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디드(grounded)

김의식展 / KIMEUISIK / 金義植 / installation.mixed media.video   2018_1006 ▶ 2018_1028 / 월요일 휴관

김의식_Ground ocean_레진, 잉크_60×90×50cm_2018_부분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916h | 김의식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8_1013_토요일_04:00pm

영은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단기) 개인展

후원 / 경기도_경기도 광주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영은미술관 Young 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 (쌍령동 7-13번지) 제4전시실 Tel. +82.(0)31.761.0137 www.youngeunmuseum.org

영은미술관은 2018년 10월 6일부터 10월 28일까지 영은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단기) 김 의식의 개인전 『그라운디드(grounded)』를 개최한다. 김의식 작가는 '문자'와 '뼈'를 이용하여 인 간, 인류 본질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뼈와 살을 입고 태어난 인간은 언어, 문자를 습득 하며 수많은 기억 혹은 망각의 층을 지나 살아가고 또 죽음이라는 미지의 길로 향하게 된다. 이러한 생사 사이의 시공간 가운데 우리는 이따금씩 결핍된, '상실'한 어떤 존재임을 기억/망각 하며 물질을 입은 존재로서의 길을 저마다 걸어간다.

김의식_Ground ocean_레진, 잉크_50×90×50cm_2018
김의식_Ground ocean_레진, 잉크_60×90×50cm_2018_부분
김의식_Ground ocean_레진, 잉크_70×90×50cm_2018
김의식_Ground ocean_레진, 잉크_가변설치_2018

김의식 작가가 뼈 모양에 관심을 갖고 그 위에 빼곡하게 글자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교 통사고 후 병원에서 촬영하게 된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자신의 뼈를 들여다보면서 형태와 속 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전한다. 보통의 일상에서 보이지 않던, 예기치 않은 무엇과의 만남 으로 인해, 김의식의 작업에 등장하는 뼈는 작가의 말을 따라 "생명의 기원인 동시에 인간 존 재의 시원적 표상"이 되었다. 일상적 시선으로부터 감추어져 있던 것을 드러내는 과정은 새로 운 눈(시선)을 통해서 가능하고, 이는 끊임없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과정으로 결코 완성될 수 없 다. 김의식은 작품을 통해 마치 명확히 완결된 진리처럼 드러나 보이는 것들 속, 이면 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향하게 한다. 기존 세계에서 은폐되어왔던, 그리고 은폐되고 있는, 혹은 은폐의 위험에 처해 있는 진리들을 세상에 재현하는 방식으로 그는 말을 건넨다. 맨 눈으로는 보이지 않기에 주목되지 않던 대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 경험을 계기로, 작가는 인간 존재의 근원에 이르는 탐구의 끈을 잇게 되었다. ● 작가가 관심을 둔 또 다른 모티프인 '문자'는 뼈와는 다르게 우리의 눈에 쉽게 포착되고 기록의 기능을 담당한다. 작가는 "문자는 인간이 만든 가장 고도의 제어할 수 없는 문화장치이다. 문자 는 기록체로서 어딘가에 씌어져야 하는 대상(ground)을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 문자는 어딘 가에 써져야만 존재한다. 기록을 남기고자 켜켜이 쌓인 문자의 총체는 인류 문명의 산실 중 하 나이자 지나간 과거를 기억하도록 돕는 명확한 수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문자가 사고(思考)

김의식_The nature_디지털 프린트_410×60cm_2017
김의식_The nature02_디지털 프린트_60×90cm_2017_부분
김의식_Remember the ground_혼합재료_설치_2018

의 틀을 가둘 수 있으며, 기억보다 망각을 돕는다면 어떨까. 자신이 속한 언어권에 따라 사람들 은 문자 구조, 언어 체계에 따른 사고 단계를 따르기 마련이다. 또 기록을 남김으로써 영원히 기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기억하려는 것을 망각하고, 망각하고 싶은 것 을 기억해낸다."(이진우, 「기억의 병과 망각의 덕」 中) 이러한 좌절의 성향을 안고 있는 문자의 숙명은, 김의식의 작업에서 뼈에 적힘으로써 '문명과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도록 하 고 이는 관람객에게 보통의 일상과는 다른 시간을 맞닥뜨리도록 한다.

김의식_Nuray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80×40cm_2018
김의식_ODS_13_비디오 설치_00:12:52_2016

결국 '뼈'와 '문자'를 통해 작가는 사실상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 우리 눈 에 보이지 않음에도 명백히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 또 우리의 눈에 확연하게 보임에도 오히 려 역설적으로 숨겨지는 것들에 대해서 작가는 '다른 눈'으로 '다시 보기'를 요청한다. 뼈와 살 을 입은 인간이란 존재가 태어나 사회가 요구하는 체계(문자)를 습득하며 살아가는 시간 속에 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보지 못 하고, 기억/망각하고 살고 있을까. 마치 평온하게 지나가는 듯 보이는 인생의 풍경 길 한 가운데서 작가는 『그라운디드(grounded)』를 통해 관객에게 말을 건 넨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색다른 사색의 결을 마주하기 바란다. ■ 선우지은

Vol.20181007c | 김의식展 / KIMEUISIK / 金義植 / installation.mixed media.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