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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1207_목요일_07: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_02:00pm~06:00pm / 일요일 휴관
비컷 갤러리 B.CUT casual gallery & hairdresser's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37-7 Tel. +82.(0)2.6431.9334 blog.naver.com/bcutgallery
"생성, 소멸 그리고 변화로 순환 반복하는 식물의 시간에서 공평한 가역적 관계를 배우다" ● 12 월 B.CUT 비컷 갤러리에서 만나는 고자영 작가는 지난 십오 년을 식물을 탐색하고 그들의 존재성을 확인하며 얻은 감각적 경험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식물이 있는 정원, 단순히 공간을 그리기 위해 그 시간을 매달린 건 아니다. 사람의 시간에서 식물의 시간으로 이동하는 방법적 모색이 축적된 시간으로, 또한 작업이 된 것이다. 따라서 식물의 시간에 스며드는 다양한 방법 중 작가가 선택한 통로를 통해 감상자도 식물의 시간을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람의 시간은 식물의 시간에 비해 짧다. 그 모자람이 때로는 우매하게, 혹은 오만하게 타자와 관계를 맺게 하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고, 주기도 해서 사람의 시간은 종종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된다. 가끔은 그 순간이 쓰나미나 대홍수 같은 재난처럼 사람을 덮치기도 해서 회피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꽃, 열매와 잎 모든 걸 내려놓아야 비로소 완성되는 식물의 시간을 천천히 소요하다 보면 생의 의미를 반추하게 된다. 식물처럼 만나고, 헤어지면서 사람의 시간에서도 화해하는 삶이 가능함을 경험하기도 하고, 재난 같은 시간도 완성된 생을 위한 순간임을 깨닫게 된다. ● 고자영 작가 작업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장면을 하나의 시리즈로 한 그림이 많은 것도 식물의 시간에서 배운 순환 반복의 시각화라 할 수 있다. 특히, 자화상에서 보여주는 소멸의 이미지는 타자와의 공평한 가역적 관계를 꿈꾸는 것으로 읽힌다. 이처럼 오랜 시간을 식물의 시간에 스며들어 가진 감각적 경험이 따뜻한 배려로 전이된 작업은 기대대로 감상자도 그 온도를 체감하며 전시를 즐길 것이다. ● 덧붙여, 새해에는 작가의 바람대로 나도, 타자도 존중하고, 존중받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하며 2017 년 마지막 전시, 『식물의 시간』展을 준비한다. ■ 비컷 갤러리
자연에 대한 경험적 관찰을 통해 얻는 교훈은 나에게 삶을 운행하는 이치를 가르쳐 준다. 사계는 매번 반복되지만 항상 다르게 느껴진다. 반복과 변주를 자연의 순환 원리로 보고 이러한 원리를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과 소멸하는 대상에 대한 무상함을 병치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자연재해 이미지들을 조합한 것과 상상의 정원을 같이 작업하면서 화해될 수 없는 것들이 역설적으로 공존하는 것이 현실임을 받아들였고, 이질적인 것들의 공존과 화해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간의 흐름과 순환을 배웠다. ● 그래서 서로 대립되고 충돌하는 것들의 공존과 화해, 그리고 어울림이 가장 잘 드러난 식물이 자연스럽게 작업의 소재가 되었다. 이는 삶에 대한 애착과 무상의 양가적인 감정을 가진 나를 가장 잘 표현한다. 더불어 소소한 일상에서 가지는 즐거움과 불안이 작업 기저에 있다. 일상이 주는 안락함에 빠져 근원적인 불안을 잊고 살아가기도 하지만 그러한 불완전한 일상이기에 살아볼 만하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실재란 거대한 무언가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 그 자체가 어떤 작은 차이에 의해서 드러나는 특정한 순간일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새로운 일상으로서 드러나는 찰나가 삶의 실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중층적인 일상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게 했고, 그것을 나누고자 하는 시도는 작업이 되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여전히 작업은 내 삶의 즐거움으로 불린다. ■ 고자영
Vol.20171129j | 고자영展 / KOHJAYOUNG / 高子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