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풍경

김종휘展 / KIMJONGHWI / 金鍾輝 / painting   2017_0912 ▶ 2017_1112 / 월요일 휴관

김종휘_奧閑(오한) -II #73-78_캔버스에 유채_110×110cm_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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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휘 블로그_www.hyangli.com

초대일시 / 2017_0923_토요일_03:00pm

워크샵 / 2017_0923_토요일_03:30pm~05:30pm 홍익대학 미술과 초기 졸업생들의 구상회화: 구상전을 중심으로 moderator_권상능(조선화랑 대표) 김종휘 작품세계: 끊임없는 평면성 실험 moderator_이애선(전시기획, 미술사학)

주최 / 경상북도_경주시 주관 / 경주세계문화엑스포_(사)한국미협경주지부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경주솔거미술관 GYEONGJU SOLGEO ART MUSEUM 경상북도 경주시 경감로 614 기획전시실 1,2 Tel. +82.(0)54.740.3990 www.gjsam.or.kr www.facebook.com/solgeo.kr

眞;풍경_김종휘 - 마지막 경주예술학교 학생 ● 경주시립 솔거미술관은 경주예술학교 마지막 학생인 김종휘를 재조명하는 『眞;풍경』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 대학 재학 시기부터 2001년 작고할 때까지, 자연과 회화의 평면성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이루어진 김종휘의 끊임없는 실험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의 삶은 형상의 유무로 추상과 구상을 구분하는 기형적인 우리 화단의 관습에 저항하고, 추상·구상에 대한 전통적인 경계에 도전하는 진실한 실험이다.

김종휘_교동근처 #53-236_종이에 수채_25.5×36cm_1953
김종휘_淸館(청관) #59-93_캔버스에 유채_72.7×91cm_1959

김종휘는 우리나라의 첫 번째 예술대학이었던 경주예술학교를 1951년경 입학한 후 예술학교의 폐교 이후 홍익대학 미술과로 편입해서 1957년 졸업한 1세대 국내 미술대학 출신 작가이다. 이 1세대 작가들은 미술의 형식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중에서도 김종휘가 창립회원으로 참여한 '현대미술가협회'는 앵포르멜이라고 불리는 형상이 없는 비정형추상을 도입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추상미술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종휘_晩秋의 興趣(만추의 흥취) #59-94_캔버스에 유채_91×72.7cm_1959

그러나 김종휘는 선행한 모든 것을 비난하고 부정하는 이 전략에 반발하여 협회를 탈퇴했다. 그의 그림은 자연풍경이 구현되어 있어서 구상회화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나 그가 그리는 자연은 구체적인 장소라기보다, 삶의 모태 또는 삶의 근거라는 개념으로 추상화된 공간이다. 물론 김종휘는 유년을 보낸 함경도의 험준한 산에 대한 기억을 여러 차례 말한 바 있으며, 주말마다 산을 찾아 스케치를 했다. 성실하게 이루어진 스케치를 통해서 개별적인 풍경은 그의 화폭에서 자연일반이라는 개념으로까지 끌어올려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그의 풍경 자체는 구상이면서 추상이기도 하고, 또는 구상도 추상도 아닌 경계를 해체하는 실험이다. 김종휘는 이러한 자연을 화면에 구현함에 있어서 과감하고 철저한 형식실험을 감행했다. 이번 전시는 김종휘의 이러한 형식 실험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선보인다.

김종휘_正午(정오) #70-91_캔버스에 유채_123.5×123.5cm_1970
김종휘_奧閑(오한) #74-79_캔버스에 유채_110×110cm_1974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경주예술학교 시기부터 1977년까지 면 분할과 세잔의 평면성을 발전시킨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교동풍경」은 처음으로 확인된 경주예술학교 재학생이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의가 있다. 홍익대학 재학 시기 그려진 두 점의 수채화는 이른 시기부터 김종휘가 기하학적 해석을 시도했음을 알려주고, 1959년 제2회 개인전에 출품되었던 「청관淸館」, 「만추의 흥취」는 이러한 실험이 대상을 해체한 후 색면으로 재구성하는 분석적인 작업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김종휘_鄕里(향리) #78-456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1978

이러한 풍경의 재구성 실험은 1960년대 항공사진 구도를 거쳐, 세잔의 「생 빅투와르 산」 연작의 구도를 재해석하고 평면성을 극도로 밀어붙이는 작업으로 나아간다. 1970년대 중반까지 김종휘의 세잔 사랑은 「오한奧閑Ⅱ」, 「오한奧閑」을 비롯한 많은 작품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김종휘는 인천시기 제자들에게 세잔의 수채화가 갖는 투명함과 대상의 비율이 파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진정한 사실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려주었을 정도로 세잔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김종휘_悠然(유연) #79-86_캔버스에 유채_90.9×110cm_1979
김종휘_鄕里(향리) #83-208_캔버스에 유채_72.7×91cm_1983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1978년 이후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 지속된 동양적 평면성을 접목하는 찬란한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루어져있다. 세잔의 구도를 실험하던 시기에는 일월오병도와 민화를 참조하는 정도였다면, 이 시기는 화면의 구도, 필묵, 색조까지 전통회화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평면성을 실험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 고유의 동양적 색면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풍경화 실험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마지막 시기에는 그 색면마저 바람과 구름처럼 보이는 붓터치로 해체하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들은 사이즈와 상관없이 광활한 스케일이 돋보인다. 또한 첫 번째 전시실의 작품들과 달리 유화와 수채화의 경계가 없어진 유화와 같은 화면 구성을 갖춘 수채화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부터 「향리鄕里」라는 작품명이 점점 더 많아지다가 말기에는 모든 작품명이 「향리鄕里」로 통일된다. 이는 단순한 색조만큼이나 작품의 개별적인 장소나 에피소드가 아닌 화면이 뿜어내는 실험과 사유에 주목하게 만든다.

김종휘_鄕里(향리) #92-115_캔버스에 유채_91×116.7cm_1992

전시의 제목인 『眞;풍경』이 나타내듯, 김종휘의 풍경은 진실한 풍경이며, 진리를 추구하는 풍경이다. 진실과 진리는 추상의 지향점이다. 김종휘는 유년의 산과 일요일 스케치 여행에서 만난 자연풍경이라는 구상적인 모티프에서 출발해서 자연 일반으로 끌어올리는 추상작업을 이루었을 뿐 아니라, 회화가 지닌 평면성을 탐구하는 실험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기형적인 관습에 저항하고,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비전을 탐색한 김종휘의 작업들이 재조명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애선

Vol.20170916d | 김종휘展 / KIMJONGHWI / 金鍾輝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