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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0_0221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D SPACE D 서울 강남구 선릉로108길 31-1 로프트 D B1 Tel. +82.(0)2.6494.1000/+82.(0)2.508.8400 www.spacedelco.com
"우리는 왜 이곳에서 이렇게 지루한 시간을 보내며 살아야 하는 거야?" 이태강의 동화 『름름이』(2015)에서 어린 구름이 투덜거리는 모습이다. 늘 비슷한 일상을 사는 사람이라면 어른이던 공감이 갈만한 말이다. 그러나 그런 질문을 던지는 여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태강은 이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투영하며 지루하지 않게 살고자 노력하는 예술가이다. 그는 동화그림책을 쓰는 작가이자 예술가이며, 작곡가 Hisflower의 노래를 부르며 피아노를 칠 정도로 능숙한 가수이기도 하다. 이런 재능은 조금씩 알려져서 이미 온오프 라인 공간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 브랜드가 후원하는 『Love the Earth 생태습지 캠페인』에 참석해서 가수 에릭남, 배우 백진희와 함께 에코 라이프를 전파하기도 했다. 그는 분명 아무나 갈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다.
그가 하는 많은 일중에서 동화는 작업의 근간이다. '고래나무왕'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동화 그림책을 발표해왔다. 다음 카카오 브런치에서 발표한 『름름이』를 포함해서 벌써 5권의 책을 발표했고 이 책과 『고래』로 2015년 브런치북 금상을 받기도 했다. 구름 속을 날아다니는 고래, 꿈을 꾸는 구름과 같이 동심이 품는 세계로 들어가 그림과 글을 지어내며 어른의 세계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순수함을 지키곤 한다. 동화책에 든 그의 그림들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게 전하려는 의도를 담고있다. 글과 그림을 통해 정의, 경쟁, 성공처럼 크고 부담스러운 세상에 지친 이들을 위해 작고 소박한 것들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핑크, 하늘색 등 밝고 화사한 색과 섬세한 선으로 그려진 이미지들은 이태강이 꿈꾸는 세계, 아름답고 따뜻한 세계를 보여준다.
평면에 그려진 환상의 세계를 입체로 만들어 선보이는 것은 그가 조각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평면과 입체 사이의 거리만큼 상상의 나래를 옮기는 과정은 또 다른 창작이라 할 만큼 힘들겠지만 그는 그 단계를 마다하지 않는다. 몇 년 전 전시 『구름처럼 고래처럼』(2016) 전시는 구름모양의 형체들이 배열된 공간에 조명과 음향을 입혀 상상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로 끌어온 바 있다. 이때 동화책의 삽화 그림들이 토대가 되어 제작된 촉감을 갖춘 구름들이 등장했다. 조명을 받은 구름의 인공적 질감은 그의 동화 속 이미지들보다 환상적이었으며 생경하기도 했다.
최근에 그는 『말이 없는 나라』(2018)라는 동화그림책을 발표했다. 이번 전시 제목을 이 동화책에서 따와 '말이 없는 나라'라고 정했다. 전시에는 '말이 없는 나라'에서 말을 찾으려는 슬프고도 희망찬 이야기 그림이 전시되며, 아무 말이나 내뱉어도 수많은 언어 속에 묻혀버리는 현실을 입체로 표현한 작업들도 선보인다. 언어, 즉 로고스를 찾으려는 한 왕국의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그 로고스를 이미 갖춘 현실로 이동해 로고스의 힘을 약화시키는 여러 현상에 주목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복합재료로 표현했다.
이태강은 이미 로고스의 힘이 선과 악, 흑과 백과 같은 이항 대립에서 나오며 그 중 한쪽의 힘을 강조할 때 권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로고스의 허구를 불가피하게 드러내며 그런 상황은 넌센스처럼 다시 '말이 없는 나라'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 같다. 우리가 '아무 말 대잔치' 속에서 '당신의 말', 즉 로고스의 질서를 갈구하면서도 그 갈구가 결국 허무한 소망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 양은희
Vol.20200217a | 이태강展 / LEETAEKANG / 李太强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