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뿐이야

김남훈展 / KIMNAMHOON / 金南勳 / photography.video   2018_1114 ▶ 2018_1202 / 월요일 휴관

김남훈_모스_단지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뿐이야_ 모스 컨트롤 디바이스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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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훈 홈페이지_namhoonkim.wix.com/namhoonkim

초대일시 / 2018_1114_수요일_05:00pm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 / 채은영 연구,진행 / 이현숙_곽해리나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임시공간 space imsi 인천시 중구 신포로27번길 29 2층 Tel. 070.8161.0630 www.spaceimsi.com www.facebook.com/spaceimsi www.instagram.com/spaceimsi

보이는 세계 너머 보이지 않는 신호를 주고받기 ● 이번 전시는 작가의 1999년 청테이프 작업부터 도시 안의 상처를 찾아다니며 위로한 독일에서의 작업 그리고 인간 가치 체계의 오류를 되짚어보는 현재 작업까지 선보이며 사라져가는 주변의 것을 다시 바라보고 기억하게 한다. ● 세계가 경험의 근거이며, 모든 사유가 체화된다고 보았던 메를로-퐁티의 개념을 빌려보면, 사유는 의식에서 비롯되고, 의식 그 자체는 주체의 신체적 지각들로 발전한다. 지각은 외부 세계와 인간의 감각 기관이 만나 일련의 사건을 만들고, 그것들이 반복되면서 쌓여 정보를 얻는 주요 원천이 된다. 작가는 과학적인 세계를 실제 지각으로 재현하고 그렇게 가시적인 것the visible 안에 비(非)가시적인 것the invisible이 있음을 말한다.

김남훈_18911 죽음의 열거_ 폼보드에 여러 종류의 작은 날벌레, 205 목공용 접착제_89×51cm_2017

청테이프 시기 드로잉 작업들(1999-2018)은 작업의 시작이자, 각인된 기억의 탈출구이다. 마치 일기를 쓰는 것과 같은 행위들은 망각에의 저항으로 보일 수 있으나 망각을 위한 적극적인 행위로도 읽힌다. ● 자신의 상처를 기록하는 싱글채널 비디오 「흔적 Vol.1」(2017)과 건물의 균열을 발견하고 드러내는 「Die wechselfälle」(2018)은 인간의 오감에 거슬리거나 불안감을 안겨주는 상처, 건물의 균열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의 관점에서 소외시키고 비정상이라는 위치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반문한다. ● 「18911 죽음의 열거」(2017)는 한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생명의 기쁨을 누리던 날벌레의 죽음을 기록하는 작업이며 기억의 심연으로 사라져가는 생의 끄트머리를 붙잡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다. ● 「모스_단지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뿐이야」(2018)는 「모스_나를 잊지 말아요」(2017)과 「모스_별」(2017)을 잇는 작업이다. 상업화된 문화지구 낡은 건물 2층에서 어딘가를 향해 불규칙하게 보내는 신호는 익명의 존재를 발견하고 기억해주는 기억의 매개체 역할을 자처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이다. 청테이프로 막고, 상처를 기록하고, 날벌레를 배열하고, 콘크리트 사이 풀에 물을 주고, 쓰레기를 모으는 사소한 무용(無用)의 행위는 거대 도시에서 비주체를 위한 기억을 소환하는 주체적 참여이다.

김남훈_흔적 Vol.1_단채널 비디오_00:06:35_2017

생명이 한낱 사물로 변화하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생각해봤을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 자칫 사소해 보이는 것들을 기록하는 작가의 작업은 코스모스 속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와 인간 종(種)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말한다. 불투명한 커튼 너머 불꽃놀이인지 전쟁터의 폭파인지 모를 상황에 대한 은유가 작가의 작업이라고 말했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 지각 세계 너머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작고 나약한 무언가를 위한 말 걸기로서의 신호를 주고받기를 기대한다. ■ 이현숙

김남훈_영고성쇠(榮枯盛衰)_3D프린터, Pla 필라멘트_2018

단지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뿐이야 "질병은 단순히 불균형이나 부조화일 뿐 아니라 또한 그 무엇보다도 새로운 균형을 얻기 위해 인간내부에서 자연이 시도하는 노력이다." ● 나의 고민을 잘 대변해주는 듯 조르주 캉길렘의 이 짧은 한 문장은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덧붙여 그는 질병은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화된 반응이며, 유기체는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 질병이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질병은 내가 알고 있던 더럽고 위험하고 피해야할 어떤 대상이 아니고 오히려 반겨야 할 존재란 말인가? ● 청테이프 작업은 눈앞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하면서 시작했다 어느 한 사람의 죽음이 흰색 스프레이 선으로 남고, 그 표식을 볼 때 비로써 그 사고자를 만나는 경험을 한다. 그 전엔 미처 그를 알지 못했듯이. 그러한 흰색 스프레이 선을 내 기억 속 청테이프로 치환하고 기록하여, 수많은 익명의 죽음과 만남을 헤아려보는 작업이었다.

김남훈_드로잉_1999~2018

이후 나에게 중요해진 것은 사회적 맥락 안에 소외된 무엇을 단지 더듬어 보는 일이었던 것 같다. 누군가로부터 길 위에 버려진 사물들을 관찰하고, 경제적 논리에 철거된 건물의 폐허 속에서 수많은 세대가 거쳐 간 삶의 파편들을 수집하고 또 소독약에 담구기도 했다. 번잡한 도시 한복판 콘크리트 틈새에서 자신만의 터득한 방법으로 치열하게 삶을 영위하는 이름 없는 잡초에 물을 주고, 내 몸에 생겨나고 사라지며 흔적이 되기도 하는 상처들을 기록했다. 여름 내내 방치된 창가에 먼지처럼 쌓인 수많은 날벌레들의 죽음들에 나의 시선이 향할 때 그것이 약하고, 병들고, 더럽고, 아름답지 않다고 인식하는, 우리 중심적 사고에서 만들어낸 수많은 편견과 오류들에 미미하지만 그 반대되는 힘을 보태는 것이기도 했다. ● 진화 생물학에서는 질병, 통증, 공포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라 정상적인 신체 방어의 일부라고 말한다. 내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하나하나의 경우들을 살펴보고, 헤아리는 것은 그것을 증명하고자 함이 아니라 스스로 경험하기위해 미약한 신호들을 감지하려 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 우리가 원하는 대로, 우리의 시점과 이익의 해석이 아닌 내면의 정확한 방향 감각을 위해 무수한 신호를 보내고 돌아오는 신호로 나의 위치를 알 수 있듯, 가장 예민한 안테나를 세워 나의 작업이, 나의 질문이 내가 보낸 신호가 되어 되돌아와 나의 좌표를 알려주길 바란다. ■ 김남훈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 작가연구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임시공간 홈페이지로 갑니다.

-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 작가연구]는 '지금 여기에서 작가의 어제를 다시 보고 읽으며 내일을 상상하고 기대'하는 2017년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 두 번째 도시, 세 번째 공동체』의 후속 프로젝트입니다. - 오픈세미나 [삼사]는 1934년 정현웅 등이 참여 했던 초현실주의 동인지 『삼사문학三四文學』, 정약용이 학문을 할 때 고려 할 3가지를 담은 서재 삼사재(三斯齋)에서 차용했으며, 임시공간이 2016년부터 진행하는 시각문화예술과 로컬리티 관련 비정기 세미나입니다. - 이 프로젝트는 인천광역시, (재)인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협력형 지원 사업 '작은예술공간' 부문 선정작입니다.

오픈 세미나 [삼사]  - 일시 : 11월 27일 화요일 오후 3시 / 장소 : 임시공간  - 현시원(독립 큐레이터, 시청각 디렉터)

Vol.20181116h | 김남훈展 / KIMNAMHOON / 金南勳 / photography.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