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NETIC HEAD

임성수展 / LIMSUNGSOO / 林性洙 / painting   2015_1016 ▶ 2015_1030 / 월요일 휴관

임성수_MAGNETIC HEAD展_스페이스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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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016_금요일_06:0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충북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몸미술관 SPACEMOM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633-2번지 제3전시장 Tel. +82.43.236.6622 www.spacemom.org

비/현실적 이미지들의 연쇄 ● 임성수는 인물과 풍경을 작업의 주요 소재로 다뤄왔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그의 작업은 해부학적 신체가 아닌 임의의 존재로서의 인물과 현실의 사실적인 풍경이 아닌 임의로 구축된 비현실적 풍경으로 요약된다. 그의 이번 개인전 [MAGNETIC HEAD]는 그 두 가지 요소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MAGNETIC HEAD」와 「MAGNETIC LANDSCAPE」라는 제목으로 특정되는 연작에는, 작가가 만들어낸 특유의 캐릭터와 그 인물로부터 파생된 불완전한 이미지들이 비현실적 풍경들을 만들어낸다. 한편 형식적으로 임성수의 회화는 언뜻 일러스트나 만화를 닮아있다. 그림의 표면은 매우 편평해 보이고 형태는 매우 단순하게 그려졌다. 간혹 그 표면과 형태 뒤로 작가가 어떤 서사를 얼기설기 엮어 놓은 것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가 캔버스 표면에 배열해 놓은 이미지들로 시선이 고정된다. 그렇듯 임성수는 인물과 풍경을 소재로 한 비현실적인 이미지들을 그림의 표면 위에 구축해 왔다. 그 이미지들은 현실을 참조한 것이지만 결코 현실을 재현하지 않는 꿈처럼, 어떤 비현실적 상상을 이끈다.

임성수_magnetic head - red_캔버스에 유채_100×80.3cm_2015

「MAGNETIC HEAD」 연작은 하나의 형식적 전형을 취하고 있다. 임성수는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형상화 한 소년의 캐릭터를 매번 반복해서 그리는데, 몸통은 극도로 단순화 시키거나 생략함으로써 얼굴만 묘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그것은 초상화로서의 형태를 충족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물의 정체성을 환기시키는 여느 작업과도 다르다. 보통 애니메이션이나 일러스트에 기반한 작가들이 전략적으로 탄생시킨 특정 캐릭터와도 다르다. 그는 자신을 비롯한 인간 내부의 무의식에 주목해 그것을 시각화 할 수 있는 일련의 틀로 최소한의 인체를 다루어왔다. 임성수의 그림 속에는, 성별도 구분할 수 없고 잠을 자는 건지 깨어 있는 건지도 알 수 없는 모호한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인지 기계인지 조차 가늠할 수 없는 비현실적 존재라 할 수 있다. 요컨대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몸이라는 해부학적 사실이나 사회문화적 정체성이 아니라 결코 보이지 않고 정의할 수 없는 주체의 무의식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임성수_mind of diamond jack_캔버스에 유채_112.1×162.2cm_2015
임성수_diamond Jack_캔버스에 유채_100×80.3cm_2014 임성수_diamond queen_캔버스에 유채_100×80.3cm_2014

상징체계 밑으로 봉인된 꿈의 세계에 집착했던 초현실주의자들처럼, 임성수는 언어와 의식의 지배를 받지 않는 무의식의 흐름을 살폈다. 「MAGNETIC HEAD」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MAGNETIC"이라는 단어는 초현실주의자들의 '자동기술법(automatism)'과 같이 때때로 현실의 질서를 전복시킬만한 위력을 갖는다. "자동성"과 "우연성"에 의한 무의식의 흐름은 현실적 상징체계에서 벗어난 이중의식으로서의 '언캐니(uncanny)' 장면을 만들어낸다. 임성수의 「MAGNETIC HEAD」에서는 화면 중앙에 부유하듯 그려진 인물에게서 그러한 이중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어린아이인지 성인인지, 사람인지 인형(혹은 기계)인지, 자는 것인지 깨어나는 것인지, 편안한 상태인지 불안의 상황인지 등 결코 한 가지로 설명될 수 없는 인물의 표정이 심리적 모호함을 한껏 가중시킨다. 게다가 인물의 머리 위로 쌓아올린 형태들은 언뜻 완전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 같지만 동시에 곧 붕괴될지도 모를 위태로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작가는 일반적인 의식의 흐름을 교란시키는 무의식의 차원, 현실의 서사 속에 내재해 있는 근원적인 오류, 상징적 기호 체계의 오작동 등을 상상하며 불가능한 이미지들을 하나의 형태 안에 나열해두었다. 이는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관점에 따라, 상징적 의미로부터 벗어나려했던 끊임없는 "기표의 연쇄작용"처럼 하나의 의미체계로 수렴될 것을 거부하고 그것으로부터의 이탈을 향한다. 그래서인가, 임성수의 「MAGNETIC HEAD」 연작은 구체적인 형태들이 묘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서사도 해석도 불가능한 경계를 구축한다.

임성수_magnetic head - blue_캔버스에 유채_100×80.3cm_2015
임성수_magnetic head - purple_캔버스에 유채_100×80.3cm_2015

이번 전시에서 임성수는 실재하지 않는, 어떤 비현실적 풍경을 제시한다. 그는 「MAGNETIC LANDSCAPE」에서, 네 개의 캔버스를 이어 붙여 완벽하게 구축된 풍경 이미지를 묘사했다. 상하좌우로 대칭을 이루는 그 구조는 「Diamond King」이나 「Diamond Queen」처럼 카드 형태를 참조한 일련의 작업들에서 이미 다뤄왔던 방식이다. 이는 그의 작업 전반에 걸쳐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을 말해주는 구조인데, 일반적인 서사의 흐름이나 연속성을 해체하는 것으로 시작과 끝도 알 수 없고 상하좌우의 경계와 기준도 더 이상 정의할 수 없는 비현실적 차원의 상태를 말해준다. 따라서 임성수가 작업에서 보여주는 완벽한 형태의 균형은, 오히려 의식의 접근을 차단하는 셈이 된다. 견고하게 구축된 형식에 잠재되어 있는 시공간의 전복이야말로 그에게는 분명한 무의식의 표상이 되었던 것이다.

임성수_magnetic landscape_캔버스에 유채_260.6×324.4cm_2015

임성수는 이번 개인전 『MAGNETIC HEAD』을 통해, 익숙한 대상에 대한 우리의 낯선 감각을 자극한다. 그것은 사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감각이지만, 그는 "무의식"이라는 비현실적 세계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그 불가능의 상태에 다가가려 애쓴다. 따라서 그에 의해 재구축된 형태들은 익숙한 상징적 서사체계에서 이탈한 채 또 다른 사고의 흐름을 이끌어내는데 일제히 동원된다. 하지만 애초에 접근 불가능성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놓인 무의식의 세계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는 과거 초현실주의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무의식의 이중적 표상을 캔버스 위에서 끊임없이 반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그림에서는, 매우 얇은 그림의 표면과 가벼운 색채가 부유하는 형태들 속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왕복하는 불완전한 상황을 연출한다. ■ 안소연

Vol.20151025h | 임성수展 / LIMSUNGSOO / 林性洙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