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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1103_금요일_06:00pm
주최,주관,기획 / 대안공간 루프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대안공간 루프 ALTERNATIVE SPACE LOOP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9나길 20(서교동 335-11번지) Tel. +82.(0)2.3141.1377 www.altspaceloop.com
강영민은 1999년 대안공간 루프의 개관 당시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블랙 유머를 담은 캐릭터로 제 시대적 상황을 표현한 작업들을 진행했다. 「배고픈 돼지」, 「거만한 거지」, 「나대로씨」, 「국물튀김」과 같은 작가의 캐릭터들은 팝아트적인 컬러풀한 작업들이었다. 2004년 첫 개인전에서 「조는 하트」, 「엉엉 하트」, 「쿨쿨 하트」, 「깨는 하트」, 「해골 하트」 등 풍자적인 시각으로 보편적인 아이콘인 하트를 다룬 회화, 설치와 플래쉬 애니메이션 작업을 소개했다. 「조는 하트」는 뵈브 클리코, DKNY 등 다양한 상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가능케 했고, 이후 강영민은 전시기획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작, 음반 제작, 파티 기획, 브랜드 런칭 행사의 아트디렉팅 등 예술과 비예술 사이를 넘나드는 활동을 진행했다.
2005년 『내셔널 플래그』라는 세번째 개인전에서 강영민은 태극기의 태극 부분을 하트로 바꾸고 의인화한 캐릭터를 소개했다. 작가는 웃거나 졸거나 또는 눈물을 흘리거나 입맛을 다시는 등 다양한 표정을 한 태극기들을 갤러리 벽에 높이 걸어 관객들이 고개를 들고 전시를 관람하게 했다. 당시 강영민은 이 전시를 "인고의 역사를 겪었지만 사랑을 잃지 않은 우리민족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마릴린 맨슨을 닮았다는 이유로 이명박을 찍으려 했다는 강영민의 유머러스하면서 순진하기까지 했던 시대의식은 MB의 시대를 지나 2012년 박근혜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큰 변화를 겪는다. "한 집에 내가 전혀 모르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히며, 강영민은 자신이 살고 있는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정희와 박근혜를 알아야 함을 깨닫는다.
2013년 4월부터 강영민은 디자인 평론가 최범과 함께 『박정희와 팝아트투어』를 시작으로 매달 한국 현대사를 돌아보는 팝아트투어를 진행했다. 2014년 8월까지 박정희 기념관, 5.18과 팝아트투어(광주 민주화묘지, 메이홀, 광주시립미술관), 주한미군과 팝아트투어(동두천 미군기지 캠프 데이비스), 안중근과 팝아트투어 (안중근 의사 기념관), 전태일과 팝아트투어 (동대문 평화시장) 등 전국을 다니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했다. 2013년 7월 개인전 『국가와 혁명과 너』에서는 박근혜와 체 게바라를 합성한 회화 작품 「박게바라」와 함께 박정희의 휘호들을 작업의 소재로 삼는다. 강영민은 "박통의 '말씀'들이 근대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말씀들을 실현하려고 노력하거나 저항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피와 땀을 붉은 색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팝아트가 대중에 관한 예술이라면, 강영민은 한국의 대중을 예술 안에서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대중이라는 주체를 재현하는 한 가지 방식은 그 대리물, 즉 소비의 대상들이나 사회적 관심을 끄는 상황들을 통해서다. 예를 들면 태극기 집회와 같이 대중들의 문화가 하위문화로 전도되는 현상을 작가는 재전유한다. 이는 기존 자유주의자들이 태극기 집회를 배제해야 할 대상이나 투명인간으로 취급하는 태도와는 분명 다르다. 역설적으로 이는 박정희라는 파시즘을 예술적으로 전유하고자 하는 작가의 충동과 유사하다.
이번 전시에서 강영민은 「소셜팝」에서 더 나아가 대중문화 속 이미지와 박정희, 박근혜, 김정은, 북한의 포스터를 뒤섞는다. 예술적 표상이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적 이해관계가 거울에 비친 이미지라고 한다면, 강영민의 작업들은 단순히 부르주아지의 욕망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예술과 이데올로기 사이의 매개의 문제를 뒤틀고 자극한다. 이는 대중문화에서 저항과 위반에서 시작하여 산업화된 문화 변용을 겪고, 결국 상품에 이르게 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 양지윤
Vol.20171105j | 강영민展 / KANGYOUNGMEAN / 姜榮敏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