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less

송영규展 / SONGYOUNGKYU / 宋英圭 / painting   2017_0502 ▶ 2017_0530

송영규_Namless展_룬트갤러리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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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규 블로그_blog.naver.com/mearly7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룬트갤러리 Rund Gallery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88(보광동 265-972번지) 1층 Tel. +82.(0)10.9500.0815 blog.naver.com/rundgallery

나의 식물들은 어둠에 둘러싸여 있으며, 동시에 빛을 지향한다. 어디선가 내려다보는 광원을 향해, 그들은 온 몸을 내던져 맞이한다. 혼자이기 때문이다. 세계에, 홀로 남았음을 알았기 때문이며,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그제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던히도 소란스럽던 그 지긋지긋한 타인들은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제 온전히 혼자, 빛을 맞이하며 자신을 확인한다. 누군가에게 증명하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다.

송영규_nameless plant 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9×166cm_2009

"내가 누구인지 아는 자는 이 공간 안에서 오직 나뿐인 것으로 족하다. 바깥세상이 소란과 혼돈으로 가득한 이유는 어쩌면, 서로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가를 확인하려는, 혹은 서로에게 자신이 누구인가를 증명하려는 부질없는 짓거리들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대지를 떠나 화분 속에 들어앉은 채 더욱 견고한 고립을 시도해본다. 이제, 알겠다. 저들과 상관없이 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를. 그들 속에서 그들의 눈과 입을 통해 확인하던 나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나는 이런 모습이었구나. 이것이 희열인지 고통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나는 알았다. 세계 속에서의 내가 아닌 그저 태초부터의 나를." 식물들은 그림 속에서 내게 말했다. 천부의 자아가 확인되는 세계가 이곳이라고.

송영규_nameless plant 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9×166cm_2009
송영규_nameless plant 1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9×166cm_2009

이름은, 타인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자 하는 인간들만의 슬픈 기제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인간은, 스스로의 존재방식과 위치를 확인하고, 안도한다. 나의 그림은, 자아로부터 타인을 소거한, 혹은 그것을 욕망하는 자의 초상이다.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아도 나는 존재하고 싶다. ■ 송영규

Vol.20170506a | 송영규展 / SONGYOUNGKYU / 宋英圭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