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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이랜드문화재단 8기 공모작가展
관람시간 / 09:00am~05:00pm / 주말,공휴일,1월 15~19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59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0)2.2029.9885 www.elandspace.co.kr
빛의 공간으로의 초대 ● 공간은 언제나 시간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에 살던 동네에 가면 나의 어린 시절이 담겨있고 때론 그 시간이 내 안에서 매우 생생하게 재생되기도 한다. 이렇게 그 시간으로 나를 초대해주는 공간은 매개이다. ● 안소현의 공간들은 모두 따뜻하고, 평온하다. 그가 그려낸 공간들에는 모두 빛이 담겨있고 그 빛은 단순히 자연의 광원만이 아닌, 풍경이 품고 있는 색의 빛깔이며 그곳의 공기층이 발하는 광채를 포함한다. 그래서 푸른 계열의 색과 어두운 계열의 색도 모두 차갑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등장인물 없이 텅 비어있는 공간조차 외로움이 감돌지 않는다. 누군가 머물다 떠나갔지만, 그 흔적이 온기로 오롯이 남아 공간을 메우고 있다.
안소현의 시간은 과거의 어느 날 혹은 미래의 어느 날로 특정 지어지지 않는다. 그가 그려낸 공간은 실제로 휴식을 취하고자 찾았던 공간이며, 어쩌면 경험하지 않은 공간에서 더 나아가 실재하지 않는 공간일 수도 있다. 그 공간 자체가 아닌, 공간이 담고 있는 온기, 그 따스함이 전해주는 안식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어느 장소, 어떤 시간에 평화로움을 향유하고 누군가가 있었음'이 드러날 뿐이다. 이것은 현장의 사실성보다 느낌의 사실성에 비중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느낌의 사실성이 빛과 색감으로 해석되어 작가의 감정적 공간이 우리에게 평안함으로 다가온다. ● 작가의 초기 작품에는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고, 빈 의자, 컵만 남아있는 테이블처럼 누군가 머물다간 흔적들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 출품된 몇몇 신작에는 한두 명의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작가는 불안하고 초조하여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던 상황에서 벗어나 사람들과의 마주침 안에서도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평화로운 휴식을 선사해줄 햇살 가득한 시간과 공간으로 초대한다. ■ 김지연
과거의 나는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딛고 서지 못한 채 둥둥 떠서 바람에 휘둘리는 텅 빈 비닐봉지 같았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한 결정으로 살아온 삶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시절 나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 모든 것들을 원치 않으면서도 거부하지 못하고 해야만 했던, 제대로 반항도 하지 못했던 나약한 존재.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고, 두렵고 초조하여 늘 손에 식은땀이 가득할 정도였다. ● 그래서일까, 스스로가 불안할수록 나는 따듯하고 평온한 장소를 찾아다니며 안정을 찾기를 좋아하였다. 학창시절 쉬는 시간에는 조용한 옥상을 찾아 그늘 하나 없는 햇살을 가득 받으며 누워있다 보면 잠시나마 고른 숨을 쉬며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길거리를 걸을 때에는 한낮에 비추는 따듯한 햇살을 만끽하며, 한적한 길로 다니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면 묘한 무언가가 나를 끌어당겨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우연한 장소들이 있다. 공간의 사물들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저 햇살만 받으며 고요히 놓여 있지만 그 자리에 있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며 많은 것을 겪고 품었을 다양한 사연들이 있을 것이다. 그 사연들이 무엇 일지는 모르지만 어떠한 표정도 소리도 내지 않은 채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간의 풍경들은,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휘둘렸던 과거의 나와는 대조적인 모습에 참 부러울 정도이다. ●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복잡한 거리에서 아주 우연히 발견한, 무심코 지나치기엔 너무나 따듯하였고 사색에 잠기게 만들었던 거리 속 이면의 서정적 풍경들. 이를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안온한 순간들의 기억을 떠올린다. ■ 안소현
Vol.20180102e | 안소현展 / AHNSOHYUN / 安昭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