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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1026_금요일_05:00pm
주관 / 청주시립미술관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관람시간 / 09:3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0)43.201.4057~8 www.cmoa.or.kr/cjas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온-프로젝트』는 그간 진행해오던 입주작가 출신 예술가들의 동향을 살펴보는 전시에서 벗어나 실험적인 시각 예술가, 비평가, 큐레이터와의 네트워크로 최근의 창작 이슈와 주제에 접근하는 전시로 진행된다. 동시대 예술에서 가장 쟁점인 대상과 대상의 무수한 차이의 간극을 들여다보는 것과 그 속의 생동감을 전달하는 매개자 혹은 질문하는 것으로 예술적 사유와 의미를 들춰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취지이며, 거대담론 속 무수히 얽혀있는 소소한 삶과 파편적인 시각을 예술적 에너지로 변용하고 다층적인 이미지로 발현시키는 프로젝트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그러니까 10년 전인 것 같다. 2008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 『프로퍼갠더(PROPAGANDA)』에서 필자는 임성수의 작품을 처음 보았다. '프로퍼갠더'는 원래 로마 가톨릭에서 포교를 전담하는 추기경들의 위원회를 가리켰지만,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거짓과 선동이라는 부정적 뜻으로 간주되었다. 임성수는 몸은 작고 머리는 큰 독특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거짓과 선동에 반대하는 일명 '프로퍼갠더에 반대한다(Against Propaganda)'를 그렸다. 따라서 당시 그가 캐스팅한 주인공은 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일종의 '밀고자'였다. ● 흥미롭게도 임성수는 당시 그려낸 캐릭터를 자신의 그림세계에 10여년간 꾸준히 출연시킨다. 와이? 왜 그는 특정 캐릭터를 자신의 회화세계에 지속적으로 등장시키는 것일까? 왜냐하면 그 주인공이 다름 아닌 임성수의 '페르소나(Persona)'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그 캐릭터가 작가 자신의 '분신(分身)'이라고 말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세계에 접근하기 위해서라도 그의 캐릭터 분석을 먼저 해야만 할 것 같다. 필자는 임성수의 개인전을 중심으로 그의 캐릭터 변화과정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본 후 그의 신작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겠다. ● 임성수의 첫 개인전은 2005년 스페이스몸미술관에서 『하드보일드 원더랜드(Hardboiled Wonderland)』라는 타이틀로 개최되었다. 이미 타이틀에서 감 잡을 수 있듯이 임성수의 원더랜드는 아름답기는커녕 잔혹하게 그려진 일종의 '잔혹동화'라고 할 수 있겠다. 당시 그가 그의 그림에 등장시킨 초기 캐릭터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캐릭터와 약간 거리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그는 그의 캐릭터를 이미 '마그네틱 헤드(Magnetic Head)'로 명명했다. 이를테면 그것은 관객의 시선을 강하게 끄는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였다고 말이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07년 임성수는 무심갤러리에서 『하트리스 하트(Heartless Heart)』라는 타이틀로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 개인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반짝이는 큰 눈망울을 한 '아이'가 등장한다. 그런데 그 '아이'는 결코 순진하지 않다. 왜냐하면 아이는 무정한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소녀는 담배까지 피운다(Heavy Smoker Marlky). 그리고 그 다음해인 2008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 『프로퍼갠더』에서 비정한 아이를 통해 부조리한 현실과 불합리한 사회에 '똥침'을 놓는다. ● 당시 권영진은 임성수의 그림에 "큰 머리에 왕방울만한 눈을 가진 어린아이가 등장하고, 테디 베어나 장난감 로봇, 사이보그 원숭이, 쥐돌이, 사이보그 갈갈이 등 만화적인 캐릭터들이 함께 나온다"면서 "일견 천진하고 귀엽게 보이는 주인공과 캐릭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싸우거나 괴롭히고 가학적인 고문을 주고받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고 기술했다. 와이? 왜 작가는 '무정한 마음'을 지닌 아이를 등장시킨 것일까? 그 점에 관해 권영진은 "여리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내면의 상처를 자주 입기 때문에 그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타인을 공격하거나 못된 짓을 자처한다"고 언급한다. ● 카조(KAZO)의 「굿 보이 곤 베드(Good Boy Gone Bad)」(2015)가 환청처럼 들린다. 카조는 착한 소년이 부조리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나쁜 소년'이 되어야만 한다고 노래한다. 그러나 임성수의 캐릭터는 현실과 꿈의 저울질에서 고뇌는 하겠지만 타협하지 않는다. 물론 혹자는 '겉으로는 나쁜 소년(Bad Boy)이지만, 속으로는 착한 소년(Good Boy)'이라는 팀 밀러(Tim Miller) 감독의 영화 『데드풀(Deadpool)』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임성수의 캐릭터가 데드폴처럼 살인을 일삼지는 않는다.
몸보다 머리가 유난히 큰 그리고 왕방울만한 눈을 가진 임성수의 캐릭터는 마그네틱 헤드와 하트리스 하트를 지녔다. 왜냐하면 그의 캐릭터는 마그네틱 헤드와 하트리스 하트를 지녀야만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부조리한 현실과 불합리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착한 소년은 나쁜 소년이 되어야만 한다고 말이다. 그 점에 관해 이윤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 "예의바르고 천진난만한 미소와 선한 말투를 가진 작가 임성수는 세상을 기본적으로 공격적이고 잔인하고 음험한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상은 내가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잔인해질 때 살아갈만한 형국이 된다고 그는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에게 있어 세상은, 나쁜 꿈처럼 잔혹하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세상의 완벽한 범죄에 동참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내가 나를 구할 수 있을까, 그림이 나를 구할 수 있을까, 그림이 세상의 이들에게 말을 걸 수 있을까' 물어보고 있다." ● 눈물이 난다. 그러나 필자의 눈물은 사죄의 눈물이다. 왜냐하면 임성수는 현실과 꿈의 저울질에서 고뇌는 하겠지만 결국 타협하지 않았던 반면, 필자는 현실과 꿈의 저울질에서 얄팍한 고뇌는 하였겠지만 결국 타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괴롭고 아프다. 필자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즐기기로 작정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그 고통이 병들어 있으면서도 병들었는지를 몰랐던 필자의 무감각을 깨웠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임성수의 그림은 필자를 구한 셈이다. ● 임성수는 2009년 스페이스몸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트래블러스 멘탈리티(Traveler's Mentality)』에서 이전과는 다른 방법론을 채택한다. 그것은 일종의 '여행자 사용설명서(Traveler's Manual)'이다. 그의 '여행자 사용설명서'는 문자 그대로 여행자들(그의 캐릭터들)을 하늘로 날 수 있도록 '도안' 형식으로 고안한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임성수가 화면에 표시한 화살표를 따라 멘탈 게임에 참여하면 된다. ● 임성수는 2011년 아트스페이스 에이치에 열린 개인전 『모나드(Monad - Manual for instability)』에서 '여행자 사용설명서'에서 들뢰즈(Gilles Deleuze)의 '되기(Devenir)'로 확장된다. 그 점에 관해 김복수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파괴-되기, 환상-되기, 꿈-되기, 비천함-되기 등 그의 캐릭터들은 현재의 안일을 저항하듯 물구나무서며 되기의 생성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임성수는 모나드 캐릭터를 그리면서 자신이 아닌 캐릭터가 되고, 동물이나 식물이 되고, 분자가 된다." ● 그런데 관객이 임성수의 '여행자 사용설명서'뿐만 아니라 '되기 설명서'에 제공된 화살표를 따라 멘탈 게임에 참여하면 불안정한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가 제공한 매뉴얼이 '불안정을 위한 매뉴얼(Manual for instability)'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그의 멘탈 게임은 열린 결말을 지향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임성수는 2015년 스페이스몸미술관에서 개최한 개인전 『마그네틱 헤드(MAGNETIC HEAD)』에서 한 걸음 더 나간다. 그는 이전 '되기 사용설명서'에 제공한 화살표를 '마그네틱 헤드' 시리즈와 '마그네틱 랜드스케이프' 시리즈에서 삭제해 놓았다. 따라서 관객은 자유롭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관객은 임성수가 캐릭터 머리 위에 수놓은 각종 이미지들을 보면서 복잡한 잡념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임성수는 이번 청주시립미술관의 『내일의 미술가들 2018』에 이전 '사용설명서' 작품들뿐만 아니라 신작들도 전시할 예정이다. 그의 신작들 중에 100호 4점이 있다. 그것은 '그레이 나이트(Gray Night)' 시리즈이다. 그레이 나이트? 백야(白夜)도 아니고 극야(Polar night)도 아닌 회야(灰夜)? 그의 '그레이 나이트' 시리즈는 한결같이 백색도 아니고 흑색도 아닌 회색(灰色)의 바탕에 그려져 있다. 물론 흑색의 바탕에는 묘한 녹색 풍경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녹색 풍경에 그의 독특한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임성수는 '그레이 나이트' 시리즈에 관해 작가노트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하는 짓은 영락없는 엑스트라다. 나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심리나 상황을 묘사하는데. 중의적인 표현과 변형을 통해 나름 암호화해서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게 그려나간다. 그런 상징이 품고 있는 나의 경험 속 서사와 관객들이 이해하거나 보여지는 것의 의미가 다른 것 속에 작가와 타자들 사이에 틈이 생기고 그 틈 사이로 상상적 공간이 생겨나는 경험의 에너지를 즐기고자 한다." ● 임성수의 '그레이 나이트' 시리즈에 출연한 주인공은 눈을 감고 자고 있거나 다리만 등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필자는 주인공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고자 했지만 허탕치고 만다. 그렇다면 '그레이 나이트' 시리즈의 주인공은 일종의 '맥거핀(Macguffin)'이 아닌가? 이를테면 그것은 관객의 주의를 끄는 무의미한 '미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따라서 필자는 자신의 '알몸'을 스스로 폭로한 셈이 된다. 임성수의 '그레이 나이트' 시리즈는 필자에게 미술비평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 그렇다! 그것은 예술작품의 의미 찾기에 실패한 필자에게 '예술작품 되기'를 깨닫게 한다. ■ 류병학
Vol.20181025f | 임성수展 / LIMSUNGSOO / 林性洙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