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抒情)

문승현展 / MOONSEUNGHYUN / 文勝鉉 / painting   2018_0926 ▶ 2018_1002

문승현_음지를 보는 눈1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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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관훈동 184번지) 3관 Tel. +82.(0)2.734.7555 www.topohaus.com

그린다는 것은 침묵 속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자화상을 그릴 때, 또는 다른 사람의 초상화를 그릴 때 나는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독백일 수도 대화일 수도 있지만 그린다는 것은 말하는 것이고 말로 짜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행위를 언어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린다는 것은 감정의 배설과는 다른, 언어행위일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은 모순되어 있다. 침묵하면서 이야기를 할 순 없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사실이다. 그리는 것은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몸으로 말할 수도 있고 문자로 말할 수도 있지만 침묵하면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에게 그리는 것은 침묵하는 것이고 동시에 이야기하는 것이다.

문승현_음지를 보는 눈2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8
문승현_자화상1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17
문승현_자화상2_캔버스에 유채_162.2×130cm_2018
문승현_Red_캔버스에 유채_162.2×130cm_2018
문승현_White_캔버스에 유채_162.2×130cm_2018
문승현_주한이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18
문승현_은혁이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18
문승현_나의 붉은 손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18
문승현_나의 손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18

나의 이야기는 침묵 속에서 나눈 대화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한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 향기, 말들의 의미 보다 얼굴에 깊게 새겨진 영혼의 무늬들을 그리는 것이 나의 대화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그늘진 이야기들을 보았다. '음지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진실을 말하는 자'라고 한 파울 첼란의 말처럼 나는 진실을 보려고 노력했다. 내가 파울 첼란의 시대처럼 더 이상 서정시가 불가능한 곳에 살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가혹한 서정시의 아픈 운율이 울리고 있다면 나는 진실을 보아야만 한다. 어둠 속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진실과 영혼의 이야기를 듣는 것, 그것이 지금 나에게는 서정시를 쓰는 것이다. 미래의 빛이 강렬해지면 강렬해 질수록 그림자는 더욱 깊어지고 진실도 그 아래로 침잠할 가능성이 커지지만 나는 보아야한다. 그럼으로써 이야기하고 침묵하고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질식과 가난과 그리움과 욕망의 고통 속에서 서정시를 쓸 수 있는 것처럼. (2018년 9월) 나의 그림 속 주인공들에게 감사드린다. ■ 문승현

Vol.20180926b | 문승현展 / MOONSEUNGHYUN / 文勝鉉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