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이수진 리디아展 / LEESOOJIN lydia / 李守珍 / painting   2018_1121 ▶ 2018_1216 / 월,공휴일 휴관

이수진 리디아_마중展_김세중미술관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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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1125_일요일_12:00pm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공휴일 휴관

김세중미술관 KIMSECHOONG MUSEUM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70길 35 2전시실 Tel. +82.(0)2.717.5129 www.joyofarts.org

스스로 엄마가 되어 열달을 기다리고 열달을 키워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현실의 많은 것이 달랐다. 막연했던 생명의 탄생과 성장에는 설렘과 기쁨을 지나 뼈를 깍는 고통과 두려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안정된 가정에서 남편과 태교를 했고, 안전한 병원에서 크게 문제없이 아들을 낳아 키우고 있기 때문다. 하지만 2000여년 전, 신이며 인간인 아들을 잉태한 한 여인의 상황은 여러모로 좋지 못했다. 나라면 그 현실을 버텨낼 수 있었을까? 한 달 뒤 성탄을 마중하는 지금 나는 그녀에게 계속 미안하고 또 마음이 편치않다. ● 성탄을 마중하는 이들의 생각과 마음속에는 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설레고 기쁘고 즐겁고 혹은 외롭고 슬프고 아프고.. 너무 복잡하고 바쁘다. 사람에 의한, 사람들로 인한 감정으로 가득하여 진심으로 성탄에 집중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고요 속에서 아기예수를 마중하는 성모 마리아는 침착하다. 혼란스러운 나를 이끌어주는 어둠속에서 홀로 빛나는 별이다. 나는 그 별을 따라 침묵 속 그 깊이를 헤아리며 아침을 마중하는 별이 된다. 비로서 성탄을 마중해 볼 결심이 든다. ● 진심으로 고요 속에서 침묵하며 성탄을 마중하고 싶다. 나는 스스로 선택한 '침묵' 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막중한 무게만큼 그에 못지않은 깊은 만족감을 느끼며 성탄을 마중한다.

이수진 리디아_마중展_김세중미술관_2018
이수진 리디아_마중展_김세중미술관_2018

이번 전시는 크게 네 가지 작업으로 나눠볼 수 있다. ● 첫번째는 성탄 이콘이다. 이콘은 감정이나 느낌에 사로잡혀 감상하지 않는다. 나와 이콘의 주체는 이콘으로, 이콘의 창문 안으로 초대받아 천천히 아는만큼 성탄 이콘을 읽는다. 성탄 이콘의 중앙 가장 윗부분에 위치한 반원의 형태는 현실세계 넘어를 향한다. 그 아래 천사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고 세상에 기쁜 소식을 알린다. 두 산봉우리는 인간이시며, 동시에 신이신 예수님의 신격과 인격을 나타낸다. 오른쪽 천사의 인도를 받고 있는 삼왕은 이방인인 다른 민족들을 대표한다. 오른쪽 아래에는 보통 아기들과 같이, 출생 후 아기예수를 물에 씻기는 모습으로 예수님께서 우리와 같이 인간으로 태어나셨음을 상징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산파는 출산을 마친 성모 마리아가 여전히 순결함을 믿지 못하자 그의 손이 말라버렸고, 산파의 손이 아기 예수에 닿자 손은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한다. 아기 예수로 부터 시작되어 아래로 흐르는 생명의 물은 온 세상을 적시고 온갖 동물의 쉼터가 된다. 왼쪽 아래의 요셉은 늙은 목자로 나타난 악마에 의해 일련의 사건에 대한 불신에 빠지도록 유혹받고 있다. 그 뒤에는 이새의 나무가 보이는데, 잘려나간 그루터기에서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왼쪽 중앙의 겁에 질려있는 목자들은 이스라엘의 신앙을 대표하며, 함께있는 충직한 개는 이 기쁜 소식을 세상을 향해 짖어 알리고 있다. 그리고 화면 중심의 동굴은 죽음을 상징하고, 동시에 생명의 빛이 머무르른 공간이다. 구유는 곧 무덤이며, 아기의 옷은 수의를 나타내는데, 이는 탄생과 육화, 죽음과 부활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황소와 당나귀는 이스라엘과 타민족을 대표하며,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주인을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동굴 앞에는 동정녀 성모 마리아가 있다. 그녀는 모든 것의 중심에 위치하며 순명에 대한 존경을 받는 분으로 묘사된다. 약간 피곤한 얼굴로 동굴의 입구에서 쉬고있는 모습은 이마와 양 어깨의 별은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기 전에도, 출산 하면서도, 출산 후에도 순결함을 의미한다. ● 두번째는 성탄 이콘 주위의 그림들이다. '성탄'이라는 사건이 일어난 밤의 여러 다른 모습들로 밤과 별, 양, 작은 움직임들을 표현했다.

이수진 리디아_마중-침묵_인두_혼합재료_160×160×3cm_2018
이수진 리디아_마중-성모자십자가_혼합재료_71×61cm_2018
이수진 리디아_마중-성탄의 밤_아크릴채색_65×53cm_2018

세번째는 16개로 이루어진 '침묵'이다. 성탄을 기념하는 구유, 세례대, 비둘기, 별, 천사, 반원의 천체, 물고기, 나무, 사다리, 십자가, 소, 동굴, 지팡이, 왕관, 종, 아기 등 16개의 작은 조각은 결국 침묵하기를 권유 받아 자신를 잘 듵어내지 않는다. 버닝과 샌딩을 차곡차곡 쌓아 작업했다. ● 네번째는 여러 이미지와 조형물이다. 성모 마리아와 천사의 이콘을 비롯한 이미지와 탄생과 죽음, 부활을 아우르는 의미의 조형물들이다. ● 그러나 나는 작가의 복잡한 생각과 의도와는 별도로 보는 사람들 각자의 생각대로 전시와 작품을 읽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 어디에도 무엇도 담지않고 그냥 비워두었으면 좋겠다. ■ 이수진 리디아

Vol.20181124e | 이수진 리디아展 / LEESOOJIN lydia / 李守珍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