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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만남 / 2018_0413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2층 4전시실 Tel. +82.(0)53.661.3500 www.bongsanart.org
기억공작소Ⅱ『유비호』展 ● '기억공작소記憶工作所 A spot of recollections'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 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기억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위대한 해석과 그 또 다른 가능성의 기억을 공작하라!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바다로, 노인으로 분扮한 ● 짙푸른 바다의 수평선과 무표정한 하늘, 불안과 기약 없는 나날, 분쟁과 갈등과 분열에 이은 폐쇄와 격리와 이별의 가슴 먹먹한 기억. 파란색과 흰색의 방수포tarpaulin을 임시방편인 듯 둘러싼 공간을 멈칫멈칫 주저하며 동선에 따라 내몰리다보면 바다 속에서나 들을 수 있을법한 소리가 가슴을 울적하게 짓누르며 온몸을 감싼다. 동선 방향의 오른편에는 파도소리와 함께 방수포 벽면에 투사한 바다의 영상이미지가 보인다. 이 영상을 무심하게 건너뛰고 흰색 방수포로 가려져 있던 왼편의 빛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 가까이까지 벽면에 투사된 노인의 얼굴과 마주한다. 천천히 인물의 상반신 아래에 적힌 설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이 베를린에서 살고 있지만 헤어진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難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순차적으로 투사되는 8장의 노인 이미지는 바닥에 반사된 역상의 이미지와 함께 아직 분쟁지역에 가족을 두고 온 난민의 깊은 '그리움'으로 나를 둘러싼 환경인 듯 펼쳐져 찰나刹那적 공감共感이 전해진다. 그렇구나, 이 공감을 통해 바다를 닮은 여기, 임시적 공간의 정체성이 이해되고, 공간을 들어설 때부터의 먹먹했던 심정이 다소 해소되기도 하는 순간이다. ● '영원한 기억'이라는 명제의 이 사진 작업은 최근 베를린에 정착한 20~30대 시리아 난민 8명을 섭외하여 나이든 노인으로 분장扮裝을 한 후 촬영한 사진이다. 이 작업의 아이디어는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70여년 이산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어느 노인의 인터뷰를 보면서 시작되었다. 전쟁발발 당시 중학생이었던 그는 인터뷰 당시 이미 늙은 노인이 되어있었고, 그는 자신의 부모를 무척 그리워하며 눈물짓고 있었다고 한다. 작가는, 죽은 뒤에야 자신의 부모를 만날 수 있는 인터뷰 속 노인의 운명에 무척 슬펐고, 동시에 가족구성원 모두 심지어 인터뷰 상황 속의 어린아이마저 늙어버린 그의 가족사진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고 한다. 현재 유럽에 들어온 난민들의 가족 대다수는 뿔뿔이 흩어져있다. 이들은 서로 만나서 함께 살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아 그들의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깊어져 '영원한 기억'이 되고 있다.
나오면서, 다시 ● 2011년 3월에 시작된 시리아 내전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생존을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나 떠도는 시리아 난민들의 수가 많아지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주변국들이 점차 국경을 봉쇄했고, 이에 시리아인들이 유럽으로 향하면서 유럽 난민 사태의 원인이 되었다. 특히 2015년 9월 2일 터키 남부에 위치한 보드룸의 아키알라 해변에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셰누Aylan Shenu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유럽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커다란 슬픔과 충격을 던져주었다. 2017년 겨울, 작가는 시신이 발견되었던 아키알라 해변을 찾아 이 아이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을 해변가의 파도, 모래톱, 나무, 버려진 오브제, 이름 모를 개, 쓸쓸한 이곳의 풍경들을 11분짜리 영상, 'Scene #. 2017년 12월 4일 아키알라 해변'으로 담았다. 전시실에 들어올 때 스쳐 지나쳤던 방수포 위의 영상이 이 작업이며, 에필로그처럼 영화 속 한 장면을 보여주듯 아키알라 해변의 여러 단편적 장면들을 기억하고 애도하며 '영원한 기억'의 한축으로 구성된다.
오래된, 영원한 기억 ● 이곳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서부터 바다의 파도소리와 함께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운드 작업, '보이드'도 역시 아키알라 해변에서 채집한 사운드를 변조하고 편집한 것이다. 이 작업의 아이디어는 그리스 신화 속의 비극적 인물 중 하나인 오르페우스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지하세계에서 사랑하는 애인의 영혼을 데리고 지상으로 나오려는 오르페우스의 심리적 상황이-공포, 불안, 기대, 희망 등이 복합적으로 일렁이는- 가족과 애인을 죽음의 세계로부터 탈출시키고자 하는 시리아 난민의 마음과 닮았을 것이리라는 착안에서이다. 작가는 이들 난민의 그리움을 상상하며, 고독한 동굴 혹은 우주 속 인간 본연의 영원한 기억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 유비호는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시각예술에 관해 영리한 설계자이다. 그의 미술행위는 지금, 여기 삶의 구조와 현상들에 대한 사변을 바탕으로 현실사회에 대한 비판적 관심과 미적 사유 사이에서 시각적인 구체성과 서사를 드러내는 것이며, 관객으로 하여금 작가 자신이 설정한 인물로 분扮하도록 상황을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영원한 기억'은 다름 아닌 자아와 현실 삶의 성찰을 반영하는 감성적 분扮의 설계이며, 이때 작가가 다루려는 것은 도외시되었던 생명 경외의 반성이기에 앞서 삶을 응시하고 인간의 깊은 본성을 드러내어 공감하려는 태도에 관한 것이고, 현실 삶이 예술과 관계하는 지점에 대한 예지叡智적 해석과 미묘하지만 생생한 예술적 장치에 관한 유효성의 추출이다. 현실REALITY를 인간 스스로의 생동生動 공감으로 확장하려는 이번 전시 '영원한 기억'은 낯선 일상에 반응하는 '공감'의 기억으로서 우리 자신의 태도들을 환기시켜준다. ■ 정종구
어떤 상념 ● 망각의 지혜(물), 신비한 돌(죽음의 강을 건너기 위한 도구), 슬픔의 문, 어두운 항해, 안개 같은 잠, 바다의 노래, 물고기의 비늘, 피 묻은 작살, 오후의 새, 달에서 오는 총알 같은 어떤 충격, 돌연한 정지, 꿈으로부터의 희미한 먼지, 밤의 소금, 가슴을 가로질러 흘러내리는 모든 것, 정다운 무관심, 예의 없는 공적 공간(2014년) 외로움 ● 생명을 삼킨/깊은 어둠/가냘픈 숨과 온기마저 용납하지 않는 저 너머/세상 깊은 구멍의/울부짖음 칠 흙같은 어둠/세상의 공허 희미한 빛은 스스로를 숨기고/조용히 어둠이 된다.(2015년 1월 16일) ● "현실의 바위에 한 발을 굳건히 내딛고 나머지 한 발은 흐르는 물의 표면에 살포시 담그며 존재를 성찰하다"(2015년) ● "物質과 靈을 感覺化하여 經驗空間으로 構築! 死鏡을 비춰주어 實存的 思惟와 美의 世界로 案內하라!!"(2015년 12월 14일) ● "얼어붙은 마음을 '죽음' 또는 '미(美)'로서 깨부수고 녹일 수 있을까?"(2014년) ● "작가의 행위는 세계의 단면을 드러내 보이는 개념의 칼날과 같다"(2014년) ● "패턴인식을 하면 숨겨진 차원 혹은 보이지 않는 구조를 읽어낼 수 있다"(2014년) ■ 유비호
Vol.20180413c | 유비호展 / RYUBIHO / 劉飛虎 / video.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