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환展 / AHNYEAWHAN / 安禮煥 / painting   2017_0904 ▶ 2017_1013 / 토,일,공휴일 휴관

안예환_somewhere 1_장지에 수간채색, 석채_91×72.7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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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908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8:00pm / 토,일,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D SPACE D 서울 강남구 선릉로108길 31-1 로프트 D B1 Tel. +82.(0)2.6494.1000/+82.(0)2.508.8400 www.spacedelco.com

별과 달로 그리는 과거와 현재 ● 인간이 밤하늘을 보며 얻은 지식과 느꼈던 감성은 역사와 문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즈텍 문명은 북극성을 보며 사후의 세계를 점치기도 했고 중국의 진시황의 무덤도 북극성을 중심으로 계획되었다고 한다. 인간은 달에게 소원을 빌며 시를 적고 태양에게서 아폴로와 같은 신의 모습을 찾기도 했다. 과학이 종교의 신비를 조금씩 덜기까지 밤하늘은 통치와 미래 예측, 질병 극복과 평안을 얻으려는 사람들에게 공포와 신앙, 염원과 삶의 지침의 원천이었다.

안예환_somewhere 2_장지에 수간채색, 석채_80.3×116.8cm_2016
안예환_꿈꾸는 달_장지에 수간채색, 석채_90.9×80.3cm_2017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가 천동설을 주장하며 수성, 금성 등을 밝혀내며 별과 하늘에 대한 호기심을 책에 담았고, 이 책이 아랍문명으로 전해져 「알마게스트(Almagest)」로 불리며 1500여 년간 유럽의 기독교의 지배를 뚫고 근대로 전해지기도 했다. 천문학이 종교의 시대를 거치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밤하늘의 별에 대한 사그라지지 않는 관심 때문이다. 이런 관심은 때로 그림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알브레트 뒤러(Albrecht Dürer)가 남긴 「천체 지도(Celestial Map」(1515)는 별자리와 별자리를 연구한 과거의 인물들을 담은 판화로 대량으로 제작되어 널리 배포되기도 했다. 사자, 전갈 등의 그림을 별자리로 표시하고 프톨레마이오스와 같은 천문학의 선구자를 네 쪽 귀퉁이에 배치한 그의 작업은 선구자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동시에 하늘에 상상력을 투사한 빼어난 사례로 꼽힌다. ● 안예환 작가도 밤하늘로 시선을 돌리고 '천체 지도'를 그린다. 천문학자의 과학적 탐구가 아니라 뒤러처럼 예술가의 시선을 취한다. 그러나 뒤러보다도 지극히 사적인 탐사이다. 최근 작업에는 별들이 빨강, 노랑 등 다채로운 색으로 등장하고 밤하늘의 은하수를 이루면서 자유롭게 유희한다. 과거 작업에서 이미 작가의 분신이 된 보자기들이 별자리 속으로 들어가 달을 따서 담고, 별과 춤을 추고, 은하수에 깃든다.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우주의 바다에서 노닐다」, 「꿈꾸는 달」이라는 제목을 붙일 정도로 어둠의 시간 속에서 별과 달을 찾아 자신만의 '천체 지도'를 만든다.

안예환_밤은 낮보다 아름답다_장지에 수간채색, 석채_122×40cm_2017

왜 안예환 작가는 천문학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 밤하늘에 시선을 둘까? 그는 동덕여대를 졸업하고 한국의 여성작가가 겪을 만한 복잡한 현실을 다 경험했다. 여성의 지위가 높지 않고 예술가에 대한 인식이 가난함을 벗지 못하는 나라에서 여성 창작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편안한 교편생활을 그만두고 예술의 세계에서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을 해온 그에게 성공과 몰락, 유명세와 망각, 우정과 배반 등은 삶이라는 것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런 삶이 실망을 주었으나 그렇다고 창작의욕을 꺾지는 못했다. 그런 삶 속에서 가끔 마주하는 밤하늘은 원초적이면서도 초월적인 세계로 가는 창구와 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을 넘어 밤하늘을 볼 때마다 아련한, 기억이 나지 않는 과거로 가는 것 같다고 한다. 기억할 수 없지만 늦게야 알게 된 동생의 죽음과 같은 망각의 파편들과 만나는 시간을 얻는 것이다.

안예환_지금 바로 여기 선인장 20172_장지에 수간채색, 석채_90×30cm_2017

사실 과학자들은 별을 보는 것은 과거를 보는 것이라고 한다. 피부에 닫는 태양의 빛도 8분전 태양에서 나온 빛이며 대부분의 별빛도 1000광년 이상 먼 과거에서 온 빛이다. 우주의 깊고 깊은 심연 속에서 우리에게 도달하기 까지 그만큼 긴 시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안예환 작가가 별빛을 보며 과거와 재회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서 온 별빛을 보며 별자리를 읽듯이 오래 전 과거를 찾아 보듬고 가슴에 넣는다.

안예환_지금 바로 여기 선인장 20173_장지에 수간채색, 석채_2017

별을 본다고 안예환 작가가 과거만 보는 사람은 아니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그려온 보자기와 선인장도 등장한다. 전과 달리 선인장은 보자기를 뚫고 하늘로 뻗는다. 보자기가 자유로운 작가의 영혼을 담은 분신이라면 선인장은 현실의 복잡함을 마주하고 싸우는 분신이다. 그의 「지금 바로 여기」시리즈는 여러 세대에 걸쳐 번식하는 식물이자 인내와 끈기의 상징인 선인장을 통해 오염된 현재에서 자신을 지키는 싸움을 기록한다. 밤하늘은 그 싸움과 싸움 중간에 잠시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쉼의 공간이다. ■ 양은희

Vol.20170904c | 안예환展 / AHNYEAWHAN / 安禮煥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