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풍경

김보미展 / KIMBOMI / 金寶美 / painting   2017_1024 ▶ 2017_1029 / 월요일 휴관

김보미_봉산문화회관 2층 3전시실_한지에 혼합재료_130×6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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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10:00am~04: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Tel. +82.(0)53.661.3500 bongsanart.jung.daegu.kr

"풍경이란 단순히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풍경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지각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그 변화를 위해서는 어떤 역전이 필요한 것이다. (중략) 주위의 외적인 것에 무관심한 내적인간에 의해 풍경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풍경은 오히려 외부를 보지 않는자에 의해 발견된다." -일본 근대문학의 발견 [国木田独歩] ● 관객이 보는 것은 '풍경'인가 '풍경이미지'인가. 두 번째 풍경이란 어떠한 계기를 통해 일차적으로 목격되는 이미지를 재인식하게 되고, 자신만의 시각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김보미_봉산문화회관 2층 3전시실_한지에 혼합재료_130×60cm_2017
김보미_봉산문화회관 2층 3전시실_한지에 혼합재료_130×60cm_2017
김보미_봉산문화회관 2층 3전시실_한지에 혼합재료_130×60cm_2017
김보미_봉산문화회관 2층 3전시실_한지에 혼합재료_130×60cm_2017
김보미_봉산문화회관 2층 3전시실_한지에 혼합재료_130×60cm_2017
김보미_봉산문화회관 2층 3전시실_한지에 혼합재료_130×60cm_2017

전시실의 하얀 벽은 작품을 설치하기 위한 배경으로써 존재해왔다. 작품이 벽에 걸리면 관람자들은 작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보기 위해 준비되어진' 풍경을 관람하고 그 안에서 제공된 시각정보를 판단한다. 전시의 핵심이 되는 서사는 작품이고 풍경의 상태변화에서 서사가 등장할 때 언제나 풍경은 배경으로 전락한다. ● 이 때 전시실은 서사를 머금고 있는 공간, 즉 풍경이미지로 도태되는 것이다. 따라서 풍경이미지로써 고정되어있던 전시실이 매 시간, 공간에 들어오는 누구에게나 각각의 풍경으로 재인식되는 것이 두 번째 풍경의 탄생이며 이 작업의 목적이다. 배우가 퇴장하고 난 뒤의 텅 빈 무대를 바라보자면 막이 오른 직후의 빈 무대와는 달리, 한 바탕 토해낸 극의 여운과 아직 묻어있는 감정들로 인해 엔딩 이후에 또 하나의 형태가 무대를 채우며 두 번째 극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김보미_24/7_종이에 흑연_14×19cm×24_2016
김보미_24/7_종이에 흑연_14×19cm×24_2016

여기서 서사는 재인식의 계기이자 자극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며, 서사가 떠난 뒤에도 무대는 오롯한 자신이 주체가 되어 또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것을 발견하느냐 못하느냐는 응시의 여부에서 오는데, "시선이 지속적으로 머물기 시작하면 그것은 더 이상 예전의 것이 아니게 되고 그 순간 이후 특별해진다."는 라캉의 응시 이론처럼 시선을 붙잡는 계기가 필요하다. 공간을 향한 응시 이후에 그 시선은 나에게로 다시 돌아오고, 결과적으로 그것을 응시하는 '나'를 바라보는 결론에 도달한다. ● 이렇게 주체적인 시각체계를 만들어내며 발견되어진 '두 번째 풍경'은 익숙함에서 낯섬으로 변화하는 감정의 적응상태와 흡사하고, 공간의 재현은 그 풍경을 목격한 상태, 배경의 정체성이 생겨나며 풍경으로 변화하던 상태를 기록하기 위함이다. ● 재현된 공간은 표피를 분리시킨 듯 보이는 그리기와 실제 공간과의 어긋난 간격을 두는 디스플레이로 구성되어 재인식의 계기를 제공하며, 빈 액자프레임은 빠져나간 서사를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으로 관람자는 두 번째 풍경이 어떻게 낯설게 다가오는가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 김보미

Vol.20171024h | 김보미展 / KIMBOMI / 金寶美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