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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근 홈페이지_www.hyunggeunpark.com
초대일시 / 2017_1116_목요일_05:00pm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소 SPACE SO 서울 마포구 동교로17길 37(서교동) Tel. +82.(0)2.322.0064 www.spaceso.kr
두만강은 풍경이다. 환상과 동경, 희망과 좌절, 삶과 죽음,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등. 서로 대립적인 이념과 관계들이 얽히고 쌓여 형성된 아픔(무의식)의 풍경이다. 두만강은 정치적 의미로서의 국경(border)과는 다른 감성적 풍경(emotional landscapes)으로서의 경계에 가깝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대립과 충돌은 우리로 하여금 그 배후에 존재할지 모를 어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시적 상상력을 요구한다. 그러함으로 이 곳은 기억과 망각이 교차하는 공간이자 냉전의 균열이 포착되는 상상의 지대이다.
지정학으로 중국, 시베리아 대륙과 맞닿아 있는 두만강은 남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 늘 알 수 없는 감정의 울림을 이끌어내곤 한다. 아직까지 단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미지의 장소이지만, 그 강은 마치 무의식과 감각의 원형처럼 나를 끌어당긴다. 한국전쟁(1950)을 경험하신 아버지께서 생전에 즐겨 부르시던 '눈물 젖은 두만강'(A tumen river full of tears, 김정구 노래, 1936)에서부터 최근 대중가요에도 등장하는 두만강은 다가갈 수 없는 시원의 영역처럼 노스탤지아적인 향수를 품어내고 있다. 이는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 흘러 온 두만강이 문화화 과정을 통해 한국인의 마음 깊숙이 쌓여 특별한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21세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냉전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두만강은 지금까지 30만명에서 100만여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이 자유세계를 향해 건너야 하는 경계이자 죽음의 강이 되었다.
『두만강 프로젝트』展은 탈북의 무대이며 동북 아시아의 긴장지대인 두만강유역에 대한 사진작업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모순들로부터 착안 되었다. 남한과 북한 사이에 존재하는 정치, 이념적 대립은 역사 발전과 근대화의 이면에 자리한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사실 유토피아를 향한 체제 간의 갈등과 충돌 그리고 남겨진 상처와 아픔은 통한(무의식)의 강을 이뤄 세계 곳 곳을 흐르고 있다. 미셀 푸코가 언급한 '헤테로토피아 heterotopia'(유토피아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면 헤테로토피아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장소, 지도 위에 위치 지을 수 있는 장소성을 가지는 유토피아)처럼 탈북자들이 건너야 하는 두만강은 초월적 이상향이 아닌 현실의 시공간속에 존재하는 유토피아를 향한 탈주와 상실을 은유한다. 그러함으로 이 강은 마치 씨앗 없는 생명들을 잉태하는 수정관처럼 정의 내릴 수 없는 것들의 욕망과 감정이 뒤섞인 곳이다. 두만강은 삶과 죽음,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기억과 망각이 꿈틀거리는 혼돈(chaos)의 지대이다.
본 프로젝트에서 두만강을 향한 나의 여정은 북한을 바라보는 바깥으로부터의 시선에서 시작한다. 특히 북한을 바라보는 두 개의 눈에 주목한다. 그 하나는 허구과 가상의 이미지로 가려진 북한에 대한 남쪽의 시선이며 또 다른 하나는 두만강 유역에서 마주한 실재 북한 풍경에 대한 이질적인 생생함이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시선이 교차, 대비하는 장면은 본 작업에서 중요한 형식성으로 나타난다. 다큐멘터리와 가상의 진실이 혼재하는 『두만강 프로젝트』展은 현실 세계,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을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과 상실의 과정에 대한 사진작업이다. ■ 박형근
Vol.20171116g | 박형근展 / PARKHYUNGGEUN / 朴炯根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