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실, 하늘을 날다

주혜령展 / JOOHYERYOUNG / 朱惠令 / sculpture.installation   2017_0926 ▶ 2018_0131 / 일,월,공휴일 휴관

주혜령_두둥실_합성수지, 우레탄 도장_가변설치_201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626a | 주혜령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수원시 어린이미술체험관 SUWON ART KIDS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중부대로448번길 97(원천동 471번지) 삼성테크노파크 3층 301호 Tel. +82.(0)31.211.0343 www.suwonartcenter.org cafe.naver.com/suwonartkids

매일의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 누구나 꿈꾸는 작은 소망이 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처럼, 혹은 하늘 높이 떠오르는 풍선처럼 하늘을 나는 순간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어린이미술체험관의 2017년 세 번째 기획전시 『두둥실, 하늘을 나는 법』展에서는 주혜령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이런 귀여운 소망들이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실현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주혜령 작가는 이데올로기나 사회 모순과 같은 거창한 주제보다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관찰한 소소한 장면들을 통해 삶에 대한 고민과 이상들을 새롭게 표현해 왔다. 작품 속에서 작가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으로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등장함으로써,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평행선처럼 손이 닿지 않는 듯한 마음속의 꿈이 알록달록한 색채 속에서 어우러지는 장면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통하여 새로운 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 전시장 가운데 설치된 작품 「두둥실」은 상상과 이야기를 실제 공간에서 연출해내는 작가의 표현방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갖가지 색의 풍선을 들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는 소녀와 강아지 두 마리는 작가 자신과 반려견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주혜령 작가의 반려견 해구와 소섭이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하는 존재로서 주혜령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 그런데 신나게 하늘을 날고 있는 강아지들과 달리, 작가는 무거운 쇠사슬이 채워진 자신의 발목을 내려다보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풍선과 쇠사슬이라는 상징을 통해 꿈과 현실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가의 방식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작가는 자신을 성장하지 않은 어린 아이로 묘사함으로써 어른의 삶 속에서 느껴지는 고민들을 오히려 담담히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대조적인 의미들을 연극적으로 연출한 상황 속에서 작가는 책임감의 무게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주혜령_주혜령_합성수지, 우레탄 도장_50×100cm_2014
주혜령_춥고 배고프고_합성수지, 우레탄 도장_가변설치_2014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빙하에서 살아가는 펭귄들을 표현한 「춥고 배고프고」, 알에서 깨어난 새끼 거북이들이 생존을 위해 바다로 헤엄쳐 나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거북이」 등의 다양한 작품들은 현실 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무게에 비해 힘없고 연약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속에는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잃지 않는 끈기와 꿈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소망도 함께 담겨 있다. 만화 영화에 등장하는 영웅처럼 무장한 모습으로 한 손에는 활을 든 「주혜령」은 꿋꿋하게 버티고 나아가려는 의지를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반려견이나, 자신의 약점을 투영한 거북이나 펭귄 같은 작은 동물들이 등장하지 않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혼자서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에서 더욱더 삶을 대하는 투지가 잘 드러난다.

주혜령_망(望)_합성수지, 우레탄 도장_가변설치_2017

한편 최근 제작된 「망(望)」은 작가의 소망과 현실을 재치 있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변을 열심히 두리번거리고 있는 미어캣들 사이에서 망원경을 들고 서 있는 작가의 모습은, 사막에서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경계하는 미어캣처럼 현실에서 끊임없이 느끼는 불안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불안과 초조함 속에서 간절하게 원하고 있는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주혜령_힐링_합성수지, 합판, 우레탄 도장_40×55×30cm_2016
주혜령_숨바꼭질_합성수지, 우레탄 도장, 원목_70×60×35cm_2017

이와 같이 강아지, 거북이, 펭귄 등의 다양한 동물들을 작품에 등장시킴으로써, 자신의 연약한 내면과 동심을 투영하여 보여주는 것이 주혜령 작가의 대표적인 표현 방식이다. 그런데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에 따라 조금씩 의미가 달라지는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펭귄이나 미어캣 사이에 끼어 있는 작가의 모습이 이상과 현실의 격차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 반려견 해구와 소섭이와 함께 등장하는 작품은 일상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점이다. 일과를 마무리하고 강아지들과 함께 누워 음악을 들으며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는 모습의 「힐링」, 힘들고 지쳐 어딘가에 숨어버린 자신을 강아지들이 찾아내는 「숨바꼭질」은 편안한 일상의 위안들을 엿보게 한다. ● 다양한 동물들을 통해 자신의 일상과 소망을 드러내는 주혜령 작가의 작품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환상과 소망이 실현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모두의 상상을, 작가는 참새나 풍선의 도움을 받아 날아오른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실현시켜 보여준다. 『두둥실, 하늘을 나는 법』이라는 제목처럼, 이 전시를 통해 우리도 '두둥실' 이뤄질 작은 소망들과 다시 마주해 보기를 바란다. ■ 수원시 어린이미술체험관

Vol.20171002e | 주혜령展 / JOOHYERYOUNG / 朱惠令 / sculpture.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