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만으로 들을 수 있다면

양유연展 / YANGYOOYUN / 楊裕然 / painting   2018_1212 ▶ 2018_1230 / 월요일 휴관

양유연_보는 것만으로 들을 수 있다면展_임시공간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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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유연 홈페이지_yyy1228.egloos.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 / 채은영 진행 / 이현숙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임시공간 space imsi 인천시 중구 신포로27번길 29 2층 Tel. 070.8161.0630 www.spaceimsi.com www.facebook.com/spaceimsi www.instagram.com/spaceimsi

세계와 상황의 표면 너머에 귀 기울이기 ● 양유연은 익숙한 대상, 사건, 공간을 낯설게 만드는 기이한 우울함과 불확실성을 예민하면서도 미묘한 분위기로 그리는 작가다. 이번 작가 연구는 2008년 학부를 졸업하고 올해까지 10여년을 작업을 하고 있는 젊은 작가의 1만 시간을 가늠해 보려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 특유의 스타일을 대표하거나, 최근 주목받는 작업들이 아닌 작업들 중 인물을 소재로 한 작업으로 꾸렸다. ● 초기 작업의 인물들은 불안정한 정체성과 주변 환경에 대한 상처를 상징한다. 머리가 뚫리고 눈이 파인 인물 작업이나, 초현실적 분위기에서 일본 애니매이션 캐릭터같은 모호한 표정「바람이 불어서, 2008」과 불타는 집 위에 삶의 무게를 짊어진 벌거벗은 소녀의 뒷모습「지금, 2011」은 삶을 지속하는 한 스스로 감내해야할 존재의 불안과 상처로 공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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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2010」은 개인적 상처와 불안에서 사회적이고 공동적 상황과 맥락으로 넘어가는 단계이다. 상상의 인물은 이전과 달리 온전한 형체로 그려지지만 갸우뚱한 얼굴이 한쪽 눈은 우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다른 한쪽 눈으론 내면적인 치유의 시선을 동시적으로 갖고 있다. 달빛의 서늘하면서 따스한 빛이 도시 공간에 내려앉는 풍경 속 인물은 세상으로 슬며시 관계한다. ● 「얼굴5,2013」 「미러볼,2014」 「순간,2014」 「fade,2014」는 빛과 그림자를 통해 내면의 정서와 상황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화면 가득 채운 여성의 눈빛과 표정 그리고 위로 드리워진 일렁이는 그림자는 인물이 누구인지, 어떤 상황인지의 지시적 정보의 정확성보단 부재와 결핍에도 세속화되는 세계에서 계속 미끄러지는 이성과 감정들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가시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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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드로잉1」,「마네킹 드로잉2」은 극단적 세계 속 마네킹-인간, 인간-마네킹의 불안한 상황을 표현한 마네킹 연작의 시작을 보여준다. 「기도하는 사람,2018」은 최근 사회적이거나 정치적 사건의 보도 사진 속 인물을 확대하면서 주변 장소성을 제거하면서 메시지를 숨기면서도 드러낸 작업들과 달리, 거대 서사의 역사적 순간과 장소에 등장하지 않는 다수의 비주체에 주목하며 특정 공동체가 아닌 공동성의 연대를 위한 전환을 시도한다. ● 도시 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변해가는 원도심 낡은 건물 파사드의 네온사인과 쇼윈도우가 끈임없이 흘러내린다. 전시장 속 인물들의 시선은 만나지 않은 채, 차가운 공기 사이를 각자 가로지르며 낮은 목소리를 웅얼거린다. 관람객은 불투명한 질감과 모호한 분위기 그리고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표정과 시선의 인물들 사이에 놓인다. 이러한 세계와 상황의 표면 너머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우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그림 앞에 혹은 우리 삶과 세계 앞에 서야 한다. 작가가 온전히 그림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람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 예술에 기대하는 바람과 결코 다르지 않기에 앞으로 과정에 서로 동무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 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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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만으로 들을 수 있다면 ● 시작은 일기 같은 그림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마음에서 소리치는 대로 붓질을 해나가면 그림을 시작하고 끝내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완성된 그림들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때의 내가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다시 숨겨놓고 싶어졌다. 속에만 담아둬도 좋았을 말들을 사람들 앞에서 떠드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그림과 거리두기를 하게 되었다. 그림에 나를 너무 많이 집어넣지 않는 것. 나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감추는 것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도 다시 그 작업을 마주했을 때 온전히 눈을 마주치고 서있을 수 있게 만들었다. 우회의 방식이 도리어 직진이 되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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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인물들을 그렸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를 지시하는 그림은 그리지 않으려고 했다. 그 인물이 갖고 있는 뉘앙스만으로 하려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그림자로, 명암으로, 닮아있는 다른 어떤 사물들로, 또 한편으로는 있는 것을 지워내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시도했다. 그동안 작업의 결들이 생겼고 시기별로 내가 무엇에 주목했었는지, 어떤 것들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작업들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맞이했다.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방황했던 작업 초기를 거쳐 타인을 빙자한 자화상을 그렸던 중반 이후 나를 투영한 현실의 타자들을 그려낸 지금의 작업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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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 거듭될수록 백지 앞에서 망설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나에게만 빠져서 할 말이 많았던 시기와 다르게 그림과 적정한 거리를 둔 지금이 더 작업하는 것이 어렵다. 거리가 생긴 만큼 주위를 둘러보고 그만큼 현실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리고 늘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한다. 어떤 이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내가 하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더욱 나의 말은 필요가 없어진다. 온전히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때를 기다린다. 소리치는 마음속 말들을 소거해나가며 붓질을 더한다. 아직은 충분히 이야기를 전할 수 없겠지만 마음에 가닿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려 한다. ■ 양유연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 작가연구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임시공간 홈페이지로 갑니다.

-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 작가연구』는 '지금 여기에서 작가의 어제를 다시 보고 읽으며 내일을 상상하고 기대'하는 2017년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 두 번째 도시, 세 번째 공동체』의 후속 프로젝트입니다. - 오픈 세미나 「삼사」는 1934년 정현웅 등이 참여 했던 초현실주의 동인지 『삼사문학三四文學』, 정약용이 학문을 할 때 고려 할 3가지를 담은 서재 삼사재(三斯齋)에서 차용했으며, 임시공간이 2016년부터 진행하는 시각문화예술과 로컬리티 관련 비정기 세미나입니다. - 이 프로젝트는 인천광역시, (재)인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협력형 지원 사업 '작은예술공간' 부문 선정작입니다.

오픈 세미나 「삼사」   - 일시: 12월 21일 금요일 오후 2시 / 장소: 임시공간   - 윤원화(시각문화연구자, 번역가)

Vol.20181210h | 양유연展 / YANGYOOYUN / 楊裕然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