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그림자

홍성문展 / HONGSUNGMOON / 洪性文 / sculpture   2017_1107 ▶ 2017_1119 / 월요일 휴관

홍성문_달의이야기_동판_60×60×20cm_196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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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입장마감_06:20pm / 월요일 휴관

수성아트피아 SUSEONG ARTPIA 대구시 수성구 무학로 180 Tel. +82.(0)53.668.1800 www.ssartpia.kr

홍성문 예술의 두 그림자-홍성문 유작전에 부쳐 ● 작가 홍성문은 한국현대조각의 제2세대에 속하며 대구조각의 선구자이다. 1963년 대구교육대학교에 재직하면서 대구에 정착하게 되고 그 해 63미전에 조각 작품 「습작 소녀상」을 출품함으로써 대구조각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그는 조각가 이전에 시인으로 문학에 먼저 입문하여 다수의 시집을 발간했고 대구교대, 효성여대, 영남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창작생활과 함께 많은 후진을 양성하였기에 시인, 조각가, 미술교육자로 평생을 보내었다. ● 1965년 제14회 국전에 「동양의 얼굴」의 입선으로 작가로서 출발하였고세 차례의 특선(국전 21, 23, 24회)과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수상(22회)하여 추천작가와 초대작가가 되었으니 국전을 통해 성장한 작가라 할 수 있다. 여덟 번의 개인전/초대전과 다수의 단체전, 그리고 63미전, 이상회, 경북조각가회에 참여함으로써 대구조각의 개척자요 원로로서 대구미술사에 그 위치를 확고히 하였다.

홍성문_소녀_나무_38×40×14cm_1984

그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네 시기로 구분하여 밝힌 바 있다. 제 1기(1953~1970)는 구상(「심곡 1」, 나무, 1969)과 추상(「TOROSO 1」, 나무, 1966-1970)의 조형형식이 혼재하고 재료는 나무, 철, 브론즈, 동판, 시멘트 등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작품의 주제에 따라 형식과 재료를 선택하여 작가의 내면 의식을 표출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제 2기(1971~1980)는 인체조각이 주종을 이루는 시기이다. 좌상, 와상(「동방의 시, 나무, 1974), 입상 등 인체의 부드러운 표현을 위해 주로 나무, 수지, 브론즈를 사용하여 인간애의 따뜻함을 표현했고 추상작품(「서느러움」, 흰 돌, 1978)은 돌을 사용하여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

홍성문_구름의노래3_나무_29×51×11cm_2002

인체조각은 1977년까지는 볼룸을 강조한 곡면의 동적 인물상(「일월」, 나무, 1975)이, 1978년부터는 각면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부동의 기념비적 인물상(「심곡」, 나무, 1980)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 3기(1981~1990)는 1, 2기를 통해 줄곧 추구해온 인물상이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며 재료로는 나무가 주로 사용된다. 인물상은 끌의 사용을 극도로 절약하여 신체 부위를 횡적으로 견고한 직선으로 구획지우고 수직으로는 완만한 곡선으로 형태화하여 볼룸을 유지하였다.(「별곡」, 나무, 1989) 생략, 왜곡으로 변형된 인체는 앞으로의 추상경향으로 진전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고하고 있었다. 제 4기(1991 이후)는 조각 특유의 볼룸이 사라지고 캘리그래피의 자유스런 선으로 형태를 구성하는 투각의 추상작품이 나타나는 시기이다.(「산의 이미지」, 브론즈, 1992)

홍성문_못다한 노래1_브론즈_86×22×19cm_1981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산, 구름과 같은 자연 대상에서 비롯된 심상을 작품화하는 자연회귀의 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작품 「구름의 노래」(나무, 2001)와 「달의 노래」(브론즈, 2005)는 바로 자연의 형상을 이미지화한 추상작품으로 종래 조각의 조형개념을 떠나 자유스럽고도 간결한 곡선의 유희로 자연을 노래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만년에 제작과정에서 요구되는 노동력의 부담으로 제작을 삼가며 시간이 나면 아무런 구애 없이 계속한 드로잉에서 촉발된 이미지나 주제를 작품화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홍성문_구름의 노래4_브론즈_26×38×14cm_2005

작가 홍성문의 60여년에 걸친 조각세계의 주제는 인간애와 생명의 노래였고 인간의 가치와 생명의 존엄성이었으며, 인간과 생명에 대한 사랑은 자아의식과 미의식의 발현에 다름 아니었다. 그의 조각 작품에는 시詩가, 시詩에는 조각의 형상이 항상 따라다녔기에 시詩와 조각은 평생을 따라다녔던 두 그림자였다. 이는 그가 남긴 시詩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시詩나/조각은/서로 다르면서도/매양 하나인 것이..........이정표 없는/휘휘로운 길목마다/시를 그림자로 이끌고.../조각을 그림자로 이끌고...(서시序詩)", "이윽고/무슨 꽃이 피어나려나/무슨 태양이 타오르려나/구름 머흐는/뜨거운 한 천지天地-ㄹ/나무속에서/케어 낸다."(나무속에 묻은 詩) 평소 과묵하였던 그는 글을 빌어 시로, 조각을 빌어 조형화한 시인이며 조각가, 또 미술교육자로 84년의 일생을 마쳤다. ■ 권원순

Vol.20171107f | 홍성문展 / HONGSUNGMOON / 洪性文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