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10년전의 기억 Memories of Jeju 10 years later

정현명展 / JUNGHYUNMYUNG / 鄭賢明 / photography.video   2017_1001 ▶ 2017_1031 / 화요일 휴관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_90×6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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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제주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9:00pm / 화요일 휴관

갤러리&카페 지오 Gallery&Cafe gio 제주도 제주시 도남로3길 6(도남동 917-28번지) Tel. +82.(0)64.724.5201

제주공항에 내렸습니다. 공항은 많이 붐볐습니다. 관광객들에게 그만큼 인기 있는 섬이라는 증거이기도 하겠지요. "제주 한달살기", "저녁이 있는 제주의 삶", 이런 헤드라인을 단 기사들과 SNS, 잦은 방송 노출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와 멋진 사진들로 넘쳐납니다. ● 해안을 들어서자 아름다운 해변은 그대로였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발전의 결과이겠지만 그 풍경과 어울리지 못하는 펜션, 게스트하우스, 카페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마치 유명 카 페 관광지로 전락한 것 같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 오래 전, 10년도 전에 만난 제주도는 느리지만 자유롭고 여유로운 섬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사실과 기억은 많은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_90×220cm_2017

제주도는 특별한 곳입니다. 어느 누군가에겐 결혼식을 마치고 급하게 온 신혼여행지이고, 누군가에는 생애 처음 비행기를 타고 떠난 가족여행지였고, 또 학창시절 주어지는 수학 여행지였던 추억과 기억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래전 기억을, 추억을 더듬으며 다시 제주를 찾은 사람들은 너무 많이 변해버린 제주의 모습에 마치 추억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도시와는 다른 긴 호흡이 느껴졌던 이곳은 지금은 많은 곳이 공사현장이 되어있고 여기저기 진행중인 개발들로 인해 제주의 옛 모습을 찾기 힘든 곳이 많아진 듯합니다 타지에서 온 여행자의 시점이니 이곳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제주도민이 들으면 쓴 웃음을 지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 영상_2017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 영상_2017

급하게 변하는 제주를 보면서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으로 렌즈를 통해 제주를 담았습니다. 사진이 될만한 장면을, 장소를 찍기보다는 더 깊이 보고 싶었고 더 많이 담고 싶어서 셔터를 눌렀습니다. ● 도시의 카페거리처럼 현대식 건물들이 늘어선 해안가 풍경은 크게 감흥이 없습니다. 오래 전 과거의 소소함이나 단지 추억과 기억의 장소가 없어졌다고 푸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이 투입되고 제주가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뭐든 필요에 의해 생겨났을 테고 그에 따른 좋은 점도 있겠지만 오래전에 본 제주의 여유와 자연스러움을 그리워하기엔 너무 화려해진 현재의 제주도가 안타깝습니다. ● 제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예쁜 카페를 가기위해,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해, 인테리어가 근사한 곳에서 잠을 자기 위해서가 아닐 것 입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느낄 수 없는 공기를 마시고 자연을 만나기 위함일 것입니다.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 영상_2017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 영상_2017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 영상_2017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지닌 해변들, 비현실적인 바다색을 보며 계속 감탄사를 쏟아내며 바람을 맞고 햇빛을 느끼고... 벽돌과 시멘트로 반듯하게 쌓아올린 도시의 담벼락과는 다른 현무암을 층 구분 없이 틈새의 여백을 간직한 채 쌓아올린 담장과 그 담벼락 사이를 꼬불꼬불하게 이어진 골목길이 참 정겹습니다. 현무암의 틈새를 시멘트로 메꾸어 놓은 애매한 담장을 보면 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게 아닌데 라며 여행객의 오지랖을 떨어봅니다. 그리고 일몰에 물든 바다를 보며 인간이 만든 색은 자연을 흉내 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 자연의, 기억의 제주를 렌즈에 담으며 제 기분과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10년 전에 만난 제주처럼 지금의제주도는 변함없이 여유롭고 따뜻했습니다.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 영상_2017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 영상_2017
정현명_제주-10년전의 기억_디지털 프린트, 영상_2017

돌, 바람, 여자가 많아서 삼다도라 부른다던 제주도가 게스트 하우스, 카페, 어느 곳이나 공사중이라 삼다도가 되어버렸다는 지금의 제주도. 하루하루 풍경이 다르고 시간 때마다, 다른 날씨마다 보여 지는 풍경이 달라서 새로운 풍경을 마주 할 수 있는 섬. 다양한 색깔과 많은 사람들의 기억과 추억을 안고 있는 제주도. ● "자연을 자주 여행하는 것이 도시의 악을 씻어내는데 필수적인 해독제"라는 워즈워스의 말처럼 나는 제주도에서 그것을 기대했었나봅니다. 얼마전 다녀온 해안가 깊숙이 자리잡고 운치있던 작은 밥집이 오래도록, 10년 후에도 그 곳에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 정현명

Vol.20171002b | 정현명展 / JUNGHYUNMYUNG / 鄭賢明 / photography.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