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洋美術‘事’ A Daily Life of Western Art

조보환展 / JOBOHWAN / 趙輔煥 / sculpture.installation   2017_1024 ▶ 2017_1030

조보환_서양미술事 #1240_C 프린트, 디아섹, 아크릴_2015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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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1024_화요일_05:30pm

2017 CYART 도큐먼트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10:30am~06:30pm / 토,일요일 01:00pm~06:3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cyartspace.org

인간의 본질과 사유 프레임을 읽는 방법에 대하여 ● 조보환 작가의 전시에서는 서양미술사에서 흔히 다뤄지는 유명 작품들의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작가가 유명 작품들을 자신의 작업에 차용하여 재현하고 있지만 작가의 작업이 그 이미지 자체를 그대로 다시 재현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작가가 인용하고 있는 유명 작품들을 원 작가의 작업 방식이나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여 작품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며 본래 작품의 이미지를 그대로 복제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조보환_서양미술事 #266_C 프린트, 디아섹, 아크릴_50×26×14cm_2015
조보환_서양미술事 #1148_C 프린트, 전시카달로그, 아크릴_86×60×20cm_2015

작가는 이미지를 차용하되 디지털 이미지에서 발견되는 픽셀같이 작은 단위로 분해해 놓은 것처럼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각 단위체 사이의 틈새와 간격을 벌려 놓았다. 각 단위체들은 원래 위치보다 부분적으로 더 돌출되어 있거나 후퇴되어 있는 방식으로 놓여있다. 같은 평면 위에 있지 않도록 하여 평면 회화의 전통적 규범에서도 벗어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원작 이미지를 원작의 제작 기법과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거나 그 내용물을 바꿈으로써 원작과는 상관없는 작은 픽셀 이미지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들을 나열한 결과물이 시각적 병치효과에 의해 원작 이미지는 일종의 일루전으로만 드러나게 만들기도 한다. ● 작가는 이와 같은 방식의 작업에서 패러디나 오마주처럼 원작에 대한 어떤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원작을 픽셀단위로 분할하고 그 분할된 이미지에 해당하는 픽셀들을 위치나 내용을 바꾸는 방식을 통해 이로부터 감각된 원작의 이미지가 형상적으로 유사하지만 그 형상을 구성하는 내용물이 원본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바뀐 상태에서 더 이상 원본을 지시한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었다고 할 수 있다.

조보환_서양미술事 #1240_C 프린트, 디아섹, 아크릴_126×160×30cm_2015
조보환_The Creation-A Nightscape of Seoul_C 프린트, 디아섹, 아크릴_30×86×10cm_2017

서구 미술사의 이미지들은 현대문화에서도 문화의 중요한 아이콘으로 등장하고 있다. 예술의 전형으로 교육되거나 심지어 상업광고에도 등장한다. 이러한 현상들처럼 서구 미술사의 이미지들은 예술가인 작가에게 있어서 자신의 정체성을 왜곡시키고 서구중심의 획일화된 가치기준을 주입한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보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작가는 서구 미술사의 전형적 이미지들을 픽셀단위로 해체시킴으로써 그 이미지가 환영일 수 있으며, 그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인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출처들로부터 기인된 것일 수도 있음을 그의 작업을 통해 드러내 보이고자 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작가에게는 이러한 작업이 단순히 서구 예술 이미지로부터 파생된 사유의 종속화에 대한 반성적 고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가 재구축해낸 이미지는 원본 이미지를 작가의 시각 방식으로 해석해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러한 맥락에서 읽어보면 이미지라는 것은 타자적 이미지들의 연쇄가 구축한 환영에 불과한 것일 수 있음을 그의 작업에서 읽어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적 경험은 원본 이미지의 존재적 위치에 대한 굳어진 관념들에 균열을 일으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 작가는 하나의 전형으로써 구심력을 갖게 된 이미지들에 대해 그 힘의 중심을 흐트러뜨리고 신비화된 가치들에 도전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이미지의 해체와 재구축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전통적 예술작품에서 '원본의 여기, 지금' 이라는 시공간을 근거로 한 '일회적 현존재'의 개념도, 원본에게만 부여된 '아우라'의 권위도 조보환 작가에게 있어서는 더 이상 유효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조보환_David-The Other People_C 프린트, 디아섹, 나무_174×93×22cm_2017

조보환 작가의 작업은 이처럼 서구 미술사의 중심이 되고 있는 전통적 이미지들을 차용하는 가운데 이를 일종의 권력과 힘의 심볼로 상징화하고 이를 다시 해체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통념이나 굳어진 관념들에 도전하는 동시에 그 이면의 타자성을 들춰내고 있다. 작가는 이로써 인간의 존재론적 위치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그것을 디지털적 이미지 분해로부터 시작하였는데 그의 작업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가 그 사이의 본질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정하게 연계되어 있는 것처럼 픽셀과 이미지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틈을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총체로서의 이미지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사유의 실마리를 시각적 경험 안에서 만나도록 하고 있다. 조보환 작가의 작업과 그곳에 파편적으로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이처럼 인간에게 있어 그 본질을 읽어내는 장치이자 사유의 프레임을 관찰하는 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이승훈

Vol.20171024c | 조보환展 / JOBOHWAN / 趙輔煥 / sculpture.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