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기억들

임지민展 / LIMJIMIN / 林志珉 / painting   2017_0510 ▶ 2017_0521 / 월요일 휴관

임지민_점화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60×103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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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513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시작 Gallery Si:Jac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4-3(인사동 39번지) 2층 Tel. +82.(0)2.735.6266 www.sijac.kr blog.naver.com/gallerysijac

가족의 부재로 인한 깊어진 상처 그리고 기억들을… 한 켠에 남겨진 사진을 통하여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며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천 위에 새긴다. 작가의 어떠한 작품에도 인물들의 표정을 읽을 수 없음이 흥미로움으로 부각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단 흔한 인물화 속의 아이컨텍 보다는 주어진 이미지에서 입과 턱의 움직임, 인물들의 손짓과 다채롭게 구성된 정보들로 상황들을 조심스럽게 추측해 볼 뿐이다. 이것은 작가의 어린 시절 자신의 눈높이를 어른들의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입과 턱 그리고 손 동작에 주목하며 재미와 감정이 지속되어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과거의 사진을 주 작업의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는 주로 오일파스텔과 목탄으로 세밀한 묘사보다는 절제된, 조금은 투박한 표현으로 전체적인 분위기 조성을 압도적으로 밀도 있게 80-90년대 배경과 연결시킨다. 개인의 일상적이며 사적인 기억으로 그려진 이번 전시는 오는 5월 10일부터 5월 21일까지 갤러리 시:작에서 소개되며, 부유하고 있는 기억들의 조각을 퍼즐 맞추듯 하나하나 형상화하는 공간을 기대한다. ■ 안우정

임지민_화려한 축하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93×154cm_2017
임지민_조용한 대화_캔버스에 유채_86×124cm_2016
임지민_꽃과 여인들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85.5×154cm_2017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기억일지라도 과연 스스로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나의 작업은 아버지를 잃은 후가 기점이 되었다. 남겨진 사진들을 찾기 시작했었고, 그 중 내게 낯설게 다가오는 사진을 그렸다. 그리고 특정 사진들이 낯설게 다가오는 이유를 찾기 위해 사진에서 내 시선이 닿는 부분을 따라가 보았다. 그렇게 한 사람의 부재를 겪으면서 담아둔 기억과 감정을 이어가려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은 희미해지고 처음의 감정들도 점차 변하고 있다. 선명했던 그날의 기억들도 점차 희미해지고,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던 슬픔도 지속되지 않았다. 현재 나의 기억과 감정은 붕 떠 있는 듯 하다.

임지민_숨겨진 마음_캔버스에 유채_90.8×99cm_2016
임지민_무겁게 닫은 눈 그리고 닫아진 손(연작)_종이에 오일파스텔_각 24×32cm_2015~7

나는 내가 기억하는 기억을 보지 않고, 내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사진에서 내 시선이 닿는 부분을 잘라내고 그 이미지를 통해 내 기억 속에 간직한 어떤 순간들을 불러내고 배치하여 본다. 잘려진 이미지들은(크롭이미지) 모호해진 기억과 감정을 해결하기 위한 단추가 되어준다. 내 시선이 닿는 특정부분들은 신체의 일부분과 그것들을 둘러싼 것들이다. 그것들로 기억 속에 간직된 순간들을 꺼내보려고 하였다. 개인적인 경험(아버지의 부재)과 기억에서 출발하였지만, 이제 그 기억들은 부유하며 다른 이의 기억 속 이미지까지 나아가고 있다. 변해가는 감정과 기억의 단편들을 이제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 뿐 아니라 나와 연관 없는 사진들에서도 발견하고 있다. 그 사진들이 찍힌 모습들은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진 이미지에서 특정부분들은 내 기억에 남겨져 있는 어떤 이야기와 연관 지어지고, 마치 어떤 중요한 내용을 암시하는 듯한 부분이 된다.

임지민_연하고 굳어진것들 04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67×149cm_2016
임지민_기억하는 손 03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59×75

순간의 포착인 사진을 작업의 소재로 하지만 나는 그 사진을 이용하여 기억의 잔상이 담긴 회화로 재구성한다. 그려진 이미지는 대상의 전체가 보이지 않고 잘려져 있다. 부재를 통하여 무언가 존재하였음이 더욱 잘 드러나듯이, 보이지 않는 부분들은 더 많은 것들을 연상케 한다. 내 그림에 담긴 손동작들과 그것들을 둘러싼 주변 풍경들은 얼굴이 보이지 않고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해 줄 것이다. ●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머리 속에 떠다니며 잔상처럼 남은 기억의 흔적에 닿기 위해 나는 계속하여 그림을 그리며 그것들을 기록해 나갈 것이다. 작업들이 모이는 공간은 기억의 조각들이 떠다니며 계속해서 이야기가 유보되는 공간이 된다. ■ 임지민

Vol.20170509d | 임지민展 / LIMJIMIN / 林志珉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