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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915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69(화동 127-3번지) 2층 Tel. +82.(0)2.735.1036 www.gallerygabi.com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을 누볐다. 한 밤에 폭포를 촬영하기 위해셨다. 나는 우리 풍토와 사유(思惟)를 담아 낼 수 있는 사진. 그게 뭘까? 오랜 의문을 풀어주는 실타래는 별빛 아래 떨어지는 폭포 속에 있었다. ● 어둠 속에서 바위에 부딪치며 끊임없이 반복되고, 다시 만들어지는 질서를 보았다. 같지만 늘 다른 새로운 생명의 꿈틀거림이 폭포에 숨어 있었다. 밤은 검은 것이 아니다. 단순히 색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어둠 속에 잠시 낮의 세상을 감출 뿐이다. 서양의 색인 검정과 이 점이 다르다. 수시로 변하는 검은 깊이는 오히려 선(禪)적이다. 동양의 정신세계를 이 지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거센 물줄기는 하나의 음률이 되고 하얀 포말 속에는 소우주가 숨어있었다. 5~10분간의 장시간 노출에서 나는 소리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라였으며 빛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새로움이었다. 나와 폭포가 교감을 통한 깨달음을 향해가는 몸부림이요, 선(禪) 행해가는 과정인 것이다. ● 폭포의 아름다움과 주위의 어우러지는 풍경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프레이밍(framing)의 방법이다. 나는 보편을 배제한 폭포가 주는 다양한 소리의 형태(形態)적 요소를 찾고자하였다. 자연이 주는 일반적인 풍경의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오롯이 검은 배경과 하얀 포말의 선율이 마지막 소리의 형태로 다가와 보였기 때문이다.
소리를 이미지로 담는다는 것, 공기를 이미지로 담는다는 말과 같은 전혀 상식적으로 공감 할 수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폭포의 다른 소리를 음표처럼 이미지로 담고 싶었다. 밤의 폭포의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니라 폭포 너머의 보이지 않는 저마다의 소리의 선율을 담았다. 이미지가 아름다운 여인의 가냘픈 목소리로 때로는 거친 세상의 숨소리로 때로는 선율 깊은 음악으로 들리든, 보는 이의 마음속 각자의 나만의 소리를 느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 민연식
Vol.20180915a | 민연식展 / MINYEONSIK / 閔軟植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