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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3:00pm / 일요일 휴관
아이디 갤러리 ID GALLERY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42 아이디빌딩 L층 Tel. +82.(0)2.3496.9743
야생적 사고와 주술적 이미지 ●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의 『진실에 관하여』에서는 신을 묘사하는 문장이 등장한다. "신을 말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유한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방법이고_또 하나는 비유 혹은 전의 혹은 상징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방법이다." 이 문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진리만으로 신을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진리는 비유를 해야 하고 진리는 직접성이 없다는 것이다. 진리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비유가 필요하다. 즉 진리는 직접성을 갖지 않으며 비유의 매개로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비유는 진리에 봉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진리는 이미지를 통해서 등장한다. 예를 들면 인간이 신을 직접 보면 죽게 되는데_그런 이유로 신은 은유와 환유로 등장하게 된다. 16 ~ 17세기의 중엽까지는 신을 묘사할 때 비일관성이 드러나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언어로 신을 재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신은 언어의 불일치로 드러나는데 인간의 개념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신은 어떨 것이라는 가정보다는 오히려 비일관성이 나을 수도 있다. 니체(Nietzsche)의 경우 신에 대해서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절대 존재로 생각했다. 이것은 신학과 철학에서의 일반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원인과 결과를 바꾸어 놓은 것으로 해석한다. 신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해당한다. 인간의 눈앞에 보이는 현상세계가 먼저 원인으로 존재하고_신은 이 세계의 존재 원인을 해명하기 위해 사후에 도입된 개념이라는 것이다. 신이란 인간이 만들어 낸 것_사유의 마지막에 창조한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_신이란 개념을 부정하게 되면 인간의 기원_태초의 모습을 규명하기란 어려운듯하다.
작가 김지영의 사진 「In the Beginning」은 인간은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한 발생론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인간이 존재하게 되는 환경인 시간과 공간의 구성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문제로 생각의 지평을 확장한다. 이런 문제는 예술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에서 오랫동안 탐구했지만_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주제이다. 김지영은 인간의 태초의 모습을 가까운 현 시대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지구상의 흔적을 통해서 태초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 노트에 의하면 "남겨진 흔적을 담아 존재가 있음을 증명해가는 매체인 사진을 통해 태초의 모습을 생명의 존재 관점에서 상상해 보았다.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생명을 담는 공간인 하늘과 생명의 터전이 되는 땅_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물_그리고 생명을 보존하는 빛이 필수 조건일 것이다. 이러한 전제를 가지고 태초의 모습을 하늘_땅_물 그리고 빛으로 형상화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사진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부분은 수평선에 관한 부분이다. 사진에서 바다를 찍은 수평선은 1/2 위치에서 약간 올라가 있다. 이런 구도는 관습적인 시각을 배제한 방식으로서 수평선 너머의 관념적인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바다를 생계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바다가 어머니의 품처럼 편안하게 다가올 것이다.
또한 김지영은 밀려가는 파도의 리듬과 호흡을 감지하는데 그의 사진에서는 주술적인 특성이 강하게 부각되어있다. 이런 효과는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가 언급한 자연을 주제로 마술적_주술적 사고방식인 '야생적 사고'의 정신이 엿보인다. 흔히 '야생적 사고'를 언급할 때 원시인은 야만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이들의 태도는 서구인의 과학적 태도와 다를 바 없다. 그들은 자연을 숭배하고 나름대로 질서를 찾기 때문에 과학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바라보는 목적이 문명인과 다를 뿐이다. '야생적 사고'는 우리가 공유하는 근원적이고 무의식적인 사고방식이다. 김지영의 사진은 현실의 이미지를 내면의 교감을 통해서 다른 현실을 바꾸는데_여기서 드러나는 주술적 기능은 눈앞에 보이는 이미지를 초월하게 하는 일종의 부적 같은 작용을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 김석원
Vol.20170503h | 김지영展 / KIMJIYOUNG / 金志映 / photography