE / 李政泰 / sculpture.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