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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511_목요일_05:00pm
주최 / (재)한원미술관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요일,공휴일 휴관
(재)한원미술관 HANWON MUSEUM OF ART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23 (서초동 1449-12번지) 한원빌딩 B1 Tel. +82.(0)2.588.5642 www.hanwon.org
김은형은 동서양의 고전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재해석하여 현대 수묵화로 선보이는 작가이다. 우선 서양의 고전, 그중에서도 오페라는 작가가 아이디어를 쏟아 내거나 작품의 내용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로 작용해왔다. 2008년경 뉴욕에 거주할 당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50여 편에 이르는 오페라를 감상한 작가는 웅장한 무대의 시각적 측면, 오케스트라와 성악의 음악적 측면, 그리고 리브레토의 문학적 측면 등, 극의 다양한 요소들을 주관적으로 재해석하여 작업으로 표현하기에 이른다.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모차르트 마술피리 등의 주제와 특징을 현 시점의 이슈와 연결시키고 여기에 개인적인 해석을 더하여 새롭게 풀어낸 수묵 드로잉 작업으로 보여준 것이다. ● 서양의 고전음악뿐만 아니라 우리의 고전, 즉 조선시대의 회화 또한 작가의 작업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한다. 특히 조선시대 도석인물화 및 풍속화를 방작의 개념으로 활용하는데, 오페라의 내용과 함께 같은 주제 안에서 연결성을 지닐 수 있도록 원작의 일부를 발췌하여 작가의 필법으로 재구성하고 여기에 미래적 상상력을 더해 한 화면에 어우러지게 새로운 장면으로 만들어낸다. 이러한 방식의 작업은 작가 본인이 좋아한 작품들에 대한 오마주이자 전통 중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재해석하여 되살리고 관람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예술형식의 복합적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고전 음악과 회화의 결합을 새로운 형식의 수묵화로 재탄생시키는 이러한 작업은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구체화된다. 『타임머신 Time Machine』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1차적으로는 과거의 전통을 부활시키고, 여기에 희노애락을 반영하는 인간의 내면적인 측면이나 현재 사회의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철학적 사고들을 발췌, 집약하여 동시대에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수묵이라는 전통 매체를 그대로 고수하면서도 음악, 미술, 문학 등 독립적인 예술을 새로운 하나의 주제로 다시 엮는 과정에서 초현실적인 드로잉 형태의 독자적인 수묵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을 모티브로 한 신작「사랑의 묘약」(2017)에는 이러한 지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묘약만 먹으면 마음속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의 이 오페라에는 싸구려 와인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묘약으로 속여 파는 사기꾼 약장수 둘카마라의 마차가 등장한다. 작가는 1700년대 김진여의 작품「자로문진」의 한 장면인 '공자의 마차'를 방작하는 과정을 거쳐 김은형만의 '사랑의 묘약'으로 변주하여 재구성한다. 오페라의 내용이나 김진여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 없이도 작가가 심어놓은 여러 단서들 -라파엘로의 천사, 큐피트의 화살, 타임머신을 상징하는 손목시계 등-을 통해 작가의 유머러스한 상상력을 읽어낼 수 있으며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다시 벽화로 확대되어 미술관 공간의 일부로서 관람객과 호흡한다.
각각 독립된 줄거리들을 서로 연결해 하나의 테마로 엮어 일관된 분위기를 만들어 내거나 몇 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를 늘어놓아 한편의 작품으로 구성하기도 하는데 신작「외계인 SEX」(2017)를 보면 신윤복의 춘화감상, 노상탁발, 최북의 호계삼소 등 조선후기의 해학적 작품을 재드로잉하여 현대판 춘화 작품으로 보여준다. 18~19세기 경 김홍도, 신윤복 등에 의해 제작된 춘화 장르를 외계인이라는, 초현실적인 인물의 춘화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순발력에 기인한 대담한 필치,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은유적이고 해학적인 공간 구성을 엿볼 수 있다. ● 주제에 있어서 현재 사회문화적인 이슈를 반영하여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작가의 시도 또한 신작에서 엿볼 수 있는데 한 예로 「촛불시위」(2017)에는 기타를 메고 있는 락커의 모습, 촛불시위대를 연상케 하는 모티브를 통해 현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각각 눈과 귀, 입을 가리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 '세 마리 원숭이 조각' 이미지가 작품 곳곳에 숨겨져 있는 것인데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도상에서 유교문화권에서 흔히 전제로 하는 '예가 아닌 것은 보지도 말고(비례물시/非禮勿視), 듣지도 말고(비례물청/非禮勿聽), 말하지도 말라(비례물언/非禮勿言)'는 공자의 말씀을 떠올릴 수도 있고 혹자는 생각과 표현의 자유로운 순환을 억압하는 사회의 위험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읽어낼 수도 있다. 작가는 이렇듯 전통의 요소를 차용하면서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주제표현에 대한 탐구를 작업에 녹여내고, 각 요소의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더라도 이미지만으로 쉽게 교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작품에 해석의 자유에 대한 여지를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김은형은 2004년부터 십년 넘게 지속해온 다양한 시도들, 드로잉 형상, 음악적인 주제들을 자유로운 실험을 동반하는 수묵표현으로 귀결시키며 전통회화의 이미지들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화면을 만들어내는데 주목하고 있다. 의욕적이고 새로운, 혁신적인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독자적 영역 구축하는 그는 한 개인의 아티스트가 환경과 예술의 변화를 반영하여 만들어낼 수 있는 작품 형식에 대한 고민과 다양한 주제를 복합적이고 중의적으로 만들어내는 시도들을 끊임없는 시각적 결과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화에서 시작하였지만 그 범주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현대미술 장르를 한 공간 안에 제시하여 새로운 현대 수묵화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한국화를 포괄하는 크로스오버 장르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작가의 독특한 시각언어를 바탕으로 한 유희적 체험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확장된 한국화를 대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 이지나
□ 전시연계프로그램 프로그램 명: 문화가 있는 날 특별 프로그램『전시와 만난 우리들』 내용: 에듀케이터가 직접 들려주는 전시해설 및 김은형 작품과 연계한 창의체험 프로그램 일시: 5월 31일(수) / 6월 28일(수) 대상: 초등학생 4-6학년 (10인 이상 단체) 장소: (재)한원미술관 전시실 참가비: 무료 신청 및 문의: 전화를 통한 사전예약 (재)한원미술관 학예실 02-588-5642
Vol.20170511i | 김은형展 / KIMEUNHYUNG / 金垠亨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